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평
자양한강도서관 사서 김희선
낭독이란 문장을 소리 내어 읽는 일이다. 내 목소리를 소리 내어 읽는 것이 부끄럽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리고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낭독의 의미를 목소리 좋은 사람들이 멋지게 책을 읽는 행위라고만 생각했었다. 7명의 성우들이 쓴 이 글 속에는 낭독은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용기를 주고 있다. 베테랑 성우인 저자들의 공통적인 노하우는 글자 그대로 읽는 것이 아니라 말하듯 읽어보라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성우나 배우들이 직접 낭독한 오디오북은 종이책과는 또 다른 감동을 전한다. 목소리에 관심이 많고 낭독을 더 깊이 알고 싶은 독자들은 가이드라인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종이책 곳곳에도 목소리를 담은 QR코드를 수록하여 바로 듣고 이해하기 쉽게 구성되어 있다.
일단, 낭독에 관한 책이라 그런지 아니면 글을 말로 표현하는 직업군의 특성인지 책의 글자크기가 비교적 크다. 그리고 소리 내어 읽어도 부담이 없는 글의 길이와 리듬이 있다. 그래서 어렵지 않게 편안하고 쉽게 읽을 수 있다. 성우라는 직업적 특색에 대해서도 판단해 볼 수 있고, 다수의 전문가가 말하는 낭독의 장점과 소리 내어 책 읽는 행위에서 무엇을 배우거나 발견할 수 있는지도 함께 접하며 비교가 가능하다. 물론 전문적인 영역으로 볼 수도 있고, 직업적인 의미가 강하게 반영된 책으로도 볼 수 있지만 확실히 배우며 활용 가능한 형태로 소개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내 목소리에 익숙해지면 어떤 점이 좋으냐고요? 목소리로 무언가를 할 때 긴장감이 줄어듭니다. 한 수 먹고 들어가는 거지요. 긴장은 자연스러운 호흡과 공명을 방해해서 오히려 좋은 목소리를 내기 어렵게 만들거든요. 자신이 낼 수 있는 가장 자연스럽고 좋은 소리를 내고 싶다면 자기 목소리를 의식하지 않아야 합니다.”<오감을 여는 낭독_이용순>(p.99)
또한 이 책은 다양한 세대가 함께 참여해서 활용하거나 소통과 치유의 의미로도 사용이 가능할 것이며, 생각보다 소리 내어 책 읽기가 주는 장점과 공감대 형성 등이 더 크게 와 닿는다. 특히 중간에 칼럼페이지의 소중한 기억을 오래 간직하는 방법으로 목소리일기와 부모님과의 통화목소리를 저장하는 것을 소개하는 부분이 기억에 남고 공감되는 부분이다. 낭독이 익숙해졌다면 북내레이터라는 직업군에 도전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북내레이터는 오디오북 제작 과정 중 도서 원고를 콘텐츠 내용에 맞춰 낭독하는 역할을 한다. 단순하게 읽는 것이 아니라, 도서의 전체적인 맥락을 잘 이해하여 생동감 있는 목소리로 내용을 전달하고 이를 통해 청자에게 작가의 생각이나 의도를 해석하여 소통과 공감을 이끌어내야 한다.
“다 듣고 나면 책 내용이 마음에 남게 하는 목소리, 귀로 들었을 때 책의 감동이 배가되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 좋은 북내레이터라고 생각합니다. 북내레이터는 듣는 사람이 책 내용을 이해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목소리가 독서를 방해하면 안되는 거죠.”<오디오북과 북내레이터_서혜정>(p.266~267)
♣ 저자 소개 (저자: 문선희, 정남, 이용순, 임미진, 송정희, 조예신, 서혜정)
문선희: 사람의 목소리에 관심이 많고, 목소리에 담긴 그들의 삶을 사랑한다. 1990년 KBS 22기 성우로 더빙, 내레이션, 강의 등 다양한 영역으로 무대를 넓혔다. 언제나 현재를 즐기며 감동을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정남: 강릉에서 태어나 간호학을 공부했지만, 마음이 즐거운 일을 찾아 1994년 대교방송 1기로 성우 생활을 시작했다. EBS ‘명의’, EBS ‘길 위의 인생’ 등 따뜻하고 부드러운 이미지의 목소리로 활동 중이다.
