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서다정
여러분들은 지금의 답답한 현실을 벗어나도록 도와주는 업체가 있다면
이용하실 건가요? 지금 소개해 드릴 책, 「가짜 가족」에서는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빚만 지는 부모, 친구의 드론을 고장 내고 거짓말한 찬영이. 찬영이네 가족은 '야반도주'라는 업체를 만나 현실에서 도망갑니다. 대신 현실의 모든 짐과 권리를 다 포기해야 합니다. 거기선 정해진 일만 하면 돈도 벌고 편하게 살 수 있답니다. 하지만 신분증, 여권도 없어 여행을 갈 수도 없고, 동네에는 아무도 살지 않습니다. 주어진 업무는 뭔지 모를 반죽을 치대는 일인데 할수록 기운이 빠져서 이곳의 삶은 갈수록 힘들어지기만 합니다.
하루는 예전이 그리운 찬영이 앞에 '야반도주' 팀원이 나타나 찬영이의 친구 김소명에 대한 비밀을 묻습니다. 야반도주 팀원과 옥신각신하는 과정에서 찬영이는 잠시 현실로 돌아갈 수 있었는데 현실 세계에서는 찬영이 가족과 똑같이 생긴 가짜 가족이 본인들 행세를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삶은 너무 달랐습니다. 성실히 일하며 빚 갚으려 노력하고, 친구에게도 신뢰를 얻어 사람들이 모두 좋아했습니다. 알고 보니 '야간도주' 업체는 저승에서 죄를 씻고 구원받길 원하는 영혼들과, 인간 자리를 싫어하는 이들의 삶을 바꿔주는 업체였습니다. 찬영이네 가족의 자리가 그들에겐 가장 인기였습니다.
"저승은 모든 게 갖춰져 있어서 이룰게 없거든.
아무것도 하지 않으니까 성취감도 없고 뿌듯함도 없어.
기쁜 일도 없고 행복한 일도 없고 만족스러운 일도 없지.” (136p)
알고 보니 찬영이네가 하던 일은 가짜 가족에게 줄 그들의 피부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삶에 후회를 느낀 찬영이네는 작전을 짭니다.
피부를 천천히 만들기로요. 가짜 가족들의 피부를 완벽히 재현하지 않으면 사람들에게 티가 나서 큰일 나거든요.
작전에 성공한 찬영이네는 다시 현실로 복귀하게 됩니다. 그리고 다짐합니다. 앞으론 주어진 삶에 도망가지 않고 최선을 다해 극복하며 살겠다고요.
그러다 보면 새로운 길이 생긴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됩니다.
당장 눈앞의 일이 어렵고 답답해 도망가고 싶으시죠? 도망만 가면 모든 일이 해결될까요? 모든 것을 쉽게 해결하면 인생이 재미있을까요? 이 책과 함께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감당하고 책임질 수 있는 어른이 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저자 소개
이귤희
동화를 쓰는 게 저에게는 여행과도 같아요. 처음 만난 아이들과 놀이터, 낯선 골목과 상점. 그들의 얘기를 만들다 보면 여행은 어느새 끝이 납니다. 아쉽지만 괜찮아요. 전 또 여행을 떠날 거니까요. 여러분도 제가 만난 아이들과 함께 멋진 여행을 떠나길 바랄게요. 지은 책으로 《터널, 시간이 멈춘 곳(2017 대산창작기금 선정작)》, 《고양이 섬(2020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 선정작)》, 《특종 전쟁 1,2》, 《다락방 외계인(2021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로봇 벌 알파》, 《가짜 가족》 등이 있습니다.
목차
이번 생은 망했어!_7
새 인생_22
야반도주_33
즐거운 우리 집_43
직장_54
놀고먹기_64
보물 상자_76
탈출_89
가짜 가족_97
바꿔치기_109
맞짱_120
야반도주의 정체_133
판결_145
뒤치다꺼리_154
알 수 없는 인생_1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