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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고 권하는 일을 합니다
고르고 권하는 일을 합니다
  • 저자 : 안승배 지음
  • 출판사 : 좋은땅
  • 발행연도 : 2023년
  • 페이지수 : 187p
  • 청구기호 : 670.4-ㅇ217ㄱ
  • ISBN : 9791138823371

서평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곽기용

 

우리는 살면서 수없이 추천받고 추천하며 살아가고 있다. 감명 깊게 읽은 책부터, 본인이 유용하게 쓴 물건들, 맛있게 먹은 음식이나 식당들까지 추천하지 않는 분야가 없고 전달하고 싶은 정보라면 무엇이든 추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작금의 추천은 두 가지 큰 특징이 있다.

<추천> 에 대해 전문가보다 일반인이 추천하는 비중이 훨씬 높다는 점이 첫째, 이런 것도 추천한다고? 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전혀 뜬금없는 무언가를 추천하는 것이 둘째다. 두 번째는 호불호가 명확히 갈리기에 사람이든 도구든 어떤 무언가든 좋아요! 보다는 싫어요! 라고 말할 사람이 많으리라그렇다면 남들에게 무언가 <추천>하는 행위는 어떤 목적으로 이루어질까? 대표적으로는 다른 사람도 알았으면 해서 즉 단순한 홍보를 위해서, 또는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돕기 위해 순수한 선의로, 홍보하고 받는 보상을 위해서 등의 다양한 목적이 있을 것이다.

 

필자는 한 달에 한 번 이용자들에게 책을 추천하고 있는데 이용이 저조하지만 내용이 좋은 책들을 선별하여 추천하며 소외되는 책이 없이 최대한 다양한 주제들의 책이 이용되도록 하고자 한다. 전문가로서 매월 꾸준히 추천하다 보니 아쉬움이 드는 경우가 많았는데, 가장 큰 아쉬움은 추천자인 필자의 기준 및 여러 사람과의 논의를 통해 추천하고 있어 어느 정도 개인적인 생각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을까? 다른 전문 직업군이나 출판사 등의 사업체 등은 어디에 비중을 두고 어떻게 추천하고 있을까? 고민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고 싶어졌다. 그 결과 비록 주 종목인 <>은 아니지만 꾸준히 관심 있었던 <음악> 분야의 추천 현장을 생생하게 만나 볼 수 있는 책을 만나게 되었다. 안승배 저자의 <고르고 권하는 일을 합니다.> .

 

책은 11명의 음악 큐레이터를 소개한다. 이들은 큐레이터거나, 음악과 관련하여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로 플레이리스트 유튜버, DJ, 에디터 작가, 음악 컨설턴트 등이다. 이들은 추천에 대한 자신들의 견해를 솔직히 이야기한다.

 

읽으면서 느낄 수 있는 재미있는 부분은 큐레이터들 각자가 비슷하면서도 개성이 굉장히 뚜렷하다는 점이다. 스스로 높은 완성도를 기준으로 잡아 남과 나 중 선택하라면 무조건 나를 고른다는 자신감 넘치는 아티스트가 있는가 하면 대중성을 챙기기 위해 꾸준히 부모님 세대의 피드백을 받는 이도 있다. 하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내용에 더해 재미를 잡아야 한다는 부분이다. 그에 더해 장르와 스타일의 제한이 없는 것도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인터뷰 참가자 중 하나인 심은보 에디터는 이렇게 말한다.

 

웹사이트의 소개 글처럼 어떤 장르와 스타일의 제한 없이 매주 선정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10곡을 선정할 때 장르의 비율보다는 이 곡이 누구에게나 소개해도 멋지다는 반응을 얻을 수 있을지, 최소한 구리다는 말은 안 나올지를 중요시해요. 그 기준에는 힙합, 알앤비, , 케이팝 등 다 포함될 수 있어요.” (pp.29~30)

 

어떤 장르와 스타일의 제한이 없으려면 추천자에겐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방대한 분야를 폭넓게 이해하면서 최신 트렌드를 캐치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최승인 방송작가 겸 에디터는 이를 위한 자기개발 방법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을 든다. 음악사를 공부하면서 연대기별로 음악을 들어보기, 각 장르를 파고들면서 새로운 아티스트는 누가 있는지 알아가기 등이다. 이런 자기계발을 통해 콘텐츠가 풍부해지도록 하는 것이 큐레이터의 역량임을 알려 준다.

