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진구립도서관 사서 유 희 원

혼술, 혼밥, 혼영, 혼맥.. 혼자 무언가를 하는 행위 자체가 문화가 되어 일컫는 요즘의 언어이다. 이러한 말이 생겨날 정도로 이제 혼자 무언가를 하는 일은 더 이상 어색하거나 남들의 시선을 의식할 만한 행동은 아니다. 오히려 코로나라는 시국으로 인한 거리두기로 인해 혼자 하는 모든 행위들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문화로 빠르게 변화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이러한 지금의 시점과 잘 어울리는 책, ‘혼자만의 시간을 탐닉하다’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를 권하는 것을 넘어 그것은 반드시 필요하며 누구나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설득하는 책이다. 나처럼 이미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원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혼자 있는 시간이 익숙하지 않고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 권할 수 있는 책이라 하겠다.

책에서는 자신과 관계 맺고자 하는 모두를 위한 이야기로 혼자라는 건 무리의 일부가 아닌 나 스스로 행동할 수 있는 자유를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심리학자 칼융은 혼자 있는 상태를 ‘초자연적 환경의 상태’라고 했다. 왜냐하면 육체적 고독이 내면의 혼자인 상태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육체가 홀로 있으면 정신도 홀로 남으며, 자기 스스로를 발견할 매우 귀중한 시간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우리 자신과 주변 환경과 물아일체가 된다. 우리는 스스로의 감정을 인정하고 처리할 수 있다. 내면의 목소리는 증폭된다. 내 머릿속의 생각만이 가장 진실하다. 우리의 상상력은 활발해진다.」

책을 읽으며 저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기도 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 나는 혼자만의 시간에 대한 열렬한 지지자인데도 말이다. 마음에 쏙 드는 제목과 표지에 이끌려 책을 골랐는데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많은 유익한 부분에 대한 끊임없는 저자의 주장이 다소 피곤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없지 않았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마치 자기계발을 과정의 일부로 여겨지기도 하는 점이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꼭 자기계발을 위한 수단으로서의 혼자만의 시간이 아닌 나를 위한 휴식, 나에게 집중하고 충실한 시간을 갖는 것만으로도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야 함에 대한 이유는 충분하지 않은가, 생각해 볼 수 있겠다.

나처럼 이미 혼자 있는 시간을 필요로 하고 즐기는 사람은 물론 혼자 있는 것에 두려움이 있는 사람에게도 한 번쯤 읽어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