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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교통
시민 교통
  • 저자 : 조중래 지음
  • 출판사 : 빨간소금
  • 발행연도 : 2023년
  • 페이지수 : 270p
  • 청구기호 : 326.31-ㅈ684ㅅ
  • ISBN : 9791191383317

서평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손지훈

 

어제는 지하철을 타고, 오늘은 버스를 탄다. 휴가에는 여행지로 고속열차나 비행기를 타고 떠난다. 아마 많은 이들이 이러한 생활을 하고 있을 것이다. 자가용을 가진 사람도 상황이나 목적지에 따라 곧잘 대중교통을 이용하니 대중교통과 일상의 밀접함은 모두가 익히 느끼는 바이다. 책의 내용은 우리에게 익숙한 대중교통이라는 주제 속 낯선 이야기를 꺼내 보여준다. 수도권에 지내는 이들이라면 알고 있을 '수도권 광역급행철도'(이하 GTX)를 주로 다룬다. 이를 통해 일반 시민이 교통 분야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말한다.

 

"지금 사람들은 환상에 젖어 있죠. GTX가 교통 문제를 해결하는 만능키라는. 하지만 그런 시원한 해결책은 안될 거예요. ···· 정말 중요한 문제는, GTX가 우리나라 전체의 지역 균형발전을 저해하는 큰 요소가 된다는 점이에요." -P99

 

책은 GTX 사업의 배경과 과정 그리고 사업 근거자료가 되는 데이터의 문제점을 다룬다. GTX는 사업 규모만 해도 총예산 20조 원에 달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청사진만 생각할 수는 없다. 때문에 사업에 관한 비판적인 사고는 필수적이어야 하지만 추진하려는 이해당사자들의 큰 목소리로 인해 금세 묻히고 만다고 한다. 아마도 가장 중요한 시민들의 관심도나 문제 제기가 적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또한 GTX 외에 용인경전철 등의 실패 사례를 들어 문제점을 설명한다. 우리나라 교통정책의 행정관료주의 문제점이나, 사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종합적인 접근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교통을 포함해 우리나라 SOC(Social Overhead Capital,사회간접자본) 건설사업은, 어떤 사람이 아이디어를 내면 철저한 검증을 거치기보다 이해당사자가 얼마나 되드냐에 따라서 결정돼버리는 상황이에요. ···· SOC 건설사업이 통합적인 밑그림에 따라서가 아니라 매우 기형적인 방식으로 추진된다고 봐요." -P84

 

대중교통 사업은 너무 당연시하게 이용되어 잊을 때가 많지만, 굉장히 대규모 시설이자 사업이다. 철도를 비롯한 교통망은 도시와 사회의 공간적 미래를 설계하는 중심축이라고 할 수 있다. 한번 건설되거나 마련된 철도나 교통망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책의 중후반부에 나오는 그래프나 함수가 어렵게 느껴지지만 본문 글을 읽어보면 일반인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다. 신선한 주제의 책을 통해 사회에 관한 지식의 폭을 넓히고, 새로운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좋은 교양서라고 생각된다.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알 권리'의 제도화라고 할 수 있는 '정보공개'에 관한 언급 부분도 인상적이다.

 

"수요 예측이 되었든 경제적 분석이 되었든, 사후에 재검증이 가능할 수 있도록 연구진이 활용하고 조정한 실제 데이터를 공개하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하셨습니다." -P267

 

저자는 교통학자 조중래와 공공교통네트워크라는 단체 관계자다. 책은 이들의 대화를 기록한 것이다. 이들은 처음에는 GTX 관련 세미나를 가졌고, 이후 단체에서 조중래 박사에게 '시민교통강좌' 강연을 의뢰했다. 하지만 조중래 박사의 암이 재발하면서 강연은 이루어질 수 없게 됐다. 이후 강연 내용을 구술형식으로 기록하자는 단체의 제안을 조중래 박사가 수락하면서 해당 내용이 책으로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조중래 박사는 22522일에 별세했고, 이들의 대담은 같은 해 4월 초까지 이루어졌다. 투병으로 매우 힘들었을 당시에도 끝까지 열의를 다한 조중래 박사의 의지가 대단하다 할 수 있다. 2256일 백상예술대상에서 조연상을 받은 배우이자 아들인 조현철의 수상소감 중에는 "마지막 시간 아름답게 잘 보냈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말이 있다. 이 책이야말로 조중래 박사가 자신이 걸어온 길의 끝에 끝에서 남긴 아름다운 의지이자 헌신이라 생각된다.

 

저자 소개 (저자: 조중래)

 

교통학자로 서울대에서 산업공학 전공했으며, 국내 첫 환경운동단체로 알려진 공해연구회를 동료들과 함께 만들었다. 미국에서 교통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국내로 돌아와 명지대 교수에 임용되었다. 더불어 서울시정개

발연구원 도시교통연구부장으로 일하면서 최초의 실증적인 교통량 조사인 서울시 교통조사 데이터베이스 구축방안 연구’(1995)를 진행했다. 이후 국가 수준의 교통데이터베이스 구축사업에서 가구통행실태 조사를 맡아 연구했다. 2012~2015년 서울메트로 사외 이사로 활동했으며, 지병인 암으로 2022년에 별세했다.

 

목차

 

프롤로그 교통정책에 시민의 자리는 있는가

 

첫째 날 어떤 교통학자의 자기-되기

둘째 날 거대한 교통계획은 어떻게 재난이 되는가

셋째 날 교통시설 투자 편익 분석 워크숍 (1)

넷째 날 교통시설 투자 편익 분석 워크숍 (2)

 

에필로그 시민의 교통을 위하여

 

[자료] 교통시설 투자 편익 산정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

[참고자료] 알아두면 좋은 교통 관련 웹사이트

[동료 시민에 대한 조사] 조중래 선생님을 떠나보내며

[단체 소개] 공공교통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