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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은 조용하지 않다
박물관은 조용하지 않다
  • 저자 : 이연화 지음
  • 출판사 : 위너스북
  • 발행연도 : 2024년
  • 페이지수 : 223p
  • 청구기호 : 069.04-ㅇ798ㅂ=3
  • ISBN : 9791189352837

서평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유호준

 

전시장(박물관)에 들어서면 사람은 두 가지 부류로 나뉜다. 10분 만에 휙 돌아보고는 입구로 나가는 사람과 같은 전시임에도 모두 둘러보는데 1시간 이상 걸리는 사람이다. 나는 후자에 가까웠는데, 그렇다고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었다. 그저 어디서 귀동냥으로 배운 감상법(눈 가늘게 뜨기, 전체에서 부분 보기 등)을 활용하며 최대한 꼼꼼히 봤을 뿐이지, 왜 그렇게 오래 걸렸는지, 감상평은 어떠한지에 관해 묻는다면 유창하게 설명할 방법이 없는 사람이었다. 아마 대다수의 사람은 그럴 것이라 생각하며 집은 책이다.

 

목차를 살펴보면 알겠지만, 초반 전시에 대한 이론적인 설명에서부터 관람법과 감상을 나누는 법, 그리고 마지막엔 실제 적용 예시와 같이 네 가지 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쭈욱 따라가다 보면 전시의 기승전결을 파악할 수 있는 구성이다. 또한 챕터의 말미마다 작가의 경험이 담긴 글로 마무리가 되는데, 노하우와 진솔함이 담긴 에세이들은 챕터의 내용을 정리해 주는 듯하다. 물 흐르듯 우리에게 전시에 대한 지식을 전수 해주는 실용서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뿐만이 아니다. 작가가 독자에게 말하고자 하는 바도 특별하다. 박물관의 의의를 다시금 곱씹어 보고, 인식을 바꿔보자는 것. 작가는 세상에 그 많은 물품 중에 무엇을 보존하고, 무엇을 소장품으로 만들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 과정을 깨닫는다면 박물관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고 한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사회가 선택한 물품들을 전시한 박물관은, 개개인과 현재 사회의 대화장소가 된다. 대화란 일방향이 아닌 쌍방향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우린 박물관은 조용하지 않다라는 책의 제목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모두가 알다시피 우리가 사회를 대할 땐 꼭 가져야 하는 것이 있다. 그건 바로 비판적인 태도로, 기획자에게 미안하지만 전시는 반드시 기획 의도대로 받아들일 필요가 없으며, 중립을 지킬 필요도 없다. 자신만의 신념을 가지고 감상에 빠지면 그만인 것이다. ‘전시를 통해 배워야 하는 건 지식이 아니라 태도에 가깝다라는 작가의 말은, 위의 내용을 한 마디로 압축한 말이라고도 할 수 있다. 단순 실용서를 넘어 작가의 철학이 돋보이는 책이다.

 

어찌 보면 도서관은 박물관과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전시물은 책이다. 우리 사서들은 독자들이 잘 이용할 수 있도록 자료실을 운영하고, 책을 큐레이션 하며, 어떤 책으로는 전시회(행사)를 기획한다. 무엇보다 박물관의 소품이 그러하듯, (소품)은 책(소품) 자체에 의미가 있는 게 아닌 읽는 사람들 덕에 의미가 생긴다는 특징이 가장 큰 유사점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인 생각이다. 박물관에서 10분을 쓰든 1시간을 쓰든, 모든 박물관 관람자에게 추천하며 서평을 마친다.

저자 소개 (저자: 이연화)

 

박물관 안팎에서 박물관에 이야기를 더하는 사람. 대학에서 미술이론을, 대학원에서는 박물관 교육학을 공부했다. 2016년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인턴으로 처음 박물관에서 일하기 시작한 이후 경기도미술관, 몽촌역사관, 서울역사박물관, 혜곡최순우기념관에서 학예인력으로 일했다. 이외에도 다수 박물관에서 교육강사와 전시 자문, 도슨트로 활동하며 다양한 역할로 박물관을 오갔다.

 

전시와 문화유산을 이야기로 꿰어내는 문화기획자이자 여러 박물관을 직접 경험한 전문가로서 2019년부터 전시독후감이라는 전시 리뷰 모임을 운영했다. 박물관과 문화유산이 시민들의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새로운 지식이 되리라고 믿으며, 전문가이기보다는 애호가로서 계속해서 다양한 존재들과 다채로운 이야기를 만들면서 세상과 대화하는 삶을 살고자 한다.

 

목차

 

*추천의 글

*여는 글

*전시 관람에 도움을 줄 체크리스트

 

Part1: 전시와 친해지기

1. 우리가 볼 수 있는 전시들

-전시를 보는 이유

-전시 공간의 유형

-박물관 전시의 유형들

-국공립 박물관 상설전시를 자주 방문하는 이유

 

2. 박물관, 전시, 유물이라는 세계

-박물관의 탄생

-박물관이라는 시스템

 

*내 속을 시끄럽게 하는 박물관

 

Part2: 박물관 전시를 보는 다양한 방법

1. 식사하듯 전시 보기

-전시 경험에 대한 큰 그림

-우리의 식사 경험을 떠올려 봅시다

 

2. 책 읽듯 전시 보기

-전시도 책처럼 함께 보고 대화할 수 있을까?

-전시 정보 구조화하기

 

3. 무대 보듯 전시 보기

-전시라는 무대 위에서 감상자라는 배우 되기

-VTS를 작품에 적용하기

-각본의 밖을 상상하기

 

4. 전시와 상호작용하기

-기억의 궁전 만들기

-사물이 말을 걸어온다

 

*질문하는 태도를 알려준 박물관

 

Part 3: 전시를 내 것으로 만들기

1. 리뷰 쓰는 방법

-전시를 보고 말하고 기록해야 하는 이유

-전시 경험 모으기

-경험에 이름 붙이기

 

2. 함께 리뷰하는 방법

-전시를 함께 보면 좋은 이유

-사람들과 감상 나누는 법

 

3. 리뷰 쓰기에 도움이 되는 습관

-인용하기

-인물과 나를 연결해 보기

-주변 사물에게 말 걸어보기

 

*소중함과 중요함은 만들어집니다

 

Part 4: 박물관 찾아가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달항아리>를 만나다

-분청사기·백자전시실 둘러보기

-전시 안으로 개입하기

-달항아리, 우리가 아는 호장품

-달항아리를 조명하는 다양한 방식

-전시를 확장하는 다른 사물

 

*박물관이 나의 의견을 직접 묻는다면?

 

*맺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