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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 하루를 시작하는 너에게
무해한 하루를 시작하는 너에게
  • 저자 : 신지혜 지음
  • 출판사 : 보틀프레스
  • 발행연도 : 2020년
  • 페이지수 : p
  • 청구기호 : 539.9804-ㅅ926ㅁ
  • ISBN : 9791196616045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유 희 원

 

엄마, 물을 안 쓸 땐 잠가야 돼. 그래야 지구가 안 아프지.” “엄마, 아프리카에는 물이 조금밖에 없다는데 물을 이렇게 틀고 있으면 어떻게 해~” 아이 이를 닦는 걸 돕느라 물이 틀어져 있던 것을 깜빡하니 7살 아이의 잔소리가 기다렸다는 듯이 쏟아진다. 종종 설거지를 할 때도 물을 틀어둔 채 아무 데나 놓아둔 컵이나 그릇을 가져오는 순간을 포착하면 아이는 또 쫓아와 잔소리를 한다. 처음 아이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을 땐 충격에 곧장 반성하고 그러지 말아야지 다짐했지만 어느새 아이도 나도 나의 잘못된 습관에 무뎌졌다. 어린이집에서 배워서 아는 것, 어렸을 때부터 학교에서 혹은 누군가로부터 우리는 끊임없이 자연의 소중함을, 지구의 소중함을 배우지만 늘 그렇듯 소중한 것에 대해 소홀하고 무뎌지며 심하게는 함부로 하게 된다. 결국, 우리는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된 지금도 이렇게 환경을 지키자,를 실천보다는 또 한 번 책으로 배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분리수거 잘하기와 쓰레기 줄이기를 넘어 환경 감수성까지, 도시에 살고 있는 생활자를 위한 제로 웨이스트 실천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다. 누구보다 소비하는 일상을 지내던 저자는 잠시 일상을 멈추었던 것을 계기로 축소주의자가 되었다고 털어놓는다.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분리수거를 잘해서 재활용 비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지나친 육류 소비를 줄임으로 탄소 발자국 줄이기에 동참하고,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착한 화장품을 사용하는 것, 나아가 개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기업이 바뀌지 않으면 소용이 없으니 기업들의 변화에 힘을 실어줄 수 있도록 우리들이 좋은 선택을 하자고 제안하다. 소비가 곧 투표라며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짚어 조언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여러 번 마음이 쿵 하는 순간이 있었다. “(p.40) 나는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쓰레기 흔적을 남겼을까 세어지지 않는 숫자를 어림잡아 본다.” 이 한 줄을 통해 나의 지난 한주를 되짚어 생각해 본다. 나와 내 가족이 이 책의 제목과 달리 얼마나 지구에 해를 가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는지 쉽게 떠올릴 수가 있다. 매번 먹을 게 없다며 장을 보는데 냉장고는 200밀리 우유 한 팩 넣을 공간이 없어 반찬통을 이리저리 움직여 넣을 곳을 찾아야 하고, 싱크대 한쪽 구석에는 새로 꺼낸 지 얼만 되지 않은 음식물 쓰레기 봉지가 이미 가득 차 담겨있다. 우리 동네 쓰레기 배출 요일은 월, , 금 주 3회인데 덕분에 월요일 출근길 아침 현관 앞은 재활용 봉지와 일반 쓰레기 봉지가 두세 개쯤은 쌓여있다. 쓰레기를 집 밖에 내놓는 시간도 오후 6시 이후로 정해져 있다 보니 주말 동안 쌓인 쓰레기는 당연히 그것을 만들어낸 우리 가족의 몫이 된다. 더욱이 요즘은 외출보다는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져 그만큼 쓰레기의 양도 많아지는데 쌓이는 쓰레기를 지켜보면 평소 우리가 얼마나 많은 쓰레기를 만들며 사는지 실감할 수가 있다. 이렇게 무해하지 않은 무딘 일상을 살지만 이렇게 문득 에코-프렌들리 일상을 제안하는 사람과 책을 만나 나의 생활을 돌아보고 오늘부터라도 조금씩 실천을 반복하는 사이, 누구나 조금이나마 제로 웨이스트에 가까운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보기도 한다.

한때는 쇼핑만이 자신을 구원하리라 믿었던 저자 또한 제로 웨이스트를 실행하고 책까지 펴낸 지금도 시행착오를 반복하고 있다고 고백한다. 옳다고 믿으며 지켜온 일들이 사실은 그렇지 않을 때도 있었고, 여건상 지속하기 어려운 일도 있었다 말이다. 오늘 일회용 컵을 쓰지 않고 채식을 했다고 해서 무너져가는 생태계가 회복되지는 않겠지만, 작은 움직임이 선행해야 큰 변화도 온다고 이야기한다. 나 하나 실천해서 뭐가 달라지냐는 물음에 저자는 이렇게 답한다. 불완전해도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축소주의자, 여기서부터 시작하자라고. 다행히 이 책을 만난 우리들도 지금부터 환경 감수성을 키워보기를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저자 소개(신지혜)

요가를 수련하고 나누는 일과 더불어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건강한 문화를 만듭니다라는 모토로 친환경 라이프를 제안하는 웰니스 커뮤니티 나투라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운영합니다.

자연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잔디에 누워 땅의 온기를 수용하며 구름을 관찰하는 일, 신선한 채소와 과일의 촉감을 느끼고 맛보는 일을 좋아합니다. 사람과 자연의 연결성을 탐구하고, 사이좋게 공존하기 위한 지속적인 방법을 고민하고 실천해 나가고 있습니다.

 

♣ 목차

프롤로그

chapter 01. 친환경 라이프스타일 = 나를 돌보는 일

1. 어느 소비인간의 고백: 그때 자연과 친해진 건 순전히 나를 위한 일이었다

2. 여기서 시작, 축소주의자

3. 지속 가능한 24시간을 찾습니다

4. 우리는 어쩌다 신용카드를 먹고 있을까

5. 나의 친환경 칫솔 사용기

6. 흔적을 남기지 않는 삶

7. 에코라이프의 기본이 재사용인 이유

8. 일주일에 한 번 분리배출, 그거 하난 잘해왔는데

9. 매일 입는 옷 뒤에 숨겨진 이야기

10. 미세플라스틱 배출을 줄이는 세탁과 청소법

11. 코덕도 할 수 있다, 노케미족

12. 완벽함보다 중요한 것

 

chapter 02. 환경 감수성을 키우는 나날

13. 우리에겐 몇 년의 시간이 남았을까

14. 단 하나의 미션, 탄소 발자국 줄이기

15. 비건 포틀럭 파티에서 생긴 일

16. 비건 지향인이 된다는 것은

17. 지구와 인류에 바치는 건강 식단

18. 나에게 오기까지의 경로를 그려본다

 

chapter 03. 수많은 지향이 만드는 흐름

19. 소비는 곧 투표다

20. 제로 웨이스트를 향해 가는 7가지 방법

21. 우리가 모여 단단해지는 곳, 나투라 프로젝트

22. 여행지에서도 에코 프렌들리!

23. 많은 것이 회복됐다

24. 적정 온도에 머무는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