 

책의 인터뷰 흐름은 후반부로 갈수록 준비 과정과 작업자 본인의 자기계발을 중요시한다. 개인적인 견해, 대상, 소재의 선정, 이용자층과 수요 분석 등도 중요하게 여기지만 결국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사람이기 때문에 강조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힙합 저널리스트 김봉현의 경우 앞서 말한 준비 과정의 이유로 생산하는 콘텐츠의 전문성과 검증을 이야기한다. 콘텐츠가 쏟아지는 시대에 남들보다 비교 우위를 누리기 위해서라도 본인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노력은 필수적이기에..

 

다음 단계인지는 조심스럽지 이 시기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있어요. 콘텐츠 생산자들을 아예 모른다고 가정하면 쏟아지는 콘텐츠의 품질과 전문성을 검증하는 일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어요. 예를 들어 사용자가 저라는 사람을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힙합 플레이리스트를 듣는다면 단순히 위키피디아나 남의 플레이리스트를 그럴듯하게 베껴서 만든 것과 제가 세심하게 만든 것의 차이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이때 저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제가 만든 플레이리스트를 선택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요. 제가 힙합 저널리스트로 열심히 살아오며 증명한 비교 우위가 있기 때문이죠.” (p.68)

 

꾸준히 추천해 온 사람이라면 본인 특유의 무언가가 콘텐츠에 녹아든다. 글의 어투부터 선정 방식 등이 비슷해지는 일면이 있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일면이 그저 다른 사람과 비슷하기보다, 툭 튀어나오는 것처럼 독보적인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도록 길을 제시한다.

명확한 기준을 잡고, 대상을 선정하고, 어느 한 분야만이 아닌 다양한 분야를 골고루 소개하고 모르는 사람이 보더라도 알 수 있는 쉬운 말로 소개하는 등 방법적인 부분과 본인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진솔하게 이야기해 준다. <음악> 콘텐츠를 추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지만 어떤 분야의 추천이든 참고할 만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단순히 여기 가 봐, 이거 먹어 봐 등의 추천을 넘어 전문적인 추천을 해 보고 싶은 이들에게 권한다. 전문가들의 이야기 속 추천에 필요한 무언가를 얻어 보면 어떨까?

 

 

저자 소개 (저자: 안승배)

 

콘텐츠 큐레이터이자 에디터

 

우연히 접한 플레이리스트와 제작 배경에 관심을 가지면서 연예 기획사 막내로 시작했던 커리어의 궤도가 바뀌었습니다.

이후 카카오, 유튜브 뮤직 등의 서비스에 큐레이션을 제공하고 그 외 참여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응원가 기획 및 한국힙합 가이드북 등의 프로젝트들을 통해 편집과 추천에 대한 인사이트를 쌓았습니다.

표면적인 현상보다는 맥락과 배경을 탐구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큐레이션에 대한 각자의 지식과 철학이 지속적으로 축적되어 이 분야가 궁금했던 분들에게 좋은 아카이브로서 기능하길 바랍니다

 

목차

 

프롤로그

음악 추천의 세계가 궁금했던 당신에게

 

유튜버 우키팝

이미 우리는 큐레이션이 곧 창작인 시대를 살고 있어요

 

프리랜서 에디터 심은보

일반 대중과 힙스터로 나누고 이 일을 하는 건 안일한 접근이에요

 

방송작가 겸 에디터 최승인

누군가에게는 혼이 담긴 추천으로 임팩트를 남겼다고 생각해요

 

힙합 저널리스트 김봉현

많은 맥락을 고려해야 질적으로 우수한 추천이 될 수 있어요

 

()포크라노스 유통 총괄 김은마로

저희가 고른 음악이 아티스트와 팬에게 새로운 맥락으로 다가가길 원해요

 

DJ 겸 에디터 유지성

큐레이터라면 좋아하는 것에 대해 확실한 기준을 가지고 소개하면 좋겠어요

 

유튜버 리플레이(LEEPLAY)

선곡은 하나의 앨범과 같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큐레이션 사업자 이지영

좋은 큐레이션을 인지하기는 쉽지 않지만 나쁜 큐레이션은 바로 알아챌 수 있어요

 

영상 시나리오 작가 김민주

정말 좋은 음악은 우리를 귀 기울이게 하는 힘이 있어요

 

공간음악 컨설턴트 히세댓(he_said_that)

좋은 큐레이션을 위해서라면 불편한 얘기까지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큐레이션 사업자 윤승화

제 큐레이션의 핵심은 시각과 청각의 조화에 있어요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