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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이강의 다리 위에 조선인이 있었네
콰이강의 다리 위에 조선인이 있었네
  • 저자 : 조형근 지음
  • 출판사 : 한겨레
  • 발행연도 : 2024년
  • 페이지수 : 312p
  • 청구기호 : 911.06-ㅈ698ㅋ
  • ISBN : 9791172131166

서평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정다은

 

죽음의 철도라고도 불리는 콰이강의 다리는 우리에게 영화 제목으로 더 친숙하게 다가오는 듯하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은 태국-버마 철도 건설을 계획하여, 포로 감시원으로 조선인들을 강제 동원하였다. 조선인들은 일제에 희생된 피해자이지만 일본군이 내린 명령에 따라 폭력을 행사하여 가해자가 되었다. 실제로 한 영국군 포로는 조선인이 행했던 참상을 떠올리며 아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조선인조차 언급되지 않았고, 이 밖에도 우리가 마주해야 할 많은 진실들이 가리어졌다.

 

<콰이강의 다리 위에 조선인이 있었네>19세기 말에서 20세기 중반의 얽히고설킨 역사적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영화, 문학 작품,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며, 이야기 속에서 역사적 통찰력을 흥미롭게 펼친다. 이 중 하나의 에피소드로 일제에 희생되었던 대표적 인물, 만주국의 유명 스타 리샹란이다. 그녀는 야마구치 요시코로 일본인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만주국의 영화에 출연하고 가수로도 활약했지만 종전 후 사형선고를 받게 된다.

 

이들이 각각 선택한 삶에 대해서 후세의 우리는 나름대로 평가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 하나는 분명하다. 식민지에서 자유로운 이는 아무도 없었다. (본문 115P.)

 

저자는 역사라는 것이 흑과 백으로, 극명하게 나뉜다고 바라보지 않는다. 전쟁의 참혹함과 함께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역사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성찰하게 만든다. 승리와 실패보다는,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역사적 사건을 타자화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아야 함을 강조한다. 현재 우리는 역사와 연루되어 있는 개인임을 명료하게 언급하고 있다.

 

참전으로 고통받은 이들을 연민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힘들고 가난한 시절, 먹고 살려고, 가족을 도우려고 많은 젊은이들이 그 전쟁에 나섰고 피를 흘렸다. 침략 전쟁이라는 걸 알고 간 이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사정을 몰랐다는 말이 변명이 될 수 있을까? 타자에게 입힌 상처를 기억할 때만 우리가 입은 상처를 보듬을 수 있다. 그 균형을 잡기 전까지는 상처는 아물지 않는다 (본문 145-146p.)

 

우리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역사적 사건들에 대해 책임을 다하고 있을까? 또는 무엇을 기억하고 있을까?에 대해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선택적 기억 속에 머물러 현재를 보지 못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과거와 현재 우리는 연결된 존재로, 역사와 연루되어 있고, 이에 따른 책임이 있다. 우리는 가슴이 서늘해지지 않도록, 역사가 후퇴되는 일이 없도록, 역사를 기억하며 지켜나아가야 한다.

저자 소개 (저자: 조형근)

 

늦은 나이에 대학 교수가 되었으나 적성을 찾아 사직하고, 파주 교하의 협동조합 책방에서 집필과 강연에 전념하고 있다. 동네살이의 일환으로 합창단과 미얀마연대 활동에도 참여 중이다. 제국과 식민지 사이를 헤쳐나간 사람들의 삶, 사랑과 상처에 관심을 기울여온 사회학자이자 역사사회학자이기도 하다. 저서로 우리 안의 친일》 《나는 글을 쓸 때만 정의롭다》 《키워드로 읽는 불평등사회, 공저로 근대주체와 식민지 규율권력》 《식민지의 일상》 《제국일본의 문화권력등이 있다.

 

목차

 

서문

 

1. 역사의 후퇴 앞에서 리샹란을 생각하다

2. 너의 이름은, 기억함으로써 잊는 것

3. 콰이강의 다리 위에 조선인이 있었네

4. 카스바에서의 망향, 자기 연민의 서사를 넘어서기

5. 한국인을 혐오한 어떤 서구인 이야기

6. 세계 일주의 꿈, 돌아와서 만나는 나

7. 에레나를 아시나요?

8. 서구의 시선이 동양 여성을 그릴 때

9. 과학이 우리를 구원할까?

10. 압록강을 건넌 의사들

11. 재난의 공동체, 무정과 동정을 넘어

12. 식민지에도 스타는 탄생하는가?

13. 사할린 한인, 나의 나라는 어디인가?

14. 혁명과 사랑의 이중주

15. 레니 리펜슈탈, 무지한 아름다움은 무죄일까?

16. 작은 사람은 어떻게 성숙해질까?

17. 사운드 오브 뮤직너머 들리지 않는 이야기

18. 별 없이 걸었다 캄캄한 식민의 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