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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런 말은 쓰지 않습니다
이제 그런 말은 쓰지 않습니다
  • 저자 : 유달리 글·그림
  • 출판사 : 포레스트북스
  • 발행연도 : 2022년
  • 페이지수 : 253p
  • 청구기호 : 710.13-ㅇ568ㅇ
  • ISBN : 9791192625058

서평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서다정

 

속담에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말이 있다. 이 속담의 뜻은 자기가 남에게 말이나 행동을 좋게 하여야 남도 자기에게 좋게 한다는 뜻이다.

개인적으론 고운 말 사용의 기준은 욕설 사용 여부와 말투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일상에 녹아있는 유행어나 표현들조차도 고운 말이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저자 유달리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어릴 적엔 장애를 가진 동생이 있다는 이유로 놀림을 당하고, 서울의 대학생활에선 부산 사투리를 언제 고칠 거냐는 농담을 들었다. 자라온 환경 탓인지 일상의 대화 속에 숨어있는 차별과 불편함을 콕 짚어 되새김질하는 습관이 있다. 또한 차별이 없는 문장만 대접하길 원한다. 현재 브런치에 글을 연재 중이며, 출간한 책으로 나다운 건 내가 정한다가 있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은 카테고리로 내용을 전개한다.

1이제는 유행이 된 차별의 말들에서 우리가 쓰는 유행어에 숨은 상대방을 혐오하는 차별 요소를 알아본다. 그중 틀딱(틀니+딱딱)’, ‘급식충’, ‘잼민이같은 표현은 언젠가 자신 역시 혐오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우리는 자신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혐오한다. 타자를 향한 가해의 언어가 곧 자신을 향한 자학의 언어가 된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저자는 유행이 힘을 잃는 법을 권하며, 더 강한 유행으로 덮어버리자고 권유한다. 예를 들면 컨셉충자를 벌레가 아닌 충성하다의 의미로 바꿔 이전 혐오의 표현을 지워내려고 시도하자는 것이다.

 

2이제는 바꿔야 할 낡은 말들에서는 결손가족’, ‘처녀’, ‘서울에 올라간다’, ‘장애우

사회적으로 고착화된 인식이 또 다른 차별로 쓰이는 언어에 대해 이야기한다.

한국의 교과서와 미디어는 열심히 일하는 아빠와 가족을 돌보는 엄마, 아끼는 형제자매를 그리며 건강한 가족이라고 표현했었다. 그래서 표본 밖의 사람들을 결손가족이라고 불렸다. 하지만 2020년 제4차 가족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혼 출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으며, 국민 10명 중 7명은 혼인이나 혈연관계가 아니라도 주거와 생계를 함께하면 가족이 될 수 있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사회는 변화하고 있으며 그 변화를 받아들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

 

3이제는 불편하고 불쾌한 칭찬들에서는 지잡대’, ‘남자답지 않게 섬세하다’, ‘귀여운 사투리’, ‘착한 사회복지사등 칭찬인 듯 칭찬 아닌 말들을 다루어본다. 본연의 모습을 받아들이지 않고, 칭찬이라는 명목하에 붙인 수식어로 그들의 행동을 규제하고 통제하고 있다고 말한다. 사회복지사의 경우 선의만으로 일하지 않고 그에 대한 대우가 필요하지만 착하다고 규정짓는 순간 행동에 제약을 받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제단 된 우리의 편견 어린 언어가 누군가의 권리를 빼앗을 수 있다는 점을 인지시켜준다.

 

4이제는 바꿔야 할 생각들에서는 노키즈존 카페’, ‘아침에 하는 장애인 시위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중 아이를 동반한 여성을 금지하는 노키즈존 카페에도 차별성이 포함되어 있음을 객관적인 수치와 통계자료와 현 상황을 접목하여 어떤 부분이 차별적인지를 명확히 근거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2015년 경찰청이 진행한 갑질 횡포에 대한 특별단속 결과를 볼 때, 가해자는 150(29.8%), 330(18.3%)이며, 성별로는 남성(89.6%), 여성(10.4%)라는 통계를 볼 때, 자영업자를 힘들게 하는 주요 고객이 아이를 동반한 여성이 아님에도 정작 다른 진상 집단에게는 를 외치지 않는 현상을 언급하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미 공중에 흩어진 말들을 어찌 해결하냐고 물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저자는 나조차 차별의 언어를 사용한다는 자체를 인정하자.’고 말한다. 언어에 민감하더라도 이 되지 않는 방법은 단지 늘어나는 일에서 멈추지 않고 함께할 아군을 만들면 된다. 언어는 주류가 만들기 때문이다. 무지한 다수가 아닌 차별을 인지하는 이들이 다수가 되면, 언어는 여지없이 다수에 의해 바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차별의 단어는 더 이상 일상생활에서 볼 수 없는 단어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저자 소개 (저자: 유달리)
 

너는 좋겠다. 동생이 장애인이라서 자기소개서에 쓸 수 있는 이야기가 많잖아.” 취업 준비생 시절 친구가 했던 이 말이 비수로 꽂혀 잊히지 않는다. 말마따나 나는 부산에서 태어나 발달 장애가 있는 동생과 같은 학교에 다녔다. ‘장애를 우스운 농담처럼 쓰는 이들 사이에서 억지로 웃으며 버티다가 도망치듯이 서울에 있는 대학을 갔다. 서울에 가니 이제는 사람들이 대체 사투리는 언제 고칠 거냐고 농담처럼 물어댔다. ‘표준어를 쓰는 이들의 은은한 권위의식에 질려 평생 사투리를 고칠 생각이 사라졌다. 졸업 후 부산으로 돌아가 학생들을 가르쳤다. 성적이 낮다고 꼴통이라 불리고, 부모가 없다고 차별받는 아이들을 보며, 적어도 낡은 편견으로 상처 주는 어른은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자라온 환경 덕분인지, 그간 당해온 차별 덕분인지, 타고난 성정 덕분인지 몰라도, 평범하게 흘러가는 하루, 일상처럼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 숨어 있는 차별과 불편함을 콕 짚어 되새김질하는 습관이 있다. 사람들에게 차별 단어를 발라내어 잘 손질된 문장만 대접하고 싶다.

 

목차

1. 이제는 유행이 된 차별의 말들

헬린이를 특가에 모십니다

저런 급식충이 커서 틀딱 되는 거야

대학 못 가면 인간도 아니지

할 거 없으면 노가다나 뛰려고요

, 진짜 분노조절장애 온다

이 카페 완전 소녀감성이다

! 놀랐지? 몰래카메라야

 

2이제는 바꿔야 할 낡은 말들

정상 가족이 만들어낸 결손 가족

부모라는 단어가 꼭 필요한가요?

장애우가 아니라 장애인입니다

처녀는 왜 처음의 수식어가 되었을까?

대한민국은 정말 단일민족일까?

저출산 시대라는 말에 숨어 있는 음모

강릉인데 서울에 올라간다?

성적 수치심을 느꼈냐고 물으신다면

 

3이제는 불편하고 불쾌한 칭찬들

지잡대생 치고 좋은 데 가셨네요

남자답지 않게 참 섬세하시네요

사투리 쓰는 거 정말 귀엽지 않아요?

사회복지사요? 좋은 일 하시네요

이제 한국 사람 다 되었네요

얼굴은 동양적인데 몸매는 서구적이네요

 

4이제는 바꿔야 할 생각들

노키즈존 카페를 찾고 있다면

성 평등은 좋고, 페미니즘은 싫고

흑인 인어공주는 왜 낯설까?

장애인 시위를 왜 아침에 하냐고?

온라인 수업이 미래 교육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