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손지훈
우리는 새로운 지식을 알게 될 때 즐거움을 느낀다. 그래서 일상을 사는 데 당장 필요 없을 것 같은 지식조차 TV나 책, 유튜브를 통해 접하다 보면 어느새 푹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를 때가 있다. 책 「어떤 모자를 쓸까?」도 그렇다. '모자'라는 물건으로 그 즐거움을 알려준다. 세계 속 다양한 역사적 배경과 문화적 특성까지 자연스레 안내하는 방법으로 말이다.
책 속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 우리가 사극을 보면 여성이 긴 옷으로 얼굴과 몸을 가리는 장면이 종종 나온다. 양반이나 왕과 신하들의 모자 또한 각양각색이다. 이런 조선의 모자 이야기부터 유럽의 나폴레옹이나 교황의 모자, 군인이나 소방관 같은 여러 기능을 가진 모자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있다.
"조선은 철저한 신분 사회였기 때문에 어느 계급에 속하느냐에 따라 다른 모자를 썼어요. 남자와 여자가 쓰는 모자도 달랐고, 집 안과 집 밖에서 쓰는 모자도 달랐으며, 관직이나 나랏일에 따라 쓰는 모자도 달랐기 때문에 수많은 모자가 존재했어요. 그래서인지 조선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조선을 가리켜 모자 왕국 또는 모자 천국이라고 부르기도 했답니다." -p115~117
이렇게 이야기를 읽다 보면, ‘어? 이건 왜 이렇지?’, ‘좀 더 자세한 이야기가 알고 싶은데’라는 물음이 자연스레 생긴다. 좋은 책들은 다음 질문으로 우리를 이끌기 때문이다. 나폴레옹의 전투, 이슬람교의 종교 문화, 율곡 이이와 신사임당의 관계처럼 여러분의 호기심을 확장할 지점이 곳곳에 있다. 책도 좋고 유튜브도 좋다(사실 책이면 좋겠다.). 궁금한 점을 따라가다 보면 앎의 즐거움이 배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여러분의 호기심이 읽기의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이제는 책을 펼칠 차례다. 여러분의 즐거운 독서를 응원한다.
저자 소개
신현경(글)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오랫동안 어린이 잡지에 기사를 썼습니다. 청소년 단편 소설로 제5회 창비 어린이 신인 문학상을 받았고, 장편동화 「멋대로 도서관」으로 푸른문학상 미래의 작가상을 받았습니다. 우수출판콘텐츠로 선정된 장편 동화 「돼지 로봇 핑크」와 「야옹이 수영 교실」, 「벚꽃 수영장」, 「불꽃 수영 대회」, 「귀찮아 병에 걸린 잡스 씨」 등을 썼습니다.
김현영(그림)
대학교에서 의상디자인을 전공한 뒤 미국 뉴옥시각예술학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습니다. 그린 책으로 「까불이 걸스」, 「귀신 사는 집으로 이사 왔어요」, 「신기하고 특이하고 이상한 능력자」, 「중독 가족」 등이 있습니다.
목차
프롤로그- 모자를 쓰고 파티에 오세요! 8
이걸 쓰면 모두가 나를 우러러보겠지? 12
•황금 마스크와 파라오의 왕관 14
•머리에 둘둘 감는 왕관 19
•찰랑찰랑한 왕관 23
•왕관보다 화려한 삼층관 26
•왕관보다 사랑받은 가발 30
춥거나 더울 때만 쓰라는 법은 없잖아? 34
•바람이 솔솔 통하는 모자 36
•멋쟁이의 필수품이 된 털모자 40
•군밤 장수 모자를 닮은 풍뎅이 43
•아기를 넣고 다니는 털모자 46
•세계 지도를 바꾼 비버 모자 50
파티에서 머리 다칠 일은 없겠지? 54
•쇠 그릇 덕분에 탄생한 철모 56
•우주인 헬멧과 자전거 헬멧 60
•동계 올림픽에 등장한 아이언맨 헬멧 66
•야구 모자 말고 야구 헬멧 68
•소방관을 위한 스마트 헬멧 72
여자만 쓰는 모자라니, 눈에 확 띄겠는걸! 76
•안 쓰면 잡혀가는 쓰개 78
•프랑스에서 금지한 쓰개 83
•치렁치렁한 고깔모자 86
•머리에 쓰는 치마 90
•못생긴 얼굴을 가리려고 만든 모자 94
이걸 쓰면 근사해 보일 것 같아 98
•링컨 대통령의 상징이 된 톱 해트 100
•나폴레옹이 즐겨 쓰던 이각모 102
•최고의 요리사가 쓰기 시작한 토그 브란슈 108
•5천 원짜리 지폐에 등장하는 정자관 112
•공주가 쓴 망가진 모자 119
에필로그- 어떤 모자를 쓸까? 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