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손지훈
「주게무의 여름」은 일본에서 굵직한 아동 문학상을 두 개나 받으며 큰 주목을 받은 작품이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큰 이목을 끌지는 못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이 책을 먼저 발견한 사람으로서 아이들에게 건네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왜냐하면 내가 느끼기에 요즘 우리나라 아이들에게는 '지금'이 잘 보이지 않고, '우정'이 부족해 보일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아니면 할 수 없는 것들'을 함께 공유하는 친구들의 우정을 다룬 「주게무의 여름」은 의미가 있다. 물론 지금 우리 사회의 상황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예전과는 여러모로 다른 환경 속에서 아이들이 자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많은 것이 바뀌었으니까. 그래도 달라지지 않았으면 하는 것들이 있다. 아이들이 그 순간에만 할 수 있는 경험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고, 그때가 아니면 느끼기 어려운 우정을 느껴봤으면 좋겠다.
"얘들아, 우리 4학년 여름방학을 최고의 방학으로 만들어 보자." -p18
시간과 함께 여러 가지 것들이 켜켜이 쌓여서 만들어지는 것이 '삶'이고, 그 더미 속에 누구나 인정할 만한 성취나 결과만이 있다면 어쩐지 슬프다. 그 안에는 나만의 특별한 무언가도 필요하다. 그리고 그 특별함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 속 아이들이 꿈꾸는 '최고의 방학'처럼 각자가 만들어 보는 자신만의 무언가.
무모한 자전거 여행, 가족과 떠나는 시골살이, 곤충 박사나 공룡 박사가 되기 위한 혼자만의 도전 등 지금 할 수 있고, 지금 하고 싶은 것들을 아이들이 마음껏 꿈꾸어 보길 바라며 이 책을 추천한다.
저자 소개
모가미 잇페이(글)
1957년 태어나 「누쿠이산의 여우」로 일본아동문학자협회상과 니이미난키치 아동문학상을 받았고, 그림책 「너구리 시집가는 날」로 일본그림책상을 받았다. 「나타난 것」, 「생명이 돌아올 무렵」, 「천천히 자라면 돼」 등 수많은 작품을 썼다.
마메 이케다(그림)
1992년 태어나 화가와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그린 작품으로는 「배가 고파」, 「도시락과 풍경」, 「도시락에 무얼 넣을까?」 등이 있다.
목차
1. 병아리와 파인애플 맛 사이다 … 8
2. 주게무의 여름 … 55
3. 요괴 칠엽수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