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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사물 탐구 사전
근대 사물 탐구 사전
  • 저자 : 정명섭 지음
  • 출판사 : 초록비책공방
  • 발행연도 : 2022년
  • 페이지수 : 290p
  • 청구기호 : 911.06-ㅈ374ㄱ
  • ISBN : 9791191266610

서평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정찬종

옛 선조들이란 단어를 떠올렸을 때 묘하게 조선시대는 쉽게 상상할 수 있다. 어린 시절부터 접했던 전래동화나 사극, 각종 미디어에서 가장 많이 다뤄졌기에 건축이나 옷차림, 생활 양식 그리 낯설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근대는 시기적으로 따지면 조선시대보다 가깝지만, 그 시절을 살아보지 않은 이라면 오히려 더 멀게 느껴진다. 고대와 현대 사이의 시대 근대, 우리나라는 어떤 모습일까?

 

궤도 위를 달리는 전차가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말도 없는 마차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궁금해 했다. 그리고 곧 전차가 만든 신세계를 누비고 다녔다. 돈만 내면 양반과 노비, 남성과 여성을 차별하지 않고 정확한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 도착할 수 있었던 전차. 속도와 시간이라는 신세계가 전차와 함께 다가왔다(11p).

 

시간의 흐름이나 중요한 사건 중심으로 전개되는 일반적인 역사서와 달리 근대사물탐구사전은 근대를 상징하는 사물을 중심으로 역사를 바라보기에 당시의 상황과 근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을 더 생생히 떠올릴 수 있다.

 

사물과 관련된 역사 속 언뜻 알고 있었던 단어가 등장할 때 반가운 마음이 들며 근대를 담은 소설드라마가 조금 더 가깝게 느껴진다. 개화기 속 힘이 없는 일본인들은 남쪽에 몰려 살았는데, 남쪽에 있는 남산기슭은 진흙탕이라 진고개라 불렸다고 한다. 진고개는 비슷한 시기를 다룬 미스터 션샤인이라는 구동매가 거점으로 삼았던 지역이다. 또한 인력거를 설명하는 부분에서 운수 좋은 날의 김 첨지 직업인 인력거꾼의 생활이 왜 힘들었는지, 당시 사회 속 인력거꾼에 대한 인식이 어떠했는지 알 수 있다.

 

사물을 중심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시선은 그 사물의 전성기와 쇠락기를 통해 반복되는 역사를 느끼게 한다. 최신 문물이었다가 이제는 밀려난 전차, 고무신, 재봉틀, 성냥처럼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스마트폰, 컴퓨터와 주목받는 AI, GPT 등도 역사의 흐름에 따라 구시대의 유물이 된다는 당연한 사실을 새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쓰지 않는다고 하여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지난 물건은 지나온 그 시간만큼의 가치가 있다. 근대를 지나온 사람이라면 그 시절의 향수를, 접하지 못한 사람이라면 새로움을 느껴보길 바라며 일독을 권한다.

 

이제 성냥은 사라졌다. 요즘 성냥은 케이크에 꽂은 초와 동봉되는 정도가 고작이다. 처음 선보였을 때는 세상에 대변혁을 가져왔지만, 지금은 더 편리한 것에 밀려 자취를 감추었다. 근대 역시 성냥과 처지가 비슷하다. 한때는 모던했지만 지난 세월이 되고 말았다. 그렇다고 성냥의 가치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불을 편리하게 사용함으로써 세상을 바꾸고 삶의 방식을 바꾸었던 그 가치를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125p).

 

 

 

 

 

저자 소개 (저자: 정명섭)

동화와 소설, 역사와 장르, 다큐멘터리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작가였던 건 아니었습니다. 대기업에서 샐러리맨도 해 보고 바리스타로 10년 동안 일하기도 했습니다. 요즘 가장 재밌는 일은 학교나 도서관에 강연을 나가 어린 친구들을 만나는 것입니다. 이긴 사람이 주인공이 되는 역사의 기록 뒤편에는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인물과 사건이 숨어 있습니다. 이들을 찾아내어 이야기를 만드는 일이 즐겁습니다. 38년 왜란과 호란 사이, 오래된 서울을 그리다,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조선 사건 실록, 훈민정음 해례본을 찾아라!, 역사 탐험대, 일제의 흔적을 찾아라!등 역사 인문학 책을 집필했고, 역사 추리 소설 온달장군 살인사건, 적패, 유품정리사, 미스 손탁등을 썼습니다. ‘우리 반 시리즈에서우리 반 홍범도를 썼으며, 무너진 아파트의 아이들, 불 꺼진 아파트의 아이들등 환경과 재난을 다룬 동화도 줄기차게 쓰고 있습니다.

 

목차

전차

말도 없이 달리는 마차는 어떻게 세상을 바꿨을까

 

무성 영화

변사라는 날개를 달고 날아오르다

성냥

드디어 손 안에 들어온 불

 

재봉틀

할부제를 통해 다가온 신식 문물

 

인력거

근대를 발로 뛰는 수레

 

석유풍로(곤로)

부엌 문화를 바꾸다

 

축음기

소리로 근대를 느끼다

 

고무신

임금이 신던 신발에 민족의 애환이 담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