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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잉
플라잉
  • 저자 : 임재한 지음
  • 출판사 : 어크로스
  • 발행연도 : 2023년
  • 페이지수 : 280p
  • 청구기호 : 558.301-ㅇ986ㅍ
  • ISBN : 9791167741134

서평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손지훈

 

코끼리는 날려고 하지 않고, 고래는 육지를 걸어 다니려 하지 않는다. 당연해 보이는 말이지만 인간은 이 당연함을 거스른다. 인간의 몸으로 할 수 없는 것들을 해내려 한다. '어째서 인간은 날려고 할까?'도 궁금하지만, 이 책은 '어떻게 인간이 날 수 있을까?'에 관한 책이다.

 

이전에 한 번 소개한 날개 위의 세계가 비행하는 ''에 대한 경이로운 감상이라면, 플라잉은 비행하는 '인류'의 흥미로운 과학 일지다. 저자는 다큐멘터리 <항공 사고 수사대>를 보고 비행기에 푹 빠지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에 비행기에 관한 관심은 저자를 항공우주 엔지니어라는 직업과 비행기에 관한 글을 적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그 결과물 중의 하나가 책 플라잉이다. 비행기가 작동하는 다양한 원리와 배경을 쉽고 재밌게 전달한다는 점이 책의 가장 큰 장점으로 보인다. 관련 지식이 전혀 없는 나와 같은 이들도 쉽게 끄덕이며 책을 읽어 나갈 수 있다.

 

가령 우리가 물속에서 팔과 다리를 젓는 데는 물 밖보다 큰 힘이 들어간다. 이러한 우리 주위 일상의 이야기로 비행에 발생하는 공기 저항을 설명한다. 어디선가 들어봄 직한 '콩코드 여객기', '보잉747' 등 비행기 모양이나 크기의 변천사에 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이 외에도 저자가 복잡한 원리를 그림으로 그려 쉽게 설명하는 부분도 이해에 큰 도움이 된다. 덕분에 '대체 뭐라는 거야?'와 같은 자조적인 말을 하지 않을 수 있다. 그렇게 책을 읽다 보면 어쩐지 과학 이야기를 재밌게 느끼는 스스로를 기특해할 기회도 주어진다.

 

공기 분자들이 이리저리 밀리는 이 상황은 출퇴근길 만원 지하철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꽉 찬 지하철에서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사람들이 타고 내리는 흐름에 떠밀려 다닐 때가 있다. 이때는 시선을 핸드폰에 고정하고 있어도 몸의 밀림에 따라 '사람이 많이 타는구나', '많이 내리는구나' 하고 알 수 있다." -p.27

 

많은 책 중에 <플라잉>이 눈에 들어온 이유가 있다. 최근 일어난 참사 때문이었다. 그런 일은 마주하고 있기 힘들다. 고통스럽다. 하지만 많은 사람의 관심이 필요하다.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 비행기에 관한 책을 읽는다고 무언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나는 알고 싶었다. 비행기란 무엇이고, 어떻게 작동하는지. 왜 번개가 내리치고, 태풍이 불어닥치는지 궁금해하듯이 말이다. 책의 후반에 다다르면 자동화된 비행 시스템에 관한 이야기와 그에 따른 문제도 나온다. 기술은 계속 발전하지만, 그만큼 새롭게 신경 써야 할 문제들도 함께 등장한다. 인류의 비행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추락을 수정해 나가는 일이 될 것이다. 그러니 추락을 막기 위해서는 비행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아니라 과학 교양서로서도 탁월하기에 책을 추천한다.

 

저자 소개 (저자: 임재한)

 

항공우주 엔지니어로 KAIST 항공우주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항공기 관제시스템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논문 내쉬균형 기반 분산형 자율운행 항공교통관제시스템으로 2019 항공우주논문상 최우수상을 수상했으며, 대학 졸업 후 드론의 자동 비행 알고리즘을 설계하는 엔지니어로 일했다. 현재 텍사스대학교 오스틴캠퍼스(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비행기 덕후이기도 한 작가는 블로그에 항공과 과학에 관한 글을 쓰기 시작해서 비행기를 공부하는 공학자의 길로 들어섰다. 글쓰기 플랫폼인 브런치, 더퍼스트미디어, 과학 잡지 SEASON등에 항공과학 칼럼을 기고했으며, 거대한 항공기에 숨어 있는 작은 과학적 원리들을 쉽게 풀어내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면서 꾸준히 글을 써 나가고 있다.

 

목차

 

 

프롤로그: 비행에도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PART 1 바람: 공기가 없다면 하늘을 날 수 없다

1 비행기 코가 둥근 이유 _공기저항

2 그런데 전투기 코는 왜 뾰족할까? _충격파

3 음속을 돌파하면 일어나는 일 _엔진 노즐의 과학

4 태양보다 뜨거운 공기를 피하는 법 _공기의 열기

5 비행기를 쫓아다니는 구름의 정체 _공기의 냉기

6 코는 둥글게, 꼬리를 뾰족하게 _유선형

 

PART 2 : 하늘을 날기 위한 재료 구하기

7 혹등고래와 골프공의 공통점 _난류 사용법

8 엔진은 왜 점점 크고 무거워질까? _추력과 연료

9 조종사를 괴롭히는 힘 _G-포스

10 영원한 낙하 _중력 사용법

11 우주에 닻을 내리는 방법 _무중력 사용법

 

PART 3 비상: 날기 위해서 우리가 해결해온 과제들

12 아무것도 없는 하늘에서 상하좌우 구분하기 _관성

13 나는 도대체 어디쯤 있는 걸까? _관성항법장치

14 승객, 조종사, 비행기의 각기 다른 속도_비행 속도의 개념

15 날개는 왜 두 개로 충분하지 않을까? _꼬리날개와 정적 안정성

16 원하는 좌석에 앉기 위해 치르는 비용 _무게중심

 

PART 4 기술: 더 멀리, 더 빠르게, 더 안전하게

17 항로를 개척하는 두 가지 전략 _비행의 경제성

18 음속이 가른 두 비행기의 운명 _초음속의 비용

19 비행기가 대양을 건너기까지 _엔진 개수의 비밀

20 이륙 중 엔진이 고장 난다면? _비상이륙정지

21 인간의 의도를 읽어내는 기계 _자동조종과 안전

 

참고 문헌

사진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