이용순: 어린 시절 집 안에 넘쳐흐르던 라디오 소리로부터 자연스레 성우의 꿈을 키웠다. 1994년 KBS 24기 성우로 잊히지 않는 목소리 연기를 펼치고 있다. 낭독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즐거움과 행복을 이어나가고 싶다.
임미진: KBS 25기 성우로 데뷔 후 ARS 전화, 키오스크 안내 멘트, 라디오드라마, 다큐멘터리 등 늘 우리 곁의 다정한 목소리로 활동 중이다. 사람과 동물, 세상과 공존하는 마음으로 틀에 매이지 않은 채 자유롭게 낭독한다.
송정희: 20대에는 KBS 29기 성우로 열정적인 삶을 살았다. 30대엔 핸드폰도 없이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 ‘나답게’라는 화두를 들었다. 40대엔 다시 세상에 나와 ‘낭독 코치’가 되었다. 사람과 사람의 몸, 마음, 말을 잇는 낭독을 꿈꾼다.
조예신: 1993년 MBC 11기 성우. 갑자기 찾아온 성대 결절을 희망으로 극복하고, 오늘도 낭독을 통해 삶의 치유를 깨닫는다. 세상의 빛깔과 향기에 잘 녹아들어 잊히지 않는 나만의 목소리로 남고 싶다.
서혜정: KBS 17기 성우. 〈X-파일〉의 스컬리, 〈롤러코스터 남녀탐구생활〉 외에도 한 번 들으면 바로 알아차릴 만한 목소리로 시청자들과 소통해왔다. 현재 서혜정 낭독연구소 소장이자 KAC 한국예술원 교수이다.
♣ 목차
들어가는 말
왜 지금, 낭독해야 하는가 / 문선희
-글이 마음으로, 마음이 목소리로
-누구나 낭독할 수 있나요?
-목소리, 봉인 해제!
-한 발 한 발, 낙엽 밟는 것처럼
-소리 내어 읽으면 더 좋은 책
-나를 이루고 만든 ‘나를 믿어주는 힘’
몰입을 부르는 낭독 / 정남
-호흡에는 리듬이 있다
-낭독의 리듬
-그럼 어떻게 읽어요?
-맹목적인 리듬의 함정
-마지막 무기, 어미
-낭독하기 좋은 몸
-성대를 사랑하라
-몰입을 방해하는 것
-말하는 이도, 듣는 이도 몰입하는 낭독
·칼럼 / 소중한 기억을 오래 간직하는 방법
오감을 여는 낭독 / 이용순
-사투리 억양? 고칠 수 있어요
-내 목소리 그대로의 낭독
-낭독을 사랑하는 분들에게
-복잡한 텍스트를 이해하는 여러 방법
-오감을 깨우는 시간
-오감 훈련법: 아침에 마시는 음료
-낭독은 읽기? 말하기?
-나에게 낭독이란
낭독은 놀이다 / 임미진
-말하듯이 낭독하라고요?
-몸으로 말해요
-칙칙폭폭~기차놀이 아세요?
-온라인 낭독회
-아이와 함께
-안녕하십니까?
너와 나, 우리를 위한 낭독 / 송정희
-내 마음 하나 알아주는 것
-눈으로 바라보다 입을 떼면
-초보는 발음부터
-잘 끊어 읽기: 스스로 문답
-자연스러운 붙여 읽기
-녹음과 모니터링에도 방법이 있다
-나를 위한 낭독 명상
-소리를 담는 마음 그릇
-나답게, 자유롭게
·칼럼 / 세계의 유명 성우들
치유하는 낭독 / 조예신
-어렵게 되찾은 목소리
-진짜 목소리, 진성
-척추를 길게, 긴장을 없애는 자세
-앉아서 소리의 근원 바라보기
-누워서 느끼는 공명
-손으로 만드는 폐의 모양
-전신으로 울리는 목소리
-소리의 길 그려보기
-전신으로 공명하라
-발음을 개선하는 혀 트릴
-나의 원동력, 낭독
오디오북과 북내레이터 /서혜정
-나는 도전한다
-낭독의 매력
-우리가 낭독에 열중하는 이유
-북내레이터란 무엇인가
-소중한 목소리
-북내레이터가 되기를 추천합니다
-좋은 북내레이터란
-북내레이터가 되고자 한다면
-목소리에 투자하라
-오디오북의 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