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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의 슬픔과 기쁨
신학의 슬픔과 기쁨
  • 저자 : 김진혁 지음
  • 출판사 : 복있는사람
  • 발행연도 : 2025년
  • 페이지수 : 229p
  • 청구기호 : 231.04-ㄱ944ㅅ
  • ISBN : 9791170832829

서평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전은비

 

신학이라는 단어는 조금 어렵게 느껴진다. 주제가 무겁고, 일상과는 동떨어진 학문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러한 선입견을 부드럽게 무너뜨린다. 저자는 지난 4년 반 동안의 일상을 신학자의 시선으로 풀어내며, 신학이 단지 강단 위의 학문이 아니라 우리 삶 곳곳에 스며들 수 있는 사유의 방식임을 보여준다.

 

인터넷 기사를 통해 무교였던 유명인들이 종교를 믿게 되었다는 소식을 본 적이 있다. 나 역시 개인적으로 힘들 때면 종교를 믿어볼까? 하는 생각을 하곤 했다. 이 책을 읽으며 흥미로웠던 내용 중 하나는 신학을 오래 공부했다고 하더라도 신앙적 질문에 대해 명쾌하게 답을 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신앙은 답을 모른 채 계속 나아가는 법을 배우는 일이다"라는 문구를 읽으며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종교를 믿게 될까 하는 의문이 더욱 커졌다.

 

하지만 한 고등학생의 어머니가 중환자실로 이송되는 상황에서 저자가 참을 수 없는 무력감을 느끼면서도 누군가가 반드시 있어야 할 자리를 채웠다는 부분과, 삶이 어두운 공허의 구멍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 같을 때 이를 막는 투박한 배수구 마개가 되어주는 것도 신학이라는 부분을 읽으며 어렴풋이 사람들이 왜 종교를 믿는지 알 것 같았다.

 

저자는 희망을 '삶의 어둠 속에서도 예기치 않은 선물'로서 경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는 희망을 자기 힘으로 성취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어둠을 직시하면서도 여전히 세상을 살 만한 곳으로 만드는 부드러운 힘임을 강조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책이 되어 주는 한, 아무리 현실이 어둡고 거칠어 보이더라도 인간은 아름답고, 생명은 존엄하며, 세상은 여전히 희망을 간직하고 있습니다"라는 저자의 말은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히 한다. 이 산문집은 단순히 신학적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도록 돕는 사유의 길잡이다.

 

신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신앙을 가지지 않은 사람에게도 이 책은 의미 있다. 왜냐하면 여기에 담긴 것은 신학이라는 렌즈를 통해 바라본 인간 존재, 고통, 사랑, 그리고 공동체에 대한 보편적 성찰이기 때문이다.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는 모든 이에게, 이 책은 조용하지만 단단한 위로와 통찰을 건넨다.

저자 소개 (저자: 김진혁)

 

연세대학교에서 신학과 철학을 공부하고, 미국 하버드 대학교에서 목회학 석사 학위를,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교 에큐메니컬 연구소 연구원, 영국 런던 대학교 헤이스롭 칼리지 박사 후 연구원, C. S. 루이스 연구소 상주 연구원으로 일했다. 현재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조직신학, 철학, 윤리를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는 질문하는 신학』『우리가 믿는 것들에 대하여(복 있는 사람), 환대의 신학』『순전한 그리스도인(IVP), 신학의 영토들(비아), 예술신학 톺아보기(공저, 신앙과지성사), 우리 시대의 그리스도교 사상가들(공저, 도서출판100), 공적 복음과 공공신학(공저, 킹덤북스), 인간론(공저, 대한기독교서회), The Spirit of God and the Christian Life(Fortress Press), Wiley Blackwell Companion to Karl Barth(공저, Wiley-Blackwell), Human Dignity in Asia(공저, Cambridge University Press) 등이 있으며, 예배, 공동체, 삼위일체 하나님(IVP), 철학자들의 신(도서출판100), 예수와 창조성(한국기독교연구소, 알맹e)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차

 

프롤로그

 

1신학자로 산다는 것

신학의 슬픔과 기쁨

직업으로서의 신학자신학함의 속도

신학자의 책 읽기신학자의 책 읽기: 실전편

직업과 소명 사이에서

신학함, 틸리케에게 배우기

 

2현실, 시대를 들여다보는 시선

라떼가 그리울 때

지구에 찍힌 그리스도의 발자국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같은

멈췄던 꿈이 다시 시작될 때

신앙의 언어가 공허해질 때

잊혀서는 안 될 이름

왜 과거를 공부하는가땀과 국격

오 캡틴, 나의 캡틴

봄바람이 끊이지 않는 곳

이태원역 1번 출구 돌기둥

악플을 달 권리

여가 상실

개 같(고 싶)은 내 인생

 

3배움, 지혜를 발견하는 언어

칼럼 쓰기의 이론과 실제, 혹은 삶의 역설을 대하는 법

80년 묵은 악마의 편지

G. K. 체스터턴에 맞서는 악마의 전략

채점의 슬픔과 기쁨

갓난아기처럼 소란스러운 하나님

극한직업

그리스도인의 슬기로운 챗GPT 사용법

그리스도인의 더 슬기로운 챗GPT 사용법

그리스도인의 더욱더 슬기로운 챗GPT 사용법

읽지 않은 책에 대한 변명

한 권의 책의 위대함과 위험함

몽상이라는 옛 친구와의 재회

주입된 과거의 어색함

 

4사계, 신앙의 리듬을 회복하는 시간

외국어를 배울 때처럼

지금까지 지내온 것만큼만

잘못 보내진 메시지

가을에는 시를 읽게 하소서

희망은 위험한 거야

그리스도인이 12월을 사는 법

새해에는 빼기를

다이어트 중이십니까?

찝찝한 마무리

멈춰서 비로소 보였던 것들

문턱의 시기

 

5공동체, 내일을 상상하는 공간

여전히 세상이 살 만한 이유

루저가 될 권리

악당의 애국심, 신앙인의 애국심

달까지 가자

잔인함과 놀라움 사이에서

세상의 중심은 어디인가

나는 당신을 봅니다고통은 참아도 굴욕은 못 참아

바보에 대한 그리움

사순절의 정치

바쁨과 타락, 혹은 잊음이라는 죄 예배 자신감

미리 물러나는 특권

 

에필로그

본문에서 인용한 책과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