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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스러운 자연
성스러운 자연
  • 저자 : 카렌 암스트롱 지음 ; 정영목 옮김
  • 출판사 : 교양인
  • 발행연도 : 2023년
  • 페이지수 : 235p
  • 청구기호 : 201-ㅇ239ㅅ
  • ISBN : 9791193154090
  • 조회수 : 31

서평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박한민

 

얼마 전 인터넷에서 작년 2023년 여름이 역사상 가장 더운 여름이었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지난여름을 떠올려보면 그렇게까지 덥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가장 더운 여름이었다고 하니, ‘앞으로의 여름은 더 더워지기만 하겠구나!’라는 참담한 생각과 이제 지구 온난화를 넘어서 지구 열대화에 도달한 현실에 몸이 적응하고 있나?’라는 마냥 웃지 못할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우리에게 환경 오염기후 위기는 너무나도 익숙한 단어가 되었다.

다행스럽게도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사람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크게는 나라의 정책부터 시작해 작게는 재활용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사회와 생활 속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환경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연을 지키기에는 불충분한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의 작가인 영국의 종교학자, 카렌 암스트롱은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해 국가 정책을 넘어 과거 인류가 가졌던 모든 자연 만물이 신의 현현이라는 시선, 자연을 성스럽게 여기고 우리와 자연을 하나로 보는 시선을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탄소 배출을 줄이고 과학자들의 경고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필수적이지만

단지 다르게 행동하는 방법만이 아니라 자연 세계를 다르게 생각하는 방법도

배울 필요가 있다. 우리는 인간이 수천 년에 걸쳐 세심하게 계발해 온

자연에 대한 공경심을 회복해야 한다. 27p.


현대의 과학과 다르게 근대 혁명 이전의 인류는 자연을 신화로써 바라보았다. 자연을 신화로써 바라보는 태도는 자연을 신성함과 성스러움으로 물들였다. 근대의 환경 담론과 달리 과거 우리의 조상은 과학이 아닌 상상력을 바탕으로 미적인 관점을 통해 자연을 이해하였고 이것에는 우리의 몸과 감정을 통한 다양한 제의들이 필수적이었다. 이렇게 자연에서 신 혹은 신성함을 발견하는 모습들은 어느 특정 지역, 특정 시간에만 짧게 존재했던 것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자연과 그 세상 그 자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 신 혹은 만물을 이루는 무언가가 있다고 믿는 신화들은 수백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어져 왔다.

이 책 속에서 작가는 고대 중국의 노자가 말한 우주 만물을 이루는 이치인 ()’와 동양 철학의 ()’, 힌두교의 르타(Rta)’브라흐만(Brahman)’, 자기 자신을 버리고 비워 만물을 받아들이는 예수와 붓다의 케노시스(kenosis)’, 자신이 대접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황금률(黃金律, Golden Rule)’, 자이나교의 살아있는 모든 생명을 죽이지 않는 아힘사(ahimsa)까지 동서고금을 넘나들며 한때 우리에게 있어 자연스러웠던자연과의 관계를 다시 살펴본다.

책에 등장하는 모든 감정, 의식, 개념들은 각기 다른 공간, 다른 시간에 생겨나 독특하게 발전했지만, 그 속에서 우리는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자신을 버리고 타인과 만물을 향한 존중을 실천하는 것이다. 자신을 비우고 그곳에 세상을 받아들이며 세상 모든 것으로 자신을 확장할 때 우리는 자연을 더 이상 타자화하지 않게 된다. 이렇게 내재화된 자연은 더 이상 우리가 착취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자신을 사랑하듯 자연 또한 우리가 사랑하는 존재가 되고 이를 지키고 보호하기 위한 행동은 자연스러운것이 된다.

 

자연 세계를 구원하기 위해 우리도 그 세계와 우리 자신을

감정적으로 일치시키는 것을 배우고 우리와 그 세계의 친화성,

또 우리가 그 세계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 스스로 자연의 표면 밑을 보고 성스러움을 경험해야 한다.

유대교 신비주의자, 이슬람교도, 기독교도, 유가, 도가, 힌두교도는

수백 년 동안 그렇게 했는데 과학적 연구가 아니라 창조성과 예술로,

제의와 시와 음악과 정신생활에 심오한 영향을 주는 신체의 움직임으로 그렇게 했다. 218p.

 

비록 작가가 종교의 관점을 통해 자연을 이야기하지만, 종교가 없는 사람인 나도 책을 읽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특히 각기 다른 종교적 개념을 확장해 자연에 적용하는 과정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종교의 유무, 어떤 종교를 믿는지에 관계없이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은 사람에게 책을 권하고 싶다.

 

아마 우리도 이 책을 덮으면서 더 슬프고 지혜로워졌을 것이다.

환경 위기의 심각성과 그에 대한 우리의 개인적 책임을 인식했기 때문만이

아니라 피해를 복구하는 일에 나설 수 있도록 머리와 마음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는 과거의 위대한 현자와 신비주의자와

예언자가 자연을 공경하는 모습을 보았다. 이제 그 지식과 헌신을 되살려내

우리와 자연 세계의 유대를 회복하는 일은 우리에게 달려 있다. 9p.

 

 

저자 소개 (저자: 카렌 암스트롱)

 

영국의 종교학자. 1944년 잉글랜드 우스터셔에서 태어났다. 1962년 열일곱 살에 로마가톨릭 교회 수녀원에 들어갔다 7년 만에 환속했다. 옥스퍼드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뒤 런던대학에서 현대 문학을 강의했다. 종교학자로 삶의 방향을 바꾼 이후 축의 시대》《신의 역사》《신의 전쟁》《붓다》《이슬람같은 논쟁적 저작을 발표했고, 마음의 진보같은 울림이 큰 성찰적 저작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최고의 작가가 되었다.

 

목차

프롤로그 _ 어떻게 자연과 다시 만날 것인가

1장 신들이 땅 위를 거닐던 때 _ 미토스와 로고스

2만물이 내 안에 있다” _ 성스러운 자연

3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다!” _ 욥의 침묵

4장 망가진 세계를 위한 노래 _ 슬픔과 고통

5장 신이 되는 동물들 _ 신성한 희생

6장 에고에서 풀려나기 _ 케노시스

7자연은 기적이다” _ 감사

8내가 당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 하지 말라” _ 황금률

9살아 있는 모든 것에 용서를 구합니다” _ 아힘사

10장 자기 초월과 공감의 동심원 _ 엑스타시스

에필로그 _ 침묵과 고독과 조용한 기쁨

감사의 말

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