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유민기
『거울 가면』은 한 소녀가 ‘거울가면’을 쓰고 관심을 받다가 진짜 자기 모습을 다시 찾으려 애쓰는 이야기다. 처음엔 외로웠으나 가면을 고른 뒤 사람들의 시선이 몰렸고, 관계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고 믿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그 관심이 가면 때문인지 자신 때문인지 헷갈리기 시작했고, 남의 눈에 맞추는 모습은 오래 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책에서 소녀는 “이걸 쓰면 달라질 수 있다”는 기대를 안고 거울가면을 선택했고, 가면을 쓰자 관심과 칭찬이 한꺼번에 몰려 일상이 빠르게 바뀌었다. 그러나 주변의 호의가 수군거림으로 바뀌고, 다정하던 소년의 말에서도 “이렇게 보이는 네가 좋다”는 기대가 새어 나오는 순간, 소녀는 거울가면이 자기 성찰의 도구가 아니라 타인의 바람을 되비추는 장치였음을 깨닫고, 가면에 기대 얻은 인정은 오래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
이 책을 읽은 아이는 보여주기용 모습은 쉽게 무너지고 칭찬은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는 점을 배운다. 그래서 불편하더라도 자신의 감정과 경계를 또렷이 말하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해한다. 결국 남의 시선이 아니라 스스로의 기준으로 서야 한다.
저자 소개
맹현
대학에서 문학을 대학원에서 영화를 공부했다. 〈미쟝센 단편영화제〉 프로그래머로 일했고, 『영화를 알면 논술이 보인다』의 공동 저자다. 도덕 토론 드라마 〈어쩌지, 어떡하지〉, KBS2에서 방영한 애니메이션 〈파파독2〉의 각본을 썼다. 19한국여성문학대전 동화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쓰레기 위성의 혜나〉는 같은 제목의 아동극으로 만들어져 2022년 춘천연극제 가족극으로 선정되었다.
지금은 작품 활동과 함께 〈동화에세이 쓰기〉, 〈나를 발견하는 크리에이팅〉 등 창작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동화에세이 『어쩌면 너의 이야기』를 쓴 여성 작가 그룹 D,D, 강원문학 신인상을 수상한 박은미 작가가 이 워크숍을 통해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