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김수진

광장 분수대 앞 수리점은 저녁 6시가 되어야 문을 열어요. 하늘이 어두워지면 동네 사람들은 저마다 수리하고 싶은 것을 가지고 가게 앞으로 모이죠. 삐걱삐걱 소리가 나는 의자를 가지고 오기도 하고요, 자꾸 김이 서리는 거울을 가져온 사람도 있어요. 물건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이름을 고치고 싶은 사람도 있고, 자꾸만 나오는 방귀를 고치고 싶은 사람도 있는걸요.

친구들과 숨바꼭질하던 소이의 눈에는 수리점 앞 어른들이 이상해 보여요. 삐걱거리는 의자는 소리가 재미있고, 김이 서리는 거울은 그림 그리기 딱 좋은걸요! 하지만 뭐든 고쳐주는 수리점이라고 하니, 소이의 물건도 고쳐줄지도 몰라요. 소이는 어떤 물건을 고치고 싶을까요?

소이의 시선에서 보는 어른들의 물건은 따분하기만 해요. 어른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수리를 원하지만, 소이의 눈에는 수리 전의 모습이 더 좋아 보여요. 아이의 시선에서 수리점은 물건을 엉뚱하게 고쳐주는 엉뚱한 수리점인 거죠. 어른들의 눈에는 소이의 생각이 엉뚱할지도 몰라요. 각자의 시선에서 엉뚱한 물건, 엉뚱한 생각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