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 평
마트에서 모든 걸 살 수 있는 지금과는 달리 예전엔 정육점에 가야만 고기를 살 수 있었습니다. 그때, 고기에서 빠지는 핏물이 샐까봐 꼭 신문지에 한번 더 싸주곤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책의 그림들이 신문지와 콜라쥬 된 것은 그런 기억을 되새기고자 한 듯 합니다.
손님들에겐 한없이 상냥하고 친절하며 모든 얘기를 다 들어주는 엄마지만 365일 닫는 날 없이 장사하는 정육점 탓에 은정이는 엄마와 이야기 한 번 나누기가 어렵습니다. 섭섭하고 화난 마음에 배달 심부름까지 해야 하는 날이면 고기가 든 봉투가 터져라 휘두르며 화풀이를 하고 맙니다. 배달받은 손님에게 원성 가득한 전화가 와도, 가시 돋친 미운 말들로 말대꾸 할 때도 엄마는 야단 한번 치지 않고 은정이를 보듬어줍니다.
이 책은 병든 엄마와의 이별을 준비하며 철없던 시간을 고백하고 고맙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 쓴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입니다.
아이들이 엄마와 할머니의 사랑을 들여다보고, 이별하게 되는 상황에 갖게 되는 감정들도 생각해 볼 수 있는 투박하지만 따뜻한 책입니다.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강예진
⊙ 저자소개
저자 : 권은정
홍익대학교 회화과, 성균관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했습니다.정릉종합사회복지관, 강북삼성병원 정신과에서 미술 프로그램을 담당했으며 지금은 미술 공간 '해우'에서 모두가 그림으로 어우러질 수 있는 미술 교실을 펼치고 있습니다. 『수다쟁이 미술 선생님의 점ㆍ선ㆍ면 놀이』, 『예술가들이 사는 마을』 시리즈 중 『브뢰겔, 세잔, 신사임당』의 미술 놀이 부분을 썼고 『남극으로 가는 지하철』 기획을 맡아 구성했습니다.
⊙ 목 차
목차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