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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된 유죄
아주 오래된 유죄
  • 저자 : 김수정 지음
  • 출판사 : 한겨레출판
  • 발행연도 : 2020년
  • 페이지수 : p
  • 청구기호 : 337.2-ㄱ791ㅇ
  • ISBN : 9791160404418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이 정

 

이달의 추천도서를 고르기 위해 여러 권의 책을 뒤적거릴 때 유독 이 책에 눈이 가면서도 끝까지 추천할지 말지를 많이 망설였다. 손에 집는 순간 완독했고, 마음이 아팠고,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보고 공감하고 느끼기를 원했지만, 내가 서평을 쓰기가 싫었기 때문이다. 마음이 무거웠다. 불편했다. 외면하고 싶은 이 불편함을 서평을 쓴다고 오랫동안 느끼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김수정 변호사는 호주제 및 낙태죄 위헌 소송의 대리인이며, 20여 년간 성폭력·가정폭력 피해자와 이주여성 등에 대한 법률 지원을 꾸준히 해왔다. 이 책은 저자가 지난 20여 년간 여성 문제와 관련하여 변론한 기록이다. 우리 사회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이 자신들의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법적으로 보장받기 위해 국가와 사회, 동료와 시민들을 상대로 어떻게 투쟁해왔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사정들을 충실히 담고 있다. 그리고 과연 법은 여성의 편인지, 왜 법은 현실이 요구하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에서는 n번방 사건, 웰컴투비디오 사건, 직장 내 성희롱 등 여성 대상 성범죄에 대해서, 2부에서는 가정폭력에 대해 이야기한다. 가정폭력으로 도망쳐 나온 여성이 끝내 또 다른 남자에게 맞아죽고, 죽어서도 이혼하지 못한 채 폭력의 가해자에게 조롱당해야 했던 원통한 사연, ‘가난한 나라에서 왔다는 이유로 폭행당하고 성매매 업소로 팔려나가도 품행이 단정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국적 취득조차 할 수 없었던 이주 여성의 이야기 등 가족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들리는 비명을 외면하는 우리 사회의 위선을 고발한다.

 

3부에서는 여성의 몸, 여성의 자궁에 관해 이야기하며 여성의 임신 중단 권리를 절실하게 요구하고, 4부에서는 앞서 밝혔던 문제에서 더 나아가 보다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여성 인권에 관한 이슈들-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 문제, 미군 기지촌 위안부 문제, 군대 내 성폭력·성차별 문제, 여성 노동 문제-에서 은폐되고 지워진 여성 인권 현실의 부당함을 낱낱이 밝힌다.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태어나는 것 자체가 죄인이란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너무 구시대적 발언이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세상이 바뀌고 있다 했지만 과연 그럴까? 우리는 여전히 여성으로서 늘 긴장된 삶을 살고 있고 작은 권리 하나도 싸워 이겨 얻어내야 하고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외로운 투쟁을 반복해야 한다. 특히 이 책에는 그저 살아남고자 했던 여성들의 간절한 목소리가 들어있다. 이제는 외면하고 싶었던 불편한 진실을 마주보아야 할 때이다.

저자 소개 (저자: 김수정)

법무법인 지향 구성원 변호사. 두 딸의 모자란 엄마로 주업은 작은 로펌의 월급쟁이. 호주제 및 낙태죄 위헌 소송의 대리인, 한국여성의전화연합 전문위원, 이주여성인권센터 법률지원단으로 20여 년간 성폭력 가정폭력 피해자, 이주여성 등에 대한 법률 지원을 꾸준히 해왔다. 세상을 바꾸지는 못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들 곁에서 손잡아주는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자 했고, 앞으로도 되고 싶은 열혈 변호사. 지은 책으로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공저)가 있다.



 

목차

추천의 말

프롤로그- 법은 여성의 편인가

 

1부 단지 그대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뜬눈으로 영상 지우며 여자는 날마다 죽었다 - 일상이 지옥이 되는 디지털 성범죄

저항하다 처벌당한 피해자의 56년 만의 미투 - 혀 절단으로 방어한 성폭력 재심 청구 사건

그녀는 왜 임용 10개월 만에 죽음을 택했나 - 직장 내 성희롱이 불러온 죽음과 공무재해

15세 소녀는 왜 성매매 범죄자가 되었나 - 아동·청소년 대상 성착취와 자기결정권

조주빈들을 키운 사회적 자양분 - 26만이라는 충격, 텔레그램 n번방 사건

 

2부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들리는 비명

죽어서도 조롱당한 죄 많은여자 - 가정 내 여성에 대한 지독한 폭력

호주제 폐지 후 정말 큰일이 났는가 - 동등하게 가족을 구성할 권리

낳아놓고 부정하는 아빠들을 추적하다 - 배드파더스 초상권 침해 주장 사건

감히 한국 남자와 만나고 헤어진 죄 - 법정에서의 결혼 이주 여성 잔혹사

 

3도구로만 존재하는 여성의 자궁

여성의 고통은 외면하며 생명권을 말하는 위선 - 여성의 건강과 권리를 위협하는 낙태죄

여성들에게도 빵과 장미를 - 계속되는 낙태죄 처벌의 위협

낳는 것도 키우는 것도 허락되지 않았다 - ‘주홍글씨를 달고 살아가는 미혼모의 권리

간절한 목소리 내 아이를 찾아주세요” - 여성과 아동의 권리는 없는 입양제도

국가와 자본이 자궁에 침투할 때 - 법 밖에 방치된 대리모와 난자 체취 문제

 

4부 용서받은 자들 뒤에 용서한 적 없는 이들

2000년 도쿄 여성국제전범법정을 기억하다 -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 문제

생존자 박 언니’, 증언자가 되다 - 미군 기지촌 위안부 국가배상 소송

대한민국은 여성을 징병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 군대 내 성차별과 성폭력

코로나 시대에 평등한위기는 없다 - 조용히 치워지는 여성 노동자

여성으로 살고, 죽고, 싸우다 - 여성 노동자 탈의 투쟁과 수지 김사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