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기
이전으로 돌아가기

광진정보도서관

광진구립도서관 모두 보기

주메뉴

은유로 보는 한국 사회
은유로 보는 한국 사회
  • 저자 : 나익주 지음
  • 출판사 : 한뼘책방
  • 발행연도 : 2020년
  • 페이지수 : p
  • 청구기호 : 701.013-ㄴ33ㅇ
  • ISBN : 9791190635073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유 희 원

 

은유라는 단어의 어감은 다소 시적이고 감상적인 느낌을 담고 있다. 사전에서는 은유란 사물의 상태나 움직임을 암시적으로 나타내는 수사법. 예로는 내 마음은 호수요.” 따위가 있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국어시간에 배우고 익혔던, 문제집 속 문제로만 만났던 은유라는 단어를 이번에는 은유로 보는 한국사회라는 책으로 만나게 되었다.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은유는 시적이고 감상적인 것이 아니다. 은유란 단순히 삶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를 넘어 우리의 죽고 사는 문제까지도 결정할 수 있을 만큼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교육, 경제, 국제 사회, 성과 사랑, 사회적 재난, 종교의 세계관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은유적으로 표현한 말들을 제시하고 분석하면서, 우리가 이러한 표현을 어떻게 이해하고 사용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은유의 말을 통해 우리사회가 어떠한 가치관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깨닫고 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책에서는 단지 은유뿐만 아니라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코 사용하는 말 속에 감춰진 폭력성, 차별, 편견 등을 날카롭게 분석하기도 한다. 별다른 비판 없이 표현을 받아들이고 또 거리낌 없이 사용했던 표현에 사실은 모든 것을 상품화하여 바라보는 시각이 담겨 있거나 무언가를 차별하거나 배제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어짐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책에서는 우리 사회에서 흔하게 사용하는 은유의 말, 표현들을 통해 우리 사회의 크고 작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저자는 은유는 우리 언어생활에만 머물지 않으며, 사고 체계의 중요한 일부로서 우리의 행동 양식을 규정한다고 이야기한다. 예를 들면 학교에서는 다양한 인증제를 도입하여 경쟁을 부추기고 명품학교 명품학생 명품학급 등등 교육에 시장주의 세계관이 지배하는 언어의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통해 교육의 모든 것을 시장주의 관점에 따라 상품의 거래로 바라보는 은유가 녹아있음을 지적한다. 이렇게 언제부터인지 누구에 의해서인지 모를 은유에 갇힌 말들이 우리의 삶을 지배하도록 이대로 놓아둘 것인지 진지하게 성찰할 때라고 말한다. 더불어 명품이 되면 행복한가? 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책에서 프레임과 은유, 두 가지 모두가 우리 마음속에 자리 잡은 구조물로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프레임 전쟁은 곧 은유전쟁이라고 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 사회 다양한 부분에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 우리의 표현을, 나아가 삶을 지배하는 은유는 무엇이 있는지 깨닫고 그 의미를 파악하는 계기를 가져 보면 어떨까.

저자 소개(나익주)

전남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 대학원과 전남대 대학원에서 영어학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UC버클리대 언어학과에서 객원학자로서 은유와 인지언어학을 공부했다. 전남대와 충남대, 광주교대에서 강의했고 광주여고, 서강고, 광주상고 등에서 영어를 가르쳤으며 광주 지산중학교장을 지냈다. 현재 한국담화인지언어학회의 학술지 담화와 인지편집위원과 한겨레말글연구소의 연구위원을 맡고 있으며, 전남대 인문사회 학술연구교수이다.

소수만이 아니라 모두에게 정의롭고 평화로운 사회를 소망하면서 언어와 은유가 어떻게 우리 삶을 지배하는가를 밝히는 연구를 수행해왔다. 은유 이론과 정치적 프레임 이론을 소개한 조지 레이코프(2017)를 쓰고 비유의 인지언어학적 탐색(2014)어휘 의미의 인지언어학적 탐색(2015)을 공저했으며, 삶으로서의 은유(1995/2006 공역), 몸의 철학(2003 공역), 개념 영상 상징(2005), 프레임 전쟁(2007), 자유 전쟁(2009), 이기는 프레임(2016), 지구적 불평등(2019), 과학의 은유: 진리 만들기(2020 공역) 등의 역서를 펴냈다.


목차

서장. 은유가 삶을 지배한다

1. 교육을 지배하는 은유

시장주의에 내몰리는 교육 / 전장이 되어버린 학교 / 교육의 본질을 묻는다

2. 경제적 사고와 은유

품절되고 반품되는 사람들 / ‘적폐 청산’, 무엇을 어떻게? / 세금이 정말로 폭탄일까? /

퉁퉁 불어터진 국수를 먹는다는 경제

3. 국제 관계를 지배하는 은유

전쟁의 언어, 평화의 언어 / 전쟁이 의료 행위인가? / 일본의 보복은 조폭의 행위 아닌가?

4. 성과 사랑의 은유

여성이 횟감인가, 자연산이게? / 왜 사랑에 굶주린다고 할까? / 사랑을 측정할 수 있을까?

5. 사회적 재난과 은유

국가의 존재 이유를 묻는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 / 책임 회피의 파노라마, 세월호 참사 /

끝없는 탐욕과 죽음의 외주화

6. 개신교 세계관과 은유

군사 쿠데타 주모자를 여호수아라던 조찬 기도회 / 4대강 개발과 동성애, 그리고 은유 /

개신교 세계관은 어디에서 오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