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김지현
사람들에게 '난독증을 가진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나요?'라고 질문하면 무어라고 답변할까. 아마 '글자를 잘 읽지 못하는 사람. 그로 인해 학습에 어려움을 겪고 사회적 활동이 힘든 사람'을 주로 떠올리지 않을까 싶다. 검색 사이트에 '난독증'이라고 검색해 봐도 '학습 장애의 한 유형', '읽기 장애', '독서 장애' 등 난독증을 '장애'로 취급하여 정의 내리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그렇다면 난독증은 정말 '장애'라는 단어로밖에 정의할 수 없는 것일까? 이 책의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답한다. 그리고 '난독증'이란 단어에 부정적인 프레임을 씌워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난독증이란 무엇인지, 난독증을 가진 사람들의 특성은 무엇이 있는지, 난독증에 대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편견을 부수는 예시들을 설명하며 난독증이 결코 '장애'가 아닌 우리와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이 다른 '보통' 사람들임을 알려준다.
난독증은 신경다양성의 일부로, 대부분 ADHD, 자폐스펙트럼(아스퍼거), 난산증(수에 대한 어려움) 등과 함께 나타난다. 난독증을 가진 사람은 그 증상과 어려움이 천차만별로 순서대로 일을 처리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사람, 한글을 읽고 쓰는 데는 문제가 없어도 영어를 읽는 것은 어려워하는 사람, 매우 똑똑하지만 사소한 계산 실수를 자주 하는 사람 등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모든 난독증을 가진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흔히 난독증을 가진 사람들은 세상을 이미지 즉, 시각화하여 받아들이는 '시각적 사고자'들이다. 우리 사회가 보통 '글(문자)'로 정보를 요구하고 처리하는 반면 난독증을 가진 사람들은 사진이나 그림처럼 이미지로 기억하는 것에 능한 사람들인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정보를 처리하는 방법으로 거의 '문자'만을 제공하고, '문자' 중심의 학습 방법을 따라가지 못할 경우 '노력 부족', ' 낮은 지능', '집중력 저하' 등의 사회적 낙인을 찍어 난독증을 가진 사람들의 한계를 단정 지으며 예술적이고, 창의적이고, 기억력이 뛰어난 그들의 성장 가능성을 억누르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난독증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 하지만 우리는 다양한 난독증의 특성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난독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모두 자신만의 강점을 가지고, 각자의 세계에서 노력하며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 이 책은 이들을 이분법적인 잣대로 나누지 않고, 난독증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과 인식을 벗어던지기 위한 출발점이 되어 줄 것이다.
저자 소개 (저자: 지은정)
만 18세부터 30년이 넘도록 한국과 호주에서 영어와 한국어를 가르쳤다. 20대에는 기업 출강과 대학 어학원에서 영어 강의를 하고 간간이 통역도 했다. 호주에서는 이민자들과 유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호주 공무원들과 한국 입양아 가족들에게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가르쳤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고, 교육학 석사(USQ), 제2외국어 교육 Grad Cert(USQ), 호주 평가와 트레이닝 Cert IV 국가자격증, 난독증과 그 외 신경다양성을 위한 실용적 해법 Level 3(영국 난독증 협회, British Dyslexia Association), 난독증과 학문적 언어 학습 전문가 Level 2(BDA), 난독증 교육지도사 1급, 언어발달지도사 1급, 독서지도사 2급을 소지하고 있다. ACT 이중언어 교육 협회 회원이다.
목차
추천의 글
들어가며: 똑똑하지만 공부를 못할 수도 있을까?
1부 우리 안의 난독증
- 우리는 난독증을 제대로 아는 걸까?
- 난독증과의 첫 만남
- 한국의 똑똑한 사람들은 난독증이 없을까?
- 유명인의 난독증
- 왕족의 난독증
- 영화 속 난독증
- 난독증의 단서는 곳곳에 숨어있다
어떤 그룹에서든 리더가 되는 6학년 창우 / 초등학교 내내 단어를 읽지 못했던 똑똑한 수빈이 / 보이지 않는 바둑의 수를 보는 1학년 서윤이 / 아이들을 위해 영어를 배우고 싶었던 40대 채연 씨 / 머릿속에 잡생각은 없고 잡그림만 있는 내 친구 제임스 / 일본으로 애니메이션을 전공하러 가고픈 희연이 / 광고 회사에 다니는 40대 상진 씨 / 집중하는 것 같지만 아닌 20대 준영이 / 베스트셀러 작가를 꿈꾸는 40대 제러드 씨 / 학교 다닐 때 수학, 과학은 쉬웠지만, 영어는 너무 어려웠던 한의사 윤 / 한 번 말해선 기억하지 못하는 5학년 진우 / 한국 교육을 떠난 중학생 승우 / 난독증 커밍아웃한 하준 엄마 / 중등 1등, 고등학교 자퇴, 대학 졸업 난독증이 없어졌다는 사람들 / 친구가 가짜 난독증이라는 선경이 / 너무나 예민한 감각의 40대 은주씨 / 평강공주와 온달
2부 난독증이라는 세계
- 우리는 난독증이 뭔지 제대로 모른다
난독증이 도대체 뭐예요? / (특정) 학습 장애, 학습에 어려움, 학습 차이, 에스피엘디 / 연령별 난독증 특징 알아보기 / 문해력과 난독증의 혼용 / 난독증이라 하면 흔히 하는 질문들
- 난독증의 강점
시각적, 패턴적 사고 / 큰 그림을 본다 / 이야기를 잘한다 / 끈기있다, 창의력이 뛰어나다, 기억력이 뛰어나다 / 책을 빨리 읽고 정보처리를 빠르게 한다 / 사람들과의 관계를 무척 잘 맺고 유지한다
- 난독증의 약점
글이 많은 텍스트를 어려워한다, 글을 느리게 읽는다 / 방향·운동 감각이 떨어진다 순차적인 일을 어려워한다 / 소리로 정보를 듣고 처리하는 것이 힘들 수도 있다 / 문맥이 없으면 글자와 숫자가 헷갈린다
3부 조각보와 퀼트의 시대
- 난독증의 좌표
멀티리터러시로 각개약진 / 악의 없는 낙인 / 몰라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뿐 / 난독증, 쉬운 말로 다시 총정리
- 난독증의 교육과 미래
기-승-전-종이책 읽기? / 난독증만 고민할 일인가? / 에듀테크EduTech
나오며: 난독증을 이분법적으로 나눌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