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서다정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김춘수 시인의 '꽃'이라는 시를 아시나요?
우리는 누구나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그 사람의 인생에 바라는 소망과 축복을 담아 좋은 이름을 지어주곤 합니다.
이 책은 이름에 얽힌 여러 인물의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도토리'는 학교 수업에서 서로의 짝꿍 이름으로 삼행시를 지어주는 시간이 너무 싫습니다. 짝꿍 송민지가 벌써부터 본인에게 '토마토'라고 놀리거든요. 토리는 본인이 진짜 토마토가 된 것 같아 속이 상합니다. '왜 내 이름은 부모님이 지어줬을까?', '손흥민처럼 도흥민은 어떤가?', '개명은 쉬울까?' 고민에 빠집니다.
토리의 할머니 현끝녀님은 옛날에 '이 집안의 마지막 딸'이라는 의미로 '끝녀'라는 이름을 얻어 너무 슬펐다고 합니다. 본인도 다른 의미가 있는 이름을 갖고 싶거든요. 이런 할머니의 마음을 헤아린 토리는 할머니의 성함을 '현유진'으로 지어주곤 합니다. 할머니는 여생이라도 마음에 드는 이름을 갖게 되어 너무 기뻐합니다.
책 속에 같이 수록된 '언제나 내 이름'이라는 동요 가사에는 '사랑을 가득 담아 이름이 꽃처럼 오롯이 피어나게 모두의 이름으로 아름다운 목소리로 불러주세요. 사랑이 담긴 이름이 불리면 사라지지 않아요.'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친구들에게 사랑이 담긴 이름을 불러준다면 힘이 솟아날 거예요. 서로의 존재 의미를 담은 이름을 사랑으로 불러주는 것은 어떨까요?
저자 소개
류호선
거북이 같기도, 도토리 같기도, 때로는 기러기 같기도 한 아이들과 교실에 있을 때 행복합니다. 아이들을 칭찬할 때, 아이들에게 칭찬받을 때 더 행복하지요. 작가일 때에나 교사일 때에나, 이름을 기억하고 이름이 기억되는 어른이고 싶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교과서에 실린 『언제나 칭찬』, 초등학교 4학년 교과서에 실린 『담배 피우는 엄마』를 비롯해 『언제나 빨리빨리』, 『특별한 지구인』 등 많은 어린이책을 썼습니다.
목차
작가의 말
1. 이름표
2. 별명
3. 이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