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조하영
학교 가는 길이나 돌아오는 길에 야옹거리는 아기 고양이의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을 거예요. 바닥에 엎드려 차 밑을 보면 가끔 빛나는 두 눈을 마주칠 때가 있죠. 이 책은 굶주리고, 지저분하며, 겁이 나고 외로워하는 아기 고양이가 따뜻한 집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책의 내용은 마치 말장난처럼, 아기 고양이를 돕기 위해 나타나는 모든 인물과 그들의 행동이 연쇄적이고 반복적으로 전개됩니다.
책 제목에서 ‘아기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라는 전제를 하죠. 처음 책을 읽을 때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 이야기가 아기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 같다고 느꼈어요. 하지만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도달하고 나서야 그 진짜 의미를 알게 되었죠.
“This story is about the stopping and listening, the holding and bringing, the offering and asking and working together it takes, sometimes, to get there.”
결국 작가가 말하고자 했던 것은 아기 고양이의 소리를 들은 강아지, 그 강아지를 저지하는 사람들, 고양이를 구하기 위해 하나둘 모인 사람들 각각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하는 마음과 그 행동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나이지리아 속담에 “It takes a village to raise a child”라는 말이 있죠. 아이를 키우는 데 부모뿐만 아니라, 가족, 친구, 이웃, 교사 등 커뮤니티 전체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는 뜻이에요. 우리가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일에도 관심을 가지고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행동한다면, 더 멋진 하루, 더 멋진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요?
저자 소개
몬태나 대학교에서 학사 학위를 받았으며 밴드 Decemberists와의 예술적 협업으로 충성도 높은 팔로워를 확보했다.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