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께끼) 하얗게 핀 꽃. 눈에 띌 듯 눈에 띄지 아니하며, 중하지 않은 듯 중하다.
창이는 임금님의 음식을 만드는 일을 하는 ‘숙수’인 아버지의 직업을 이어받기 싫어합니다. 그래서 창이의 아버지는 창이에게 위의 수수께끼를 냅니다. 만약 임금님이 잔치에 오실 때까지 수수께끼를 푼다면 숙수를 이어받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죠. 과연 창이는 뜻대로 숙수를 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이 책의 배경은 조선 제 22대 왕 정조가 다스리던 시대입니다. 책을 읽다 보면 화성, 배다리, 사도세자, 정약용 등의 단어가 자주 등장하기 때문에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금방 알아챌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드라마나 미디어를 통해 자주 접했던 시대를 배경으로 쓰였지만 생소한 직업들이 많이 나와 흥미롭게 읽을 수 있습니다.
책에는 임금님의 음식을 만드는 숙수, 물을 긷는 수공, 물을 끓이는 탕수색, 술을 담그는 주색장, 두부를 만드는 포장 등 음식을 만드는 과정과 분야에 따라 여러 직업이 등장합니다. 놀랍게도 이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모두 남자인데요, 조선시대에는 남자와 여자의 차별이 심해 남자가 부엌에서 음식을 하면 놀리고 흉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창이는 숙수가 되는 걸 싫어하게 됩니다. 하지만 아버지와 다른 사람들이 음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정성을 들이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창이의 마음은 점점 바뀌게 됩니다.
창이가 내면적으로 성장하는 이야기 속에 음식을 만드는 과정, 수원 화성의 모습, 숙설소의 곳간, 강에 떠 있는 배다리, 조선시대 잔치 음식 등이 세세하고 선명하게 그림으로 그려져 있어 책을 더 생생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창이가 수수께끼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따라가면서 다른 사람의 판단이나 시선은 치워두고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김지현
글 : 김영주
가톨릭대학교에서 생물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대학에서 비교해부학을 가르쳤고, 지금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글을 씁니다. 『하얀 쥐 이야기』로 제17회 MBC 창작동화대상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뼈 없는 동물 이야기』, 『조광조와 나뭇잎 글씨』, 『Z 캠프』, 『거울 소녀』, 『30킬로미터』 등을 썼습니다.
1. 숙수는 싫어요
2. 아버지의 수수께끼
3. 화성으로 가는 길
4. 하얗게 핀 꽃을 찾아라
5. 수수께끼가 두 개
6. 쌀일까?
7.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8. 콩일까?
9. 또다시 틀리다
10. 두 번째 수수께끼를 풀다
11. 눈에 띌 듯 띄지 아니하며 중하지 않은 듯 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