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사회학’의 선구자 앨리 러셀 혹실드,
새로운 우파의 기원을 추적하다
저자는 질문한다. “시대의 변화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지역의 자부심 강한 사람들이 깊은 상실감을 겪고, 그것을 ‘도둑맞은 것’이라는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하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왜 가난한 사람들이 트럼프에 열광할까. 오랫동안 민주당의 확고한 지지층이었던 블루칼라 백인 노동자들은 왜 공화당으로 돌아섰을까. 민주당 지지자가 많았던 켄터키주 파이크빌은 2016년과 2020년 대선에서 지역 주민의 80퍼센트 이상이 트럼프를 지지하면서, 대표적인 보수 지역으로 자리잡았다. 그들의 선택을 움직인 것은 이념이 아니라 감정이었다. 한때 광산 산업으로 “우리가 미국 전역에 불을 밝혔다!”라고 외치던 자부심은 힘없이 꺾였다. 여기에 모든 고난을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문화가 더해지면서, 주민들은 깊은 수치심에 사로잡히게 되었다. 트럼프를 비롯한 우파 정치인들은 이 수치심에 새로운 서사를 부여했다. “이 모든 것은 당신들의 잘못이 아니다. 민주당 지지자들, 이민자들, 무슬림, 소수자들이 당신들의 자부심을 빼앗아갔다.”
혹실드는 그들을 직접 만나 깊은 대화를 나누며, 단순한 통계나 선거 결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의 정치학’을 드러낸다.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이고, 그들이 느끼는 수치심과 분노, 회복의 갈망을 받아들이며, 혹실드는 미국 사회가 직면한 정치적 균열의 근원을 감정의 차원에서 조명한다. 그렇게 그는 분열의 언어 속에서도 남아 있는 인간적 이해의 가능성을 발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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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앨리 러셀 혹실드 (Arlie Russell Hochschild)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 사회학과 명예 교수. 평생 여성 노동과 사회 문제를 연구했고, 《도둑맞은 자부심》을 포함해 모두 10권의 책을 냈다. 그중 《감정 노동》, 《돈 잘 버는 여자 밥 잘 하는 남자》, 《시간의 구속 The Time Bind》, 《자기 땅의 이방인들》은 〈뉴욕타임스〉 올해의 책에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