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 평

책의 제목과 표지를 보면 어떤 내용일 것 같나요?

다정한 할머니와 손녀의 다툼과 화해? 아니면 할머니와 함께 사는 가족의 이야기? 책의 표지를 보고 내용을 예상했다면, 아마 거의 대부분이 짐작도 못한 내용이었을 거예요.

‘알파 세대’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어린이들의 삶에 인터넷과 스마트폰은 필수 조건이 되었고, 미디어에서는 연일 유튜버들과 아이돌 가수들이 화려한 모습을 하고 등장합니다. 주인공 혜지도 미디어에 비춰지는 ‘여자’의 모습을 바라보며 날씬하고 예쁜 모습을 유지하는게 ‘자기 관리’라고 생각하지요.

혜지는 눈썹을 그리고 오라는 준호의 강요와 돌아가신 줄 알았던 할머니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혼란의 소용돌이를 걷게 됩니다. 준호의 강요와 놀림이 자신을 좋아해서 그런 것이라는 어른들의 말 속에 막막함을 느끼면서, 점점 알게 되는 할머니의 비밀에 알 수 없는 동질감을 느끼기도 해요. 어쩌면 우리는 서로 눈치채지 못했지만 함께 이어달리기를 하고 있는게 아닐까요? 계속해서 달리고 있는 우리들에게 이 책은 혼자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있는 듯 합니다.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이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