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손지훈

표지 속 주인공 뒷모습에서 제목 글씨 색처럼 발그레해진 귀가 먼저 눈에 띕니다. 책을 펼치지 않아도 ‘주인공에게 무슨 일이 있었을까?’ 궁금해집니다. 「하여튼 이상해」는 이 발그스름한 이미지처럼, 묘하게 따스한 감상을 전해주는 그림책입니다.

짝꿍이 바뀌기 전날 밤, 주인공은 별님에게 좋아하는 친구와 짝이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그런데 웬걸? 반에서 제일 이상한 친구와 짝이 되고 맙니다. 그때부터 주인공의 ‘하여튼 이상해’라는 말이 반복되기 시작합니다.

이해할 수 없는 짝꿍을 보는 주인공. 분명 이상한데, ‘이상해’라는 말 속에 어쩐지 조금씩 다른 감정이 섞이는 것 같아요. 무슨 말이냐고요? 우리가 글에 쓰는 ?(물음표), !(느낌표) 같은 부호로도 다 담아낼 수 없는 감정의 변화가 주인공에게 일어나고 있다는 뜻이에요. ‘이상해’, ‘싫어해’, ‘좋아해’ 같은 단어만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감정들 말이에요. 아직 잘 모르겠다고요? 그렇다면 책을 펼쳐봅시다.

「하여튼 이상해」는 이런 감정의 섬세한 변화에 대해 느끼고 생각해 보기 좋은 그림책이에요. 우정일 수도, 사랑일 수도, 아니면 그저 이상함일 수도 있는 주인공의 발그레진 귀에 담긴 이야기를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