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이런 내용의 동화를 읽거나 들어본 적이 있지 않나요?

‘옛날 어느 나라에 아름다운 공주가 마법에 걸려 갇혀 있었습니다. 용감한 기사는 무서운 마녀로부터 공주를 구해내고, 공주와 기사는 결혼해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책 속의 아빠도 소녀에게 그런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합니다.

“이 이야기는 기사의 이야기란다. 어떤 기사냐 하면...”

하지만 소녀는 이렇게 말합니다.

“아, 싫어! 공주를 구하러 가는 기사 얘기는 흔해 빠졌어! 너무 빤하잖아?

게다가 남녀 차별이야! 공주들은 스스로 자기를 구할 수 있단 말이야!”

“좋아, 좋아. 그럼 이 얘기는 사악한 용을 죽이러 가는 기사 이야기로 하자…”

“왜 사악한데? 용은 언제나 사악해야 해? 그것도 너무 빤하잖아, 안 그래?”

소녀의 제안에 따라 아빠는 계속 이야기의 등장인물과 내용을 바꾸고, 소녀는 그것도 뻔한 이야기라며 다른 이야기로 바꾸어 달라고 합니다.

끝없이 달라지는 이야기는 과연 어디로 어떻게 흘러갈까요? 둘은 흔해 빠지지 않은 이야기를 완성할 수 있을까요? 부모님과 함께 책을 읽고서 우리만의 새롭고 멋진 이야기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최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