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평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박지현
책 속 소제목 중 <‘교회에 오지 않으면 지옥에 간다’라는 말의 시초>와 같은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어릴 적 교회를 다닐 때, 어머니가 같은 종교를 믿지 않아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라는 말을 들었다. 나는 충격적인 그 말에 교회로 향하는 발걸음을 끊게 되었다. 이 책에는 그 당시 들었던 ‘왜?’라는 의문에 대한 답이 실려 있다. 간단하게 말하면 돈 때문이지만, 그 안에 얽힌 사람들의 역사를 보고 있으니 종교 그 자체로 향하던 불만이 다소 해소되는 듯하다.
일본 국세청에서 10년간 세무조사관으로 일한 이력답게, 저자는 종교의 흑역사를 돈(세금)에서 찾는다. 유대교, 기독교, 개신교, 불교, 이슬람교의 과거부터 현재를 시간과 돈의 흐름에 따라 볼 수 있다. 누구나 알고 있는 면죄부 판매 외에도, 유대인이 부를 쌓을 수 있었던 계기, 종교 포교가 아메리카 원주민의 90%를 소멸시킨 이유, 수많은 나라의 흥망성쇠까지 역사를 좌지우지하는 종교의 민낯을 볼 수 있다. 뉴스에서 단편으로만 보던 종교의 갈등에 대해 개괄적으로 설명해주기 때문에, 시사 상식을 필요로 하는 내게도 큰 도움이 되었다.
자비와 나눔을 강조하는 종교가 싸움의 불씨가 된 이유를 고찰하게 하는 책이다. 역사를 배워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과거를 통해 오늘을 반성하는 것인데, 종교에서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같은 갈등과 반목이 이어져오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이것이 종교 때문에 일어난 일이겠는가, 초기 종교의 가르침을 무시하고 본인의 이득을 위해 경전을 마음대로 해석하는 사람들의 문제이겠는가? 그 해답은 명료하다. 종교인이라면, 또 종교를 등진 사람이라면 초기 종교의 시작과 다짐을 되새기는 기회를 얻기 위해 이 책을 읽기를 추천하고 싶다.
♣ 저자 소개 (저자: 오무라 오지로)
일본 국세청에서 10년간 세무조사관으로 근무했다. 현재는 60여 권이 넘는 책을 출간한 일본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잡지, 라디오, TV프로그램 감수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는 자유기고가다.
학생 때부터 꾸준히 경제와 역사를 연구해 왔으며, 두 분야 모두에서 스테디셀러와 베스트셀러를 배출했다. 특히 역사 분야에서는 평범한 사람도 폭넓은 시각으로 세상의 흐름을 예측하도록 돕는 역사평론가로 평가받는다. 주로 부의 관점에서 바라본 인류의 발자취를 소개하며, 단순한 사실 나열이 아닌 복잡한 이해관계 속 숨겨진 역사의 민낯을 간결하고 흥미롭게 담아내려 고군분투한다.
주요 저서로는 《쩐의 세계사》를 비롯해 《세상을 바꾼 엉뚱한 세금 이야기》, 《돈의 흐름으로 읽는 세계사》, 《탈세의 세계사》 등이 있다.
♣ 목차
목차
들어가며 종교의 흑역사는 언제나 ‘돈’이 만들어 왔다
1장. 성경을 어기고 돈놀이를 시작한 사람들|유대교
2장. 신의 이름으로 비즈니스를 하다|기독교
3장. 세금을 두고 국가와 권력 다툼을 한 종교|개신교
4장. 나라 안 최고의 재벌이 된 사찰들|불교
5장. 수로 하나 때문에 400년간 싸운 종파들|이슬람교
6장. 종교 싸움에서 시작해 자원 싸움으로|현대의 종교 갈등
나오며 되풀이되는 역사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할까?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