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김수진

게임 속 캐릭터는 퀘스트를 완료하면 경험치가 쌓이며 레벨 업을 하죠. 그렇다면 사람은 언제 레벨 업을 할 수 있을까요?

할머니와 함께 사는 도영이는 웹소설 작가가 꿈이에요. 연말에 있을 공모전에서 수상하여 집에 도움도 되고 싶고, 작가로 인정받아 재혼한 엄마와 진짜 식구가 되고 싶죠. 그래서 1년간 열심히 써 온 소설을 동화 작가 권산에게 보여주지만, 돌아온 것은 혹평이었어요.

괴물만 나와서 지루함. 주인공의 성장에 대해 더 고민할 것.

주인공이 강해져 괴물을 무찌르는데, 이건 성장이 아니래요. 성장이 무엇인지 고민하던 도영이는 권산의 제자가 되어 소설 쓰는 법을 배우고, 성장이 무엇인지도 배우기로 해요.

은퇴를 앞둔 동화 작가와 작가를 꿈꾸는 초등학생. 글쓰기라는 공통점을 제외하곤 닮은 구석이 없는 두 명은 스승과 제자의 관계이지만, 누구보다 서로를 잘 이해하고 있어요.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며 서로의 사정을 이해하고, 성장을 돕는 역할도 하죠.

"게들은 탈피하다가 죽기도 한대요."

"맞다. 죽을 것 같은 고통을 겪어야 해. 그런데 고통이 두렵다고 탈피하지 않는 게가 있더냐?"

소설 속 주인공을 성장시키기 위해 권산의 제자가 된 도영이는 스스로 성장하는 법부터 배우게 돼요. 상처를 열어젖히고, 유심히 들여다보는 것. 자존심이 상하지만 다른 사람의 지적을 받아들이는 것. 작가가 성장해야 글도 성장할 수 있으니까요.

모두에게는 각자의 성장이 있어요. 도영이의 이야기를 읽으며 여러분도 각자의 탈피 과정을 힘겹지만 멋지게 이겨내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