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기
이전으로 돌아가기

광진정보도서관

광진구립도서관 모두 보기

주메뉴

개구리 스프
개구리 스프
  • 저자 : 아잔 브라흐마, 궈쥔 선사
  • 출판사 : 해냄
  • 발행연도 : 2020년
  • 페이지수 : p
  • 청구기호 : 220.1-ㅂ956ㄱ
  • ISBN :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김진휘

우리는 걱정으로 가득 차 있다. 구분하자면 과거의 잘못에 대한 걱정과 앞으로 맞닥뜨릴 상황에 대한 걱정이다. 삶에 다가오는 걱정은 어떻게 해도 막을 수 없기에 누구나 불행하다.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우리는 더 불행해지고 만다.

 

<개구리 스프>는 그런 걱정에 대한 책이다. 과거에 대한 걱정은 우리가 잊어야 할 역사일 뿐이다. 많은 종교인들이 말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는 표현을 자주 쓰지만, 이 책의 저자는 가정이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한다.(p. 111) ‘만약에라는 가정은 현실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할뿐더러 걱정만 늘리는 삶의 방해 요소다. 잊는 것만이 걱정으로부터 벗어날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걱정은 머리보다는 가슴이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옳다고 저자는 말한다. 보통 대부분의 걱정은 무언가를 결정하는 일에 초점을 맞추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그 뒤의 일이다. 결정의 올바름은 맺는 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떤 노력이 뒷받침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결혼을 예시로 들어보자. 길고 긴 고민 끝에 결혼을 결정했더라도 이어지는 결혼 생활을 개차반으로 한다면 아무리 심사숙고한 결혼이더라도 불행해질 것이다. 결정이란 순간이 아닌 지속이기에 우리는 제비뽑기 뽑듯 삶을 살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개구리 스프다. 끔찍한 식감과 맛을 선사하는 개구리 스프는 저자 아잔 브라흐마가 수행승 시절에 탁발 공양하여 먹었던 음식이다.(p.81) 하루에 한 번 먹는 식사를 그런 끔찍한 음식으로 먹는다면 승려가 되고자 했던 자신의 결정에 회의감이 들지는 않을까? 브라흐마는 맛에 대해 진솔히 표현하면서도 그런 삶이 만족스러웠다고 한다. 애써 지면을 할애해 설명하지 않아도 우리는 그가 결정에 대한 걱정을 떨쳐버렸음을 알 수 있다. 삶에서 마주치는 수많은 갈림길 중 내가 택한 길이 비록 거칠고 어두운 길이라 하더라도 두터운 신발과 조명을 준비하는 그의 모습은 본받을 만하다. 선택하지 않았던 다른 길은 어땠을까 아쉬워하는 대신 말이다. 돌아가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어떤 결정을 하던 그 책임을 고스란히 안고 다른 곳에 눈 돌리지 않는 우직함이 삶에 필요한 것이다.

 

자신이 걸어온 삶의 여러 단면을 통해 독자의 번뇌와 걱정을 해소하고자 하는 <개구리 스프>는 분명 좋은 책이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여타 다른 불교 서적과는 달리 이 책은 불교의 교리와 믿음, 그리고 진리의 우수성을 조금 과하게 설파하고 있다. 그저 홀로 빛나는 자찬이라면 또 모르겠으나 불교를 드높이기 위해 타인과 타 종교를 깎아내리는 듯한 구절이 있어 아쉬운 마음이 든다. 내가 아는 불교는 그렇게 하지 않아도 충분히 매력적이고 멋진 종교인데 오히려 그렇게 함으로써 반발심이 들었다. 아잔 브라흐마는 좀 더 차분하고 겸손하게 집필했어야 했다. 그 점을 제외하고는 삶의 교훈이 가득 담긴 <개구리 스프>는 자신의 삶에 대해 차분히 생각해보고 싶은 사람에게 어울리는 책이다. 마법처럼 우리를 일깨워주지는 않지만 고요한 떨림을 주는 책. 부디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조금이나마 걱정거리가 줄어들기를 바랄 뿐이다.

저자 소개 (저자: 아잔 브라흐마, 궈쥔 선사)

