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손지훈
주인공이 따로 없는 이야기. 모두가 주인공처럼 빛나는 이야기가 바로 책 「열세 살에 히어로는 무리지만」이 아닌가 싶다. 영웅(히어로)은 많은 사람이 동경하고 꿈꾸는 존재다. 하지만 조금씩 나이를 먹으며 우리는 서서히 알게 된다. 진짜 영웅은 어딘가 특별한 한 사람이 아니라, 우리 주변의 평범한 모두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이야기는 도쿄에서 시골 학교로 전학 가게 된 ‘구로키 유즈하’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어느 나라건 학교가 있는 곳이라면 모두 그럴까? 이곳에서도 왕따 문제가 벌어지고 있다. 도쿄에선 평범했던 유즈하는 시골에 오자 어쩐지 주목받는 학생이 된다. 그래서일까. 예전이라면 모른 척했을 학교 ‘왕따’ 문제 앞에서 어쩐지 히어로처럼 나서야 할 것 같은 책임감을 느낀다.
앞서 말했듯 이 책에도 히어로 영화처럼 무서운 악당도, 엄청난 영웅도 등장하지 않는다. 평범한 학교, 평범한 아이들의 일상 속에서 생기는 사소한 오해와 작은 용기로 채워져 있다. 이야기는 놀라울 정도로 현실에 가깝다. 급속히 인구가 줄어드는 시골 마을, 지역 사회 안의 복잡한 어른들의 이해관계, 그리고 그 속에서 조금씩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나타난다.
이 이야기처럼 아이들은 일련의 과정을 통해 스스로 배우고, 변화하며 성장한다. 어른들은 어른만의 방식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갈등을 조율해 나간다. 꼭 특별한 재능이나 영웅적인 행동이 없어도 괜찮다. 조금씩 더 나은 방향을 향해가는 것, 그리고 어려움 앞에서 포기하지 않는 것. 어쩌면 그런 모습이야말로 진정한 ‘히어로’인지도 모르겠다.
“그래,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때로는 조금 후퇴하기도 하지만 우린는 착실하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거야.” - p.139
저자 소개
구로노 신이치(글)
일본 가나가와현에서 태어나 2006년 「A Happy Family」로 쇼가쿠칸 키라라 문학상을 받았다. 이후 어린이, 청소년 문학을 써오며 「한계취락 주식회사」가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드라마화되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어쩌다 중학생 같은 걸 하고 있을까」, 「열일곱의 미리보기」 등의 책을 썼다.
사타케 미호(그림)
일본 도야마현에서 태어났다. 주로 판타지 문학과 어린이책 분야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지금까지 「마녀 배달부 키키」시리즈, 「십 년 가게」시리즈, 「비밀의 보석 가게 마석관」시리즈, 「귀명사 골목의 여름」 등의 그림책과 동화에 그림을 그렸다.
차
1. 우리 가족의 새로운 생활
2. 자그마한 학교의 커다란 문제
3. 히어로 노릇은 무리야
4. 별일 아니라고?
5. 옛날이나 지금이나
6. 마음이란 참 복잡해
7. 어른도 고민이 있답니다
8. 폭력은 반칙이야
9. 콤팩트 시티가 생긴다고?
10. 화해할 용기
11. 변화의 조짐
12. 거짓말쟁이는 싫어
13. 과한 건 좋지 않지만
14. 바보의 눈에서도 눈물이
15. 인생은 원투 펀치!
16. 안녕, 다테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