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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베토벤을 선물합니다
당신에게 베토벤을 선물합니다
  • 저자 : 임현정 지음
  • 출판사 : 페이스메이커
  • 발행연도 : 2020년
  • 페이지수 : p
  • 청구기호 : 998.67-ㅂ792ㅇ
  • ISBN : 9791170430629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박 주 용

2007년 개봉한 영화 <카핑 베토벤(copying Beethoven)>을 알고 있는가? 실제 베토벤의 생애와는 다르게 변형된 이야기를 다루지만, 연주 장면을 재현하는 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중 가장 좋아하는 연주 장면은 교향곡 9번 합창을 연주할 때다. 15분 정도의 짧은 영상 속에서 두 번의 소름이 끼쳤다. 첫 번째 전율은 악기 소리만 들리다가, 인간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곡이 완성되는 장면에서 느꼈다. 두 번째는 관중이 열광하는 소리를, 베토벤이 물속에 빠진 것처럼 웅얼거리는 소리에 듣지 못하다가 연주자가 뒤를 돌아 쳐다보게 했을 때다. 온전하게 소리를 듣지 못했던 그는, 청각장애인인 채 쓴 곡으로 객석의 모든 관중에게 인정받고 안도한다.

 

이 책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임현정이 베토벤 스토커라는 별명에 걸맞게 베토벤이 그려왔던 길에 대한 모든 것을 다룬다. 그동안 베토벤을 위인전에서 숱하게 읽어왔을 터라, 고지식한 책이 아닐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의 관점은 다르다. 책의 곳곳에서 QR코드를 발견할 수 있는데, 이를 인식해보면 그녀가 직접 연주한 베토벤의 곡들이 나온다. 연주를 들으며 저자가 직접 그려낸 악장에 대한 설명을 읽다 보면, 어느새 다음 QR코드에 도달하게 된다. 그러나 곡은 끝나지 않아 책을 펼쳐둔 채 조금 머무르게 된다. 음악과 함께 책을 읽다 보면 실제 글만 읽는 것보다 배 이상이 걸리지만, 다행히 눈과 귀는 모두 만족스럽다. 저자가 말하는 바를 제대로 소화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게 그 이유다.

 

책은 거기서 안주하지 않는다. 저자는 베토벤을 통해 자신이 생각하는 올바른 가치와 음악에 관한 열정에 대해서도 열변을 토한다. 처음엔 베토벤의 생애를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삶의 태도를 가르치려 드는가 싶어서 불편했다. 하지만 책을 읽을수록 베토벤을 매개로 영리하게 활용했다는 생각이 든다. 자기 생각과 논조가 확고해 베토벤 가라사대가 아닌, 피아니스트 임현정답게베토벤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본인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래서 결국 그녀가 연주한 곡을 한 번 더 찾아 듣게 된다.

 

음악 역시 다를 바 없다. 음악조차 침묵에서 나와야 한다. (중략) 침묵은 자신의 마음이다. 그 마음 안에 불필요한 생각과 감정이 가득 차 있다면 이어질 음악이 온전하게 느껴질 리 없다.”(p.63-64)

 

클래식은 고지식하지 않다. 변하지 않는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도 이를 강조하고 싶어서인지 가장 앞부분에 클래식에 대한 대중들의 일반적인 생각을 소개하며 우려한다. 베토벤이라는 말이 주는 중압감과 옹골찬 표정을 한 베토벤의 모습으로 인해 책에 쉽사리 손대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조금은 색다른 위인전을 읽어보고 싶은 독자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저자 소개 (저자: 임현정)

세계가 주목하는 젊은 피아니스트. 12세에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콩피에뉴 음악원을 5개월 만에 수석으로 조기 졸업했다. 이후 파리 루앙 국립음악원에 진학해 3년 후 만 15세에 조기 졸업했다. 그다음 해 드뷔시와 라벨이 다녔던 세계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파리 국립고등음악원에 최연소로 입학해, 이 역시 3년 만에 최연소로 조기 졸업했다. 24세 때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전곡을 녹음해 최연소 기록을 세웠고, 뉴욕타임스〉 〈BBC 뮤직의 극찬을 받았다. 텔레그래프는 그녀의 앨범을 다음과 같이 평했다. “잃어버린 열정을 되찾아주고, 익숙해진 연인을 향한 불타는 욕망을 되찾아주며, 직접 20장을 구매해서 거리에서 마주치는 모르는 사람들에게 들어보라고 권해주고 싶기까지 한 앨범이다.” 2012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아이튠즈 클래식 차트 1위와 빌보드 클래식 종합 차트 1위를 기록했다. 로열 스코틀랜드 국립 오케스트라, 로열 리버풀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모스크바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 세계적인 단체들과 협연했다. 베토벤을 존경해 그가 쓴 편지 3천 페이지와 각종 연구 서적을 섭렵했고, 스스로를 베토벤 스토커라 자칭하며 사람들에게 베토벤의 매력, 더 나아가 클래식의 매력을 전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저서로는 침묵의 소리가 있다.

목차

 

프롤로그_당신에게 베토벤을 선물합니다

책을 더 생생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

미리 알아두면 좋은 서양음악사

 

1. 악성 베토벤, 모두를 하나로 만들다

왜 지금 베토벤인가

모두를 하나로 만드는 클래식의 위대함

음악의 힘으로 절망을 뛰어넘다

베토벤의 영성

안녕, 베토벤_불우한 유년기를 극복하다

 

2. 운명을 극복하고 음악의 틀을 깨다

운명과의 사투를 작품에 담아내다

상실의 불행도 막지 못한 투쟁

틀에 얽매이지 않은 베토벤의 예술성

음악가가 나아가야 할 길

안녕, 베토벤_이루지 못한 사랑

 

3. 고단한 거장의 길

고립된 영웅, 그리고 자기존중

왜곡된 베토벤의 템포

가난도 꺾지 못한 베토벤의 자존감

이상적인 여성성을 찾아서

안녕, 베토벤_베토벤의 제자들

 

4. 고통을 넘어 영원으로

청력을 잃고 마음의 소리를 얻다

자연에서 답을 구하다

신분의 한계 앞에서 당당하다

불멸의 악성, 행복을 찾다

안녕, 베토벤_불확실한 사인

 

부록_베토벤의 대표적인 작품 목록

부록_찾아보기

에필로그_찰나를 영원으로 만든 베토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