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 평

고트프리드의 할아버지는 인생의 반을 큰 배의 기관장으로 일했습니다. 늘 땅을 파고 돌을 옮기고 뭔가를 고치며 살아왔지요. 하지만 지금은 심장도 좋지 않고, 다리를 다쳐 병원에서 간호보조원에게 매일 화를 내며 지내고 있습니다. 할아버지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골똘히 생각한 고트프리드는 할아버지를 병원에서 탈출시켜 돌아가신 할머니와의 추억이 깃든 집에 돌아갈 깜찍한 계획을 세웁니다.

이 책은 2017년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수상한 작가, 울프 스타르크가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내놓은 작품으로 할아버지의 용감하고 유쾌한 생의 마지막 모험을 담았습니다. 아이의 시선으로 할아버지가 생을 돌아보며 느끼는 후회, 그리움, 외로움 그리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그렸지만, 슬프지만은 않은 이유는 할아버지를 향한 고트프리드의 진심 어린 사랑이 가득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할머니와 할아버지에게 어떻게 대하나요? 무섭고 어려운가요? 좋지만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있나요? 우리가 커가면서 세상의 많은 것을 배우듯이, 나이가 들고 늙으면 자연스럽게 많은 것을 잃게 됩니다. 몸을 움직이고 말을 하고 음식을 먹는 것... 그리고 생각하는 것도 때로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럴수록 필요한 건 우리의 관심과 배려입니다. 마치 우리가 아기였을 때 그분들이 우리에게 해주신 것처럼 말이지요.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이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