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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딜레마
디자인 딜레마
  • 저자 : 윤재영 지음
  • 출판사 : 김영사
  • 발행연도 : 2024년
  • 페이지수 : 278p
  • 청구기호 : 658-ㅇ639디=2
  • ISBN : 9788934910817

서평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전은비

 

우리는 매일 수백 번 스마트폰을 만지고, 알고리즘이 추천한 콘텐츠를 소비하며, 챗지피티에게 질문을 던진다. 이 모든 일상이 누군가의 의도적인 '디자인'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얼마나 자각하고 있을까? 이 책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우리를 둘러싼 UX디자인이 단순한 편의성 제공을 넘어 우리의 선택과 감정, 나아가 삶의 방향까지 좌우하고 있다는 현실을 깨닫게 되는 책이다.

 

놀이동산의 익스프레스 티켓은 불공정하게 느껴지지만, 비행기의 일등석은 왜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지를 분석하는 대목은 특히 인상적이다. 디자인이 단순한 기능의 문제가 아니라 사용자의 감정과 윤리적 인식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강력한 도구임을 보여준다. '줄 서기'라는 행위 하나만으로도 공정성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대목은 디자인의 끼치는 심리적 영향을 보여준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AI 비서, 뷰티 필터, 챗봇, 아동용 게임 등 현재 우리가 직면한 디지털 환경의 윤리적 딜레마들을 이야기하는 부분이다. AI 비서가 편의를 제공하면서도 은밀하게 특정 브랜드를 추천하고 사용자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양면성, 뷰티 필터가 자존감을 해치면서도 욕망을 충족시키는 모순, 챗봇이 친밀감을 주면서도 실제 인간관계를 소외시키는 역설 등을 제시하며, 기술 발전의 그림자를 예리하게 포착한다. 특히 아동용 게임이 '귀여움'이라는 무기로 어린이들을 조종한다는 지적은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앱과 서비스, 플랫폼이 어떤 의도로 설계되었는지, 그것이 우리의 선택과 감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어떤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일까?

 

이 책은 좋은 디자인의 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데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좋은 디자인'을 넘어 '옳은 디자인'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와 방법을 제시하며, 기술과 인간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미래를 그려보게 한다.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들에게도 디지털 문해력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흥미로운 책이다.

저자 소개 (저자: 윤재영)

 

홍익대학교 디자인학부 및 영상·커뮤니케이션대학원 인터랙션디자인 전공 교수이다. 로드아일랜드 디자인스쿨(RISD)에서 시각디자인 학사를, 카네기멜론대학교Carnegie Mellon University에서 Human Computer Interaction(HCI) 석사와 Computational Design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실리콘밸리에서 UX 디자인리서처로 근무했다.

주 연구분야는 사용자 경험(UX), 인터랙션 디자인(HCI), 행동 변화를 위한 디자인 등이며, 한국디자인학회와 한국HCI학회에서 최우수논문상과 우수논문상 및 지도교수상을 수차례 수상했다.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 미래에셋, 아모레퍼시픽, 현대자동차, 가톨릭대학병원, 공정거래위원회, 국회, 통일부 등과 함께 디자인 프로젝트와 자문을 수행했다.

현재 홍익대학교 디자인학부에서 DEEP Lab을 운영 중이며, 한국연구재단과 교육부의 지원을 받아 사용자를 유인하고 현혹하는 UX디자인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를 소개한 저서 디자인 트랩2023년 대한민국학술원 주관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되었다.

 

목차

 

프롤로그

1부 아름다움과 귀여움의 딜레마

1장 귀여운 캐릭터가 어린 사용자에게 원하는 것은

2장 아름다움은 보정될 수 있는가

3장 대화형 AI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2부 편리함과 효율의 딜레마

4장 저 사람은 왜 줄 서지 않고 들어가는 거예요?

5장 맞춤형 디자인은 정말 당신을 위한 걸까

6장 바람잡이의 진화, 누구를 믿어야 하나

3부 친밀감과 공감의 딜레마

7장 고인 AI 서비스는 소망의 거울일까

8장 언어는 어떻게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는가

9장 선망하던 대상과 단둘이 소통하다

4부 달콤함과 중독의 딜레마

10장 갈망하게 만들고, 죄책감은 줄여주고

11AI 목소리는 우리의 판단을 어떻게 흐리는가

12장 가면 쓴 자가 가진 보이지 않는 힘

5부 재미와 몰입의 딜레마

13뽑기를 바라보는 엇갈린 시선

14장 캐릭터에 가하는 폭력은 폭력일까

15장 가상 세계의 시간은 다르게 흐른다

6부 선택과 통제의 딜레마

16장 내 선택은 자유의지에서 비롯된 것일까

17장 왜 온통 여성 AI뿐인가

18장 느리고 비효율적인 것이 필요한 시대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