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보다 중요한 가치가 있다는 데에 많은 이들이 동의하지만, 경제적 문제가 얽힌 상황에서 누구나 쉽게 편견에 사로잡힐 수 있습니다. 특히 요즘의 인터넷 문화에서는 일부 어른들의 잘못된 말과 생각에 어린이들이 무방비로 노출되기도 합니다. 사는 곳, 부모님의 직업으로 계급을 나누거나, 돈이 많으면 뭐든 해결할 수 있다는 그릇된 믿음이 바로 그것입니다. <지은이네 아파트 놀이터는 아무나 못 들어간대요>는 이런 현실을 반영하며 우리 일상에 스며든 경제적 차별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화입니다.

주인공인 나연이는 입주민이 아니면 놀 수 없는 아파트 놀이터를 보며 마음이 불편합니다. 아버지의 직업을 듣고 나서부터 자신에게 냉랭하게 대하는 지은이를 대할 때, 고심 끝에 고른 생일 선물을 받은 미리가 실망하며 “친한 친구일수록 비싼 선물을 줬어야 한다”고 말할 때도 그렇습니다. 자신이 사는 이화마을도, 아버지의 직업도 좋아하지만 괜히 주눅이 들고 속상합니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초란과 농사에 관심을 가지는 윤아와 대화를 하면서 마음을 나누는 것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지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과 경제적인 능력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의 전부는 아닙니다. 우리는 모두를 놀라게 할 특별한 재능이 있을 수도 있고, 누구도 가지지 못한 따뜻한 마음으로 위로와 감동을 줄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가 제각각 특별한 존재라는 것이지요. 상대방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존중하고, 진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여러분이 되길 바라며 이 책을 추천합니다.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이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