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고대민
카누를 타본 적이 있나요? 카누는 모두가 한마음으로 배를 움직이는 운동이에요. 같은 방향으로, 같은 속도로 노를 저어야 하기에 소통과 협력이 정말 중요하지요. 만약 서로 이야기를 나누지 않거나, 배려와 존중이 없다면 배는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못하거나 속도를 낼 수 없어요. 이 책은 협동이 필요한 카누를 비버, 무스, 곰 세 친구가 함께 타게 되며 겪는 이야기에요.
비버, 무스, 곰은 사이좋은 친구들이었지만, 생각이 항상 같지는 않았어요. 누가 카누의 키를 잡을지 정하지 못했고, 길을 막고 있던 비버 댐을 어떻게 건널지도 의견이 달랐죠. 게다가 배가 고파지면서 말다툼이 점점 잦아졌어요. 그러던 중, 앞에 폭포가 있다는 걸 모르고 떠밀려 내려가 굴러떨어지고 말았답니다. 세 친구는 거센 급류를 어떻게 헤쳐 나갈지 고민하며 바위 위에서 길고 불편한 밤을 보내게 되었어요. 아침이 되고, 세 친구는 잊고 있던 한 가지 사실을 기억했어요. 함께 힘을 모으면 모든 일이 훨씬 나아진다는 사실을 말이죠.
‘The rapids were fierce, but with the bear's powerful strokes, the moose's steady hoof and the beaver's clever commands, they set a true, clear course.
(그 급류는 거셌지만, 곰의 힘찬 물살 가르기와 무스의 흔들림 없는 발굽, 그리고 비버의 영리한 지시로 정확한 항로를 잡았어요.) p.25’
세 친구는 각자의 장점을 살려 힘을 모았고, 카누는 서서히 거센 급류를 헤쳐 나가기 시작했어요. 과연 그들은 배고픔을 이겨내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이 세 친구는 모두 개성이 뚜렷해요. 서로 다른 생각 때문에 다투기도 하고 실수도 하지만, 조금씩 서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되지요. 그리고 마침내 힘을 합쳐 닥친 위기를 함께 극복해 나가요. 세상에는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일이 많지만, 의외로 서로 도우면 생각보다 쉽게 풀리는 경우가 많답니다. 협력이 필요한 순간, 상대를 밀어내기보다는 믿고 기다려 보는 건 어떨까요? 이 책을 통해 협력과 소통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길 바라요.
저자 소개
니콜라스 올드랜드는 캐나다 뉴브런즈윅주의 마운트앨리슨 대학교에서 순수미술 학위를 받았으며, 상업 미술가이자 영화 제작자로서 성공을 거둔 뒤 인기 의류 브랜드 해틀리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했다. 그의 첫 그림책으로는 『Big Bear Hug』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