서평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신유림
대한민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문 규범을 공부한 적이 있을 것이다. 성인이 되어서는 그때만큼 최선을 다해 어문 규범을 외우지는 않지만 확인해야 할 사항을 표준국어대사전 등에서 검색하곤 한다. 예전처럼 종이사전이 없어도 모바일이나 컴퓨터로 문서 작성 시 띄어쓰기나 맞춤법 등이 틀리면 자동으로 빨간 밑줄이 그어지고, 맞춤법 검사 기능을 사용하여 수정할 수도 있다. 인공지능이 사람인 척 정확한 맞춤법으로 글을 대신 써주기도 하는 이런 시대에 어문 규범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 걸까?
일반 책 두께의 절반도 안 되는 얇고 가벼운 책이라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을 만한 책이면서 유익한 내용이라 한 번쯤 시간 내어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서울대 국어관련학과를 졸업하고 현직 교수들이 쓴 글이라서, 오랫동안 한국어의 표준과 변화에 대해 고민한 전문 교육자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내용은 마냥 가볍지도, 너무 어렵지도 않다. 읽고 나면 시험문제 풀 때에도, 실생활에서도 밀접하게 적용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될 것이다.
목차만 슬쩍 보아도 평소 어문 규정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궁금했을 흥미로운 주제가 가득하다. 토끼는 왜 깡충깡충 못 뛰고 깡충깡충 뛰는지, 짜장면이 표준어가 되기까지 왜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외래어를 왜 실제 발음대로 표기하지 않는지, 한국어를 소리 나는 내로 발음하면 왜 안 되는지, 표준어로 지정되는 과정은 어떻게 되는지 등등. 전부 다 읽지 않아도 된다. 맨 앞의 ‘기획의 말’과 관심 있는 부분만 읽어도 충분하다. 한 챕터만 읽어도 단순히 맞춤법을 외우는 행위를 넘어 그 이상을 배우게 될 것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에 대한 사회적 합의로서의 규범이 지니는 의의를 이해하고
현실어에도 관심을 가지면서 규범이 어떻게 작동하는가 하는 문제를
언어 공동체의 규범인식, 언어 정책 등과 연계하여 이해하는 데에까지 나아가야 한다. pp.32
저자 소개 (대표저자: 강효경)
서강대학교 교육대학원 대우교수. 서울대 언어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교 국어교육과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국어교육연구소 연구원을 역임했다. 주요 논저로 『국어 의미 교육론』(공저), 「설득 목적 글쓰기의 양태 표현 교육 연구」, 「문법 교육에서의 인성 교육 내용 구성 가능성 탐색」(공저), 「논증 능력 발달을 위한 언어적 교육 내용 탐색」(공저) 등이 있다.
목차
‘개념 있는 국어 생활’ 기획의 말
Class 1. 변화하는 시대, 규범의 의미 - 다 알아서 고쳐 주는데, 맞춤법을 왜 배워야 할까?
틀린 표기를 자동으로 고쳐 준다?
‘주장하는 글 쓰기’의 띄어쓰기에 주목하는 까닭
왜 토끼는 ‘깡총깡총’ 못 뛰고 ‘깡충깡충’ 뛰는 걸까?
‘주책없는’ 것과 ‘주책인’ 것은 같다?
어문 규범에 관해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Class 2. 표준 발음과 현실 발음의 차이 - 그냥 소리 나는 대로 발음하면 안 될까?
현실 발음과 표준 발음이 다를 때는?
단모음의 수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전통성과 합리성을 고려한 표준 발음이란 무엇일까?
어떻게 쓰고 어떻게 발음해야 할까?
Class 3. 맞춤법, 자주 틀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 맞춤법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은 학생들에게
‘널빤지’를 ‘널판지’라고 착각하는 이유
[널따라타]라고 발음하고, ‘널따랗다’라고 쓴다
‘혼잣말’과 ‘인사말’, ‘머릿돌’과 ‘머리말’
‘부나비’도 맞고 ‘불나비’도 맞다
Class 4. 표준어가 되는 과정 - 왜 우리는 ‘짜장면’을 ‘짜장면’이라 쓸 수 없었을까?
‘짜장면’이 표준어가 되기까지 시간이 걸린 이유
새말 중에서 어떤 말들이 표준어가 될까?
‘웃프다’는 언제쯤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될까?
Class 5. 외래어의 표기와 발음 - 외래어는 왜 실제 발음과 다르게 표기되기도 하는 걸까?
orange는 왜 ‘어륀지’가 아니라 ‘오렌지’일까?
‘까페’라고 쓰면 안 되는 걸까? - 외래어 표기에 된소리를 잘 쓰지 않는 이유
‘굿샷’은 맞고 ‘전신 샷’은 틀리다?
Class 6.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 - 내 이름의 로마자 표기, 왜 어려울까?
Gwangalli(광안리)와 Gwangan-dong(광안동)이 서로 다른 곳이야?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에서 ‘바깡쎄오’라고 불리는 이유는?
‘이’씨는 왜 ‘Lee’로 적는 걸까?
Class 7. 어원 의식과 어문 규정 - 한 단어에 하나의 역사
‘놀다’와 ‘놀음’과 ‘노름’, ‘막다’와 ‘마개’의 표기에 반영된 원리는?
‘몇 일’이 아니라 ‘며칠’인 까닭은?
‘젓가락’은 ‘ㅅ’ 받침인데, ‘숟가락’은 왜 ‘ㄷ’ 받침일까?
‘작다’와 ‘적다’는 얼마나 다를까?
Class 8. 국어사전의 역할과 의의 - 국어사전은 왜 중요할까?
어문 규범의 형성에 국어사전은 어떤 역할을 할까?
국어사전은 언어생활에서 어떤 의의를 가질까?
주(註)
참고 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