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방승현
"지난해 자살, 2011년 이후 최대… 10대~40대 사망 원인 1위."
2025년 9월 KBS 뉴스에서 다룬 이 기사와 같이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지난 수십 년간 OECD 국가 중 자살률 최상위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심각한 상황 속 우리는 뉴스나 기사에서 “유명인 00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하루 평균 몇 명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한 해 전체 사망자 중 몇 퍼센트가 자살했다.”는 등의 소식을 꽤나 자주 접하곤 한다. 이와 같은 소식을 들을 때면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나와는 먼 이야기처럼 느껴지고 심지어는 점차 무뎌짐을 느끼기도 한다. <목소리 너머 사람>은 바로 이 ‘무뎌짐’과 ‘무관심’을 다시 깨우기 위한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국내 최초 전화 상담 기관인 '생명의 전화'의 하상훈 원장으로, 1988년부터 37년간 생명의 전화 상담을 통해 직접 들은 수많은 ‘목소리 너머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솔직하고 담담하게 전하고 있다.
책은 크게 ‘발신자’, ‘수신자’, ‘남는 자’ 세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발신자’ 편에서는 벼랑 끝에 내몰린 이들의 절박한 이야기를, ‘수신자’ 편에서는 우리가 서로의 생명의 전화가 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다룬다. 마지막 ‘남는 자’에서는 자살 이후 남겨진 사람들이 겪는 깊은 상실감과 후유증에 대해 다루며 우리 사회에서 단 한 명도 자살해서는 안 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 한다. 책 속의 발신자, 수신자, 그리고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느새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고, ‘관심’과 ‘경청’이라는 작은 행동이 얼마나 큰 힘을 가질 수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우리는 모두 언제든지 발신자가 될 수 있고, 수신자가 될 수 있으며, 남겨진 자가 될 수도 있다. 자살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책임지고 고민해야 할 문제다. 그런 점에서 모두가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저자 소개 (저자: 하상훈)
국내 최초 전화상담 기관인 생명의전화 원장으로, 단 한 명도 자살해서는 안 된다고 외치는 자살예방 전문가다. 1988년 자원봉사 상담자를 시작으로 37년간 생명의전화에 몸담으며 24시간 전화상담 체계를 확립했다. 한강 다리에 설치된 SOS생명의전화, 사이버상담과 교정상담, 자살 유가족 쉼터 ‘새움’, 청소년 소셜미디어 상담 채널 ‘라임’ 등을 운영하고, ‘생명사랑 밤길걷기’ 등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하며 생명의전화가 종합 자살예방상담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했다. 한국자살예방협회,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을 포함해 다양한 기관에서 봉사하고 있다.
자살예방에 기여한 공로로 2004년 제1회 세계 자살예방의 날에 보건복지부장관 표창,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 2016년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고 2023년 한양백남상 인권·봉사 부문을 수상했다.
모두가 가장 가까운 이웃의 ‘도움을 찾는 울음’에 귀 기울이고 응답하길 바라는 마음을 이 책에 담았다.
목차
프롤로그: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 잘 살아지지 않을 뿐
#1 발신자: 사람들은 언제 벼랑 끝에 내몰리는가
좌절과 실패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지나간다, 강렬한 행복도 불행도
나아질 수 없는 상황 속에서도 나아가기
어떤 상황에서도 감사할 수 있는 능력
고립과 은둔
스스로가 얼마나 멋진지 알지 못하는 사람들
죽고 싶은 마음은 어디에서 오는가
유예할 수 없는 권리
사랑이 있는 자리에 생존이 있다
타인과 사회
당신은 관계를 선택할 수 있다
더 이상 베르테르를 따라가는 이들이 생기지 않도록
슬픈 한국인의 초상
안전한 국가에 살고 있지 않다는 생각
#2 수신자: 우리가 서로의 생명의전화가 될 수 있다면
경청과 진정성
당신은 누군가의 상담자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마음
나무는 혼자 춤을 출 수 없다
모두는 각자의 방식으로 옳다
공감과 존중
호모 엠파티쿠스, 공감하는 인간
우리의 두 눈은 자기 밖을 본다
온전한 나 자신으로 다가가기
담 안에서 내민 손
무조건적 사랑
그들이 상담 봉사를 하는 이유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회복탄력성이란 삶의 무기
그럼에도 우리 삶이 의미 있는 이유
#3 남은 자: 단 한 명도 자살해서는 안 되는 이유
죄책감과 상실감
죽음은 한 사람의 것이 아니다
슬퍼할 수 있는 권리
당신의 죄가 아닙니다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사회
자살 바이러스
자살 바이러스, 백신은 있다
사망 원인 통계를 보면서
우리가 행복하지 못한 이유
자살행렬의 고리를 끊자
책임과 의무
자살은 우리 모두의 문제다
자살은 어떻게 보도되어야 할까
살 만한 세상을 만드는 법
생명을 사랑하며 걷는다
봄: 꽃망울, 잎망울 틔워 봐요
여름: 여름에 피는 야생화를 보세요
가을: 한 발짝만 밖으로 나와요
겨울: 겨울 산 능선을 바라봐요
도움받은 책과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