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최혜미
5학년 1반의 반장 조윤서는 친구들로부터 ‘조관순’이라는 별명으로 불립니다. 시작은 유관순을 닮았다는 남자애들의 놀림이었는데요, 여자애들이 ‘잘못된 일에 물불 안 가리고 맞서서’, ‘절대 모르는 체하지 않아’라는 이유로 동의했기 때문이죠. 한쪽은 장난으로, 한쪽은 호감을 담아 부르는 별명은 삽시간에 소문이 나 이름보다 별명으로 더 많이 불리게 됩니다.
“할 수 있는 건 뭐든 해 봐야지. 참고만 있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아.”
이 문장은 제가 이 책에서 가장 좋아하는 구절이자, 윤서의 성격을 가장 잘 드러내는 문장입니다. 옳은 것이 있다면, 참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보는 것. 정말 어렵지만, 용기 있는 일이지요. 그렇지만 다시 생각해도, 정말 어려운 일이에요. 책 속 윤서가 겪었던 ‘테라스 사건’을 들여다보면요.
윤서를 포함한 5학년 친구들을 학교에 새롭게 생긴 휴게 공간인 ‘테라스’에서 6학년 학생들에게 느닷없이 쫓겨나는 일을 겪습니다. 마침, 운동장 사용에도 부당한 대우를 종종 당했던 경훈과 친구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여기에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는 친구 아영이 모여 셋은 잘못된 일을 바로잡으려 행동합니다. 5학년 담임선생님, 6학년 선생님, 학생회 부회장, 학생회장까지! 차례로 찾아 이 문제를 이야기하지만,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습니다. 사실, 이렇게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무관심한 반응을 받으면 덜컥 겁이 나거나 허탈감이 들만도 한데요. 우리의 윤서는 ‘조관순’이라는 별명답게 굴하지 않고, 문제 상황을 직면하며 옳은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침묵 시위’라는 평화적인 방법과 친구 아영의 유튜브 업로드 등을 통해, 점차 뜻을 함께 이어가는 친구들이 늘어가는데요.
과연, 윤서와 5학년들은 ‘테라스’와 ‘운동장’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요? 문제의 시작에서부터 해결 과정까지 책에서 손을 떼지 못하고 한 번에 읽었던 「조관순, 학교를 뒤집다」! 여러분과 함께 읽고, 이야기도 나누고 싶습니다. 적극 추천드려요!
저자 소개
박상기 (글)
2013년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에 청소년소설이, 201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며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눈높이아동문학상, 황금도깨비상, 비룡소 역사동화상 등을 받았다. 늘 엉뚱한 상상에 빠지면서도 주변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 『우린 세계최강입니다』로 제4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대상을 받았으며, 지은 책으로 청소년소설 『옥수수 뺑소니』, 『내 몸에 흐르는 뜨거운 피』, 『가출 모범생 천동기』와 동화 『바꿔!』, 『도야의 초록 리본』, 『고양이가 필요해』, 『백제 최후의 날』, 『기적의 분실함』 등이 있다.
이영림 (그림)
그림책이 좋아 그림을 따라 그리기도 하고, 이야기 너머를 상상하던 어린이였습니다. 지금은 ‘오늘의 놀이는 무엇으로 시작할까’ 생각하며 입꼬리가 실룩대는 어른이 되어 그림도 그리고 이야기도 만들고 있습니다. 쓰고 그린 그림책으로 『달그락 탕』 『대단한 아침』 『가방을 열면』 『내 걱정은 하지 마』 등이 있고, 그린 책으로는 『날마다 만 원이 생긴다면』 『아드님, 진지 드세요』 『최기봉을 찾아라!』 『댕기머리 탐정 김영서』 『어느 날 걱정나무가 뽑혔다』 등이 있습니다.
목차
1. 조관순의 탄생
2. 쫓겨난 5학년
3. 선생님들
4. 전교 학생회
5. 침묵시위
6. 공약 제외
7. 불길한 예감
8. 불려 다니는 윤서
9. 교장 선생님과의 만남
10. 학생 회의
11. 학교폭력 전담 기구
12. 시간이 흐른 뒤에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