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진구립도서관 사서 장리다

우리가 흔히 식물을 볼 때 주로 열매와 꽃에 관심을 두지, 나뭇잎을 따로 관찰하거나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저자는 나뭇잎은 스스로 자랄 수 있는 양분을 생산하는 조직으로 식물의 생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한다. 잎에는 식물의 중요한 특징이 들어 있는데 잎의 관찰에는 다른 어느 부분보다 세심한 태도가 필요하다고 한다.

『나뭇잎 수업』을 통해 나뭇잎에 관한 가장 흔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일견 수동적으로만 보였던 나뭇잎의 왕성한 생명 활동을 조명한 식물학 교양서이다. 식물학에 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예수의 면류관과 호랑가시나무는 어떤 연관이 있는지, 조광조의 기묘사화에 얽힌 잎의 정체는 무엇인지 등의 나뭇잎을 둘러싼 역사, 문화 등에 관한 이야기도 알 수 있다.

이 책에서 소개된 식물 중 수국에 대한 설명이 가장 흥미로웠다. 풍성해 보이는 수국 꽃잎은 전체적으로 꽃받침이 발달한 것이라고 한다. 수국의 꽃이 작아 다른 곤충의 눈에 들 수 없어서 꽃잎을 닮은 조직인 꽃받침을 꽃잎처럼 변화시킨 것이라고 한다. 또한, 꽃받침잎에 드러난 다양한 색깔은 시간이 흐르면서 변한다는 것도 수국꽃의 특징이다. 대개 수국이 뿌리 내린 땅의 성질에 따라 바뀌는데 이렇게 쉽게 변화하는 특징 때문에 수국의 꽃말은 ‘변심’이라고 한다.

이 책을 통해 식물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지식이 많았다. 저자는 기자 생활을 12년간 하다가 20년 넘게 나무를 찾아 떠나 나무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 저자의 식물에 대한 애정이 느낄 수 있다. 나뭇잎에 대한 새로운 매력을 느끼고 싶고, 생태 감수성을 높이고 싶은 이에게 권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인상 남는 구절을 소개하며 글을 마친다.

자연 상태에서 낙엽은 나무에게 꼭 필요한 존재입니다. 뿌리 곁에 소복이 쌓인 낙엽은 서서히 썩어갑니다. 잘 썩은 나뭇잎보다 좋은 거름은 없습니다. 죽어서도 다음 생명의 자양분이 되는 겁니다.

알고 보면 자연은 사람 못지않게 치밀한 계산으로 제 생명을 이어갑니다. 심지어 어느 하나도 허투루 낭비하는 게 없습니다. 세상의 모든 자연은 끊임없이 돌고 도는 순환의 고리로 이어진다는 걸 낙엽은 보여주는 겁니다.(p.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