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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전히 공룡시대에 산다
우리는 여전히 공룡시대에 산다
  • 저자 : 이융남 지음
  • 출판사 : 21세기북스
  • 발행연도 : 2023년
  • 페이지수 : 303p
  • 청구기호 : 476.7-ㅇ842ㅇ=2
  • ISBN : 9788950957568

서평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곽기용

 

<공룡>이라는 단어를 접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를까? 필자의 경우 너무도 유명한 티렉스와 <쥬라기 공원> 영화 그리고 Why 시리즈 만화책이 기억의 저편에서 솟아오른다. 공룡과의 첫 만남은 문구점에서 팔던 300원짜리 공룡 딱지였는데 원하던 티라노사우루스 딱지가 나오지 않아 섭섭한 마음을 why 공룡 책으로 달래 나날이 어렴풋하게 기억에 남는다.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는 백 가지가 넘는 공룡 이름들을 줄줄 외었으나 성인이 된 지금은 기억에 남는 공룡 이름은 몇 마리뿐인 것이 현실.. 서점에서도 공룡 이야기들은 어린이 책이 대다수이기도 하다. 그런 와중 공룡에 대한 최신 동향을 소개하는 <어른을 위한> 공룡 책을 발견하여 소개하게 되었다.

이융남 교수의 <우리는 여전히 공룡시대에 산다> 이다.

 

서가명강의 31번째 시리즈인 책은 전문적인 내용과 공룡에 대한 최신 동향으로 알차게 구성되어 있다. 전문적인 내용이 자칫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되지만 쉽게 알려주려고 애쓴 티가 군데군데 녹아 있다.

첫째로 책을 읽기 전 학문의 분류와 주요 키워드를 짚고 넘어갈 수 있다. 지구과학에서 조금 깊이 들어간 학문인 <고생물학>, 생소한 이론인 <단속평형설> 등 핵심적인 내용에 대한 설명이 상세하고, 둘째로는 저자의 <들어가는 글> 부분이 현실적인 부분을 담고 있어서다. 사실 이 부분을 눈여겨 읽는 독자는 그렇게 많지 않으나 저자의 안타까움이 느껴지는 대목을 짚고 넘어간다는 부분에서 의의가 있을 것이다.

 

새가 공룡에서 진화했다는 주장은 전 세계에서 보편적인 정설이 되어가고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 중고등학교에서는 이를 다루지 않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서점가에 출판된 공룡 책들을 보면 대다수가 유아용 그림책으로 채워져 있다. 전문서적이 아니더라도 교양서적으로 청소년들이나 일반인들이 읽을 수 있는 공룡 책은 극히 드물다.” (p. 13)

 

아마도 이것이 유아를 넘어서면 급격히 공룡에 대한 흥미와 관심이 떨어지는 이유일 것이다. 독자의 입장에서는 현실적인 씁쓸함을 느끼며 그 때문에 더욱 귀해진 이 책을 신중하게 넘겨보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되는데 1부에서는 상술한 <고생물학>이 어떤 학문인지와 특이한 생물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2부에서는 우리나라의 화석 이야기, 3부는 발굴 과정, 4부는 우리가 공룡시대에 살고 있다는 증거를 밝히는 과정이 이어진다.

고생물학에서 포유류들의 초창기부터 현재까지의 진화 과정을 살피는 파트는 꼭 읽어보길 바란다. 특히 코끼리 부분을 눈여겨보면 흥미로울 것이다. 코가 길어지게 된 이유인 진화 과정과 더붇어 코끼리가 옆으로 누워 자는 이유도 앞 내용과 연결해 설명한다. 코끼리는 흔히 죽을 때를 아는 동물이라고도 칭해지는데 이에 대한 이유도 다음과 같이 서술되어 있다.

 

코끼리가 옆으로 누워 자는 이유는 숨을 쉬기 위해서다. 코끼리는 흉막 공간이 없어서 쭈그리고 앉으면 숨이 막히기 때문에 누워 자는 것이다. 흔히 코끼리는 죽을 때를 안다고 말하는데 사실 죽을 때를 안다기보다 이가 다 닳아 없어져 더 이상 식물을 씹지 못해 죽게 되는 것이다.” (p. 62)

 

우리가 코끼리에 대해 아는 건 거대한 덩치에도 불구하고 초식을 하며 멋진 상아를 가지고 있다는 정도다. 그 속에 숨겨진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아보며 엉뚱한 생각을 해 볼 수도 있다. 그럼 양치질을 잘 시켜 주고 코끼리 전용 치과를 만든다면 오래 살지 않을까? 하는..