저자: 아잔 브라흐마

195187일 영국 런던의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장학생으로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이론물리학을 전공했으며 1960년대 말에 졸업 후 1년여 동안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러다 승려가 되기 위해 태국으로 건너가서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살아 있는 부처로 존경받던 아잔 차 스님 밑에서 수행을 하기 시작했다. 신참 수행승일 때 그는승려의 길에 관한 영문 안내서 편집을 맡았다. 이 안내서는 나중에 서구의 수많은 불교 입문자들에게 훌륭한 지침이 되었다. 태국에서 수행승으로 배움의 시기를 보낸 뒤 그는 불교를 가르치는 아잔 자가로를 돕기 위해 호주 퍼스에 있는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 불교협회 초청을 받아 그곳으로 갔다. 처음에는 퍼스 북쪽 교외에 자리한 오래된 집에서 아잔 자가로와 함께 생활했다. 그러다 1983년 말에 퍼스 남쪽 세르핀타인 지역 숲이 우거진 시골에 약 392,545의 땅을 매입했다. 그리고 그곳에 보디냐나 수도원(스승인 아잔 차 보디냐나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을 세웠다. 보디냐나 수도원은 남반구 최초의 불교사원이 되었다. 이곳은 또 오늘날 호주의 가장 큰 소승불교 수도회 본부다. 처음엔 그 지역에 아무것도 없었다. 절을 짓기 위해 퍼스에서 모금활동을 펼치던 몇몇 승려들만 있을 뿐이었다. 아잔 브라흐마는 건물 하나 없는 그곳에서 직접 벽돌 쌓는 일과 배관 및 미장일을 배워 지금까지 존재하는 수많은 건물을 세웠다. 1994, 절의 주지로 있던 아잔 자가로가 안식년을 맞아 호주를 떠났다. 그리고 1년 뒤 승복을 벗게 되자 아잔 브라흐마가 그 후임을 맡게 되었다. 처음에 그는 주지 직책을 완강히 거부했다. 그러다 결국 받아들였고 그 어느 때보다 열정적으로 일했다. 그의 명성은 점점 널리 퍼져나갔다. 흥미 있는 데다 희망을 주는 설법으로 그는 호주의 다른 지역과 동남아시아로부터 수차례 초청을 받았다. 2002년에는 프놈펜에서 개최된 국제 불교회의에 중요 인사로 참가했다. 그리고 20066월에는 퍼스에서 열린 불교회의를 이끌었다. 그는 바쁜 일정에도 쉬지 않고 일했다. 특히 암 환자들, 수감자들, 병들어 죽어가는 사람들을 위해 열정을 쏟았다. 보디냐나에 있는 승려들은 물론이고 여러 지역에 사는 수많은 사람들이 그에게서 명상하는 법을 배우고 싶어 했다. 현재 아잔 브라흐마는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 세르핀타인에 위치한 보디냐나 수도원장,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의 불교협회 지도자, 빅토리아 불교협회 고문, 싱가포르 불교연맹 후원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오스트레일리아 승가협회를 설립하기 위해 모든 불교 종파를 초월한 협력을 구하며 열심히 일하고 있다. 200410, 아잔 브라흐마는 그가 호주 사회에 보여준 비전과 리더십, 그리고 열정적인 가르침으로 커틴대학교로부터 존 커틴 상을 수상했다. 아잔 브라흐마는 그동안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성난 물소 놓아주기등 여러 권의 저서를 집필했다. 수백만의 조회수를 기록한 아잔 브라흐마의 법문 동영상은 인터넷에서 볼 수 있고, 디지털 음원이나 비디오 파일로 무료로 내려 받을 수 있다.

저자: 궈쥔

1974년 싱가포르에서 태어났다. 싱가포르의 마하보디사의 쑹녠 법사로부터 구족계를 받았으며 선불교에서 명성이 높은 성옌 스님의 가장 젊은 후계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캐나다 및 인도네시아 선불교를 이끄는 영적 지도자 중 한 사람이기도 하다. 궈쥔 선사는 1997년부터 명상을 통해 수련하고 있으며, 티베트 불교와 테라와다 불교는 물론 마하야나 불교의 다양한 면까지 연구하고 있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뉴욕의 파인부시에 있는 다르마 드럼 명상 센터의 원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마하보디사의 원장이다. 지은 책으로는 Essential Chan Buddhism, Chan Heart, Chan Mind등이 있다.

목차

1부 삶에 다가서기 : 아잔 브라흐마

1. 삶에 다가서기 | 2. 치료 아닌 돌봄 | 3. 바람과도 같은 바람 | 4. 가장 중요한 건 다정함 | 5. 아무것도 없다 | 6. 개구리 수프 | 7. 베푸는 기쁨 | 8. 하하야나 | 9. 과거에 가정은 없다

 

2부 비백의 아름다움 : 궈쥔 선사

10. 파멸의 원인 | 11. 비백의 아름다움 | 12. 헤헤야나 | 13. 특별할 것 없다 | 14. 흘러가는 대로 | 15. 마음 밭 갈기 | 16. 잔재의 냄새 | 17. 불확실성 받아들이기 | 18. 하늘 III | 19. 선의 일곱 가지 놀라움 | 20. 한 끼 식사 | 21. 그저 있는 그대로 | 22. 자극으로 성장하기 | 23. 여시아문 | 24. 사물의 속 들여다보기 | 25. 세상 깨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