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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포크라시
히포크라시
  • 저자 : 레이첼 부크바인더 ; 이언 해리스 [공]지음 ; 임선희 옮김
  • 출판사 : 책세상
  • 발행연도 : 2023년
  • 페이지수 : 397p
  • 청구기호 : 510.19-ㅂ942ㅎ
  • ISBN : 9791159319556

서평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손지훈

 

뭐니 뭐니 해도 건강이 최고다. 잘 먹고 잘사는데 건강이 최우선이라는 이 말을 많은 이가 동감할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우리의 건강 관리에 큰 도움을 준다. 어떤 음식이 몸에 좋고, 어떤 자세가 몸에 나쁜지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가 기존에 가지고 있는 의료와 건강이라는 분야에 대한 의식을 환기하는 글이다. 어떤 내용일까? 책의 제목과 부제를 보면 의학자 '히포크라테스'와 위선(hypocrisy)을 뜻하는 단어가 함께 사용되는데 이를 통해 현대 의학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 있음을 짐작게 한다. 책을 쓴 저자 둘 다 의사이며, 호주에서 의료 분야의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 훈장을 받은 저명한 자들이다.

책의 목차를 보자. 과잉 치료나 지나친 의료화, 예방의 중요성 등이 각 장에서 다뤄진다. 내용은 모두 의료계에서 일어나는 문제점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히포크라테스 선서의 서약을 바탕으로 문제들을 짚으면서 의료계가 올바른 방향으로 변화하길 촉구한다. 그리고 나와 같은 일반인은 이러한 문제 인식을 통해 어떻게 하면 환자 입장에서 올바른 의료적 결정을 내릴 수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는 책의 내용이 사회고발의 의미로 우리에게 문제의식을 환기하게 해준다는 데 의의가 있음을 뜻한다.

 

"놀랍게도, 의료의 약 3분의 1은 가치가 없고, 별도로 10퍼센트는 오히려 해롭다고 추정된다." -p16

 

의료계 종사자에 대한 시민들의 존중은 크다. 최근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그러한 마음이 더 커지기도 하였다. 그것은 그들이 아픈 이들에게 헌신하는 마음과 자세로 봉사하기 때문일 것이다. 한편으로는 존중이 큰 만큼, 그리고 사람의 생명과 건강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만큼 직업적 책임감, 윤리적 잣대가 엄격할 수밖에 없다. 그런 존중받는 의료계이기에 더더욱 이러한 문제에 관한 담론들로 자정되는 모습을 기대한다. 그것은 그들의 직업적 선택에 윤리적, 도덕적 소명 의식이 바탕이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또한 과학적 증거와 연구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할 의료 행위가 그렇지 못한 부분들이 많다는 점을 지적하는 저자의 의견과 근거는 충분히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책에 등장하는 의료 피해 사례는 다양하다. 오래전 이야기부터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최근 혹은 현재까지도 진행되고 있는 문제들이 등장한다. 통증 완화를 위해 처방된 아편 유사제와 거기에 연관된 거대 제약회사와 이를 승인하고 처방하는 의사, 환자를 위하는 선의에서 비롯됐으나 과학적 검증이 부족한 상태에서 진행되는 여러 시술과 처방, 나아가서 비정상의 범주가 확대되고 과잉 의료와 진단으로 발생하는 여러 손실과 파급은 우리가 평소 생각해 보지 못한 문제로까지 이어진다.

 

"상황은 더욱 이상하게 돌아가서 갑상선암이 한국에서 발생률 1위인 암이 되었다. 매년 4만 명이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고, 대부분은 젊은 사람들이었으며, 젊은 여성한테서 지나치게 많이 진단되었다. 참고로 다른 나라에서는 갑상선암이 가장 흔한 암 근처에도 못 간다. 그렇게 진단받은 사람들은 진단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듯이, 거의 모두가 갑상선 절제술을 받았다. (중략) 모든 사람의 약 3분의 1이 작은 갑상선암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으며, 그중 대부분은 결코 치명적이지 않고 다른 문제도 전혀 일으키지 않을 만한 것이다. (중략) 매년 갑상선암으로 사망하는 사람들의 수는 어떻게 되었을까? 정확히 동일하게 유지되었다. 치명적인 암의 유행은 없었고, 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 모든 검사는 시간 낭비였다." -P144~145

 

그렇다고 해서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가 전적으로 맞다는 것은 아니다. 책의 저자가 강조하는 부분도 자신의 결정을 과신하기보다 과학적 근거에 의해 판단하라고 강조한다. 그 말처럼 저자의 주장 또한 비판적인 수용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지만 초반에 언급했듯이 이 책이 가지는 가치는 의료와 관련된 문제의식을 환기하고 관련 종사자는 물론이고 환자인 우리 또한 이를 통해 의료에 관한 주체 의식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누구나 건강이라는 주제는 중요하다. 그렇기에 자신과 주변 사람을 위해서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앞서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걸맞게 행하지 못하는 사례를 많이 제시했지만, 의도적으로 의사를 향한 신뢰를 떨어뜨리려 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우리는 문제를 이해함으로써 바뀌어야 할 점에 집중할 수 있기를 희망하며 현대 의학의 문제를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더 많은 의사(와 환자)들이 의료의 진정한 혜택과 진짜 해로움을 과학에 근거해 이해할 때 얻는 '치유의 기쁨'을 경험했으면 좋겠다." -P307

 

저자 소개 (저자: 레이첼 부크바인더)

 

호주의 류머티스 전문의다. 현재 호주 국립보건의학연구소NHMRC 수석연구원이자 모내시대학교 역학 및 예방의학 교수로 있다. 류머티스학자이자 임상역학자로서 근골격계 질환과 관련된 광범위한 프로젝트와 임상 실습을 진행하고 있다. 60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하여, 전 세계 의학계에서 주목받는 의사이다. 2020년에는 역학과 류머티스학 연구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호주 국민훈장을 받았다.

 

저자 소개 (저자: 이언 해리스)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 의과대학 정형외과 교수이자 시드니대학교의 명예교수로 있다. 관절경 수술, 외상 및 골절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증거 기반 의학을 연구하고 있다. 30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2015년에는 정형외과학 분야에서 세운 공로로 호주 국민훈장을 받았다.

 

목차

 

히포크라테스 선서

들어가는 말

 

1장 무엇보다 해를 끼치지 말라

2장 과학이 중요하다

3장 과잉 치료

4장 온정과 공감

5장 나는 모른다

6장 탄생과 죽음

7장 문제 치료하기

8장 예방

9장 정상의 의료화

10장 치유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참고 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