 

아울러 책을 읽으며 느낀 점은 <공룡>이라는 주제에서 우리나라가 매우 선진적인 부분과 실망스러운 모습이 공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화호 남측 공룡 집단 산란지에서 공룡알이 무더기로 발견되자 문화재청은 해당 지역 모두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했다고 한다. 당시 정부의 경제개발 계획이 진행 중인 곳의 중심부였는데도 말이다. 우리나라가 얼마나 화석 보호에 진심이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런 빛나는 정신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자연사박물관이 없다. 이는 문화유산 보호에는 많은 관심을 기울였지만 화석 등의 자연유산 보호와 수집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기 때문이다.

 

현재 예산이 없어 자연사박물관을 못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박물관에 전시할 표본이 없어 자연사박물관을 못 만들고 있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이다.” (p.148)

 

점차 관심이 증대되고는 있으나 이런 명확한 한계점은 추억 속 공룡을 좋아했던 한 사람으로써 매우 안타깝게 느껴진다. 뒤늦은 출발이라고는 해도 관심에서 멀어진 것보다는 나을 터.. 아이들의 손을 잡고 공룡 책을 빌리러 온 학부모들이 있다면 이 책도 같이 빌리기를 권한다. 너 그거 아니? 하고 아이들과 이야기할 신기한 이야깃거리부터 공룡의 현실이 녹아들어 있는 전문적이고 쉬운 내용들이 풍성하기에..

 

 

저자 소개 (저자: 이융남 )

 

땅속에 묻힌 생명의 시간을 복원하는 고생물학자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로 한국 최고의 공룡 전문가다. 국내를 넘어 아시아 공룡 연구의 최전선에 있는 고생물학 연구팀을 이끌고 있다. 연세대학교에서 지질학을 전공했고, 동 대학교 대학원에서 고생물학 석사학위를, 미국 댈러스 서던메소디스트대학교에서 척추고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스미스소니언 국립자연사박물관 초빙 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박물관 관장을 거쳤으며,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대한민국 1호 공룡박사로 불리며 한반도 최초의 뿔공룡 코리아케라톱스와 반수생 신종 공룡 나토베나토르를 발굴해 세상에 알렸다. 이 외에도 한국-몽골 국제공룡탐사 프로젝트의 탐사대장으로 고생물학계 난제였던 데이노케이루스의 정체를 밝히는 등 공헌을 인정받아 한국과학기자협회 올해의 과학자상과 대한민국학술원상을 받기도 했다.

MBC 다큐멘터리 <1억년: 뿔공룡의 비밀><공룡의 땅>에 참여했고, 강연 및 출판 등 공룡과 고생물학의 대중화에 힘쓰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공룡학자 이융남 박사의 공룡 대탐험, 지구인도 모르는 지구(공저) 등이 있다.

 

목차

 

이 책을 읽기 전에 학문의 분류

주요 키워드

들어가는 글 진화의 줄기로 촘촘히 엮는 생명의 연대기

 

1부 우리는 모두 경이로운 진화의 산물이다

땅속에 묻힌 38억 년 생명의 시간

대륙의 이동은 끝나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생명은 진화한다

우리는 어디로부터 왔는가

Q/A 묻고 답하기

 

2부 잊혀진 낙원, 한반도의 비밀을 풀다

한반도에 축적된 귀중한 자연 유산

공룡 발자국과 함께 걷다

중생대 화석이 들려주는 놀라운 이야기

동해가 가져온 신생대의 시간

Q/A 묻고 답하기

 

3부 공룡, 발굴과 복원으로 다시 깨어나다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 떠나는 사람들

뼛조각으로 맞추는 과거의 퍼즐

공룡에게는 국경이 없다

첨단 기술로 추적하는 멸종된 생명체들

Q/A 묻고 답하기

 

4부 지금도 우리 곁에는 그들이 산다

최초의 깃털로부터 발견한 진화의 열쇠

공룡과 새, 같거나 혹은 다르거나

조류의 정의를 다시 세우다

아직 공룡시대는 끝나지 않았다

Q/A 묻고 답하기

 

나가는 글 누구나 공룡 이름을 외우던 시절이 있었다

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