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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아이
완벽한 아이
  • 저자 : 모드 쥘리앵 지음 ; 윤진 옮김
  • 출판사 : 복복서가
  • 발행연도 : 2020년
  • 페이지수 : p
  • 청구기호 : 334.3104-ㅈ828ㅇ
  • ISBN : 9791191114058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서주연

 

삶은 세상 그 무엇보다 강하다. 언제나 해결책이 있다. 기필코 그것을 찾아내리라. 나는 굳게 믿는다

 

15년 동안 철책으로 둘러쌓인 집에서 갇혀 지내며 교육이란 이름으로 자행된 부모의 학대와 폭력을 견디고 일어선 소녀 모드 쥘리앵’, <완벽한 아이>는 쉰여섯의 모드 쥘리앵이 집필한 그녀의 자전적 에세이며 어린시절에 대한 회고록이다.

 

부유한 아버지는 자신의 딸이 초인이 되기를 바란다. 어린 모드는 학교에 가지 못하고 아버지가 짠 극도로 강압적인 규칙과 교육 환경에 놓인다. 밖에 나가면 납치를 당할 거라는 세뇌에 가까운 암시에 노출되며 밖으로의 외출은 극한으로 제한된다. 어린아이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긴장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모드는 스스로 못났다 생각하며 자신을 학대하는 지경에 이른다. 하지만, 그녀는 사랑하는 동물들에게서 사랑을 배우고, 쉬는 시간 잠시 읽을 수 있는 책으로부터 감화받고 희망을 잃지 않으며 부모로부터의 자립과 탈출을 계획하고 이룬다.

 

책을 처음 읽으며 느낀 감정은 답답함과 분노, 우울이다. 소설 같은 이 피폐한 이야기가 실화라니 믿을 수 없었고, 계속 묘사되는 강박적인 교육의 모습에 내가 다 숨이 막혔다.

 

하지만 숨 막힘이 다는 아니었다. 그토록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혼자 힘으로 구원을 찾으며 무너지지 않았던 어린 소녀의 강한 심성이 감동적이고 책을 읽는 내내 모드가 언제 어떻게 탈출할지 지켜보며 응원하게 한 동력이 되었다.

 

특히나 인상 깊었던 부분을 소개한다.

그레고르와 당테스의 대비 장면이다. 모드는 책 읽기를 즐기는데 부모와 함께 있을 때의 자신은 소설 변신 주인공 그레고르라고 빗댄다. 스스로를 비참한 그레고르라고 생각하면서도 모드는 자신이 따라가야 할 모델이 몬테크리스토 백작당테스라고 생각한다.

 

p.137

어린애들이 웃고 떠들며 학교로 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동안, 나는 당테스에게 다가간다. 삶은 세상 그 무엇보다 강하다. 언네나 해결책이 있다. 기필고 그것을 찾아내리라. 나는 굳게 믿는다.’

 

모드는 밖에 나가지 못했지만 책에 몰입하는 재주가 있었고, 등장인물에게 공감하고 감화되며 삶의 의지를 다진다.

 

결말부, 이미 그녀가 탈출해서 훌륭한 사회의 일원이 되었고 책의 저자임을 알고 있는 독자로서는 탈출과정이 가장 궁금할 것이지만 그 방법은 왠지 아쉽다. 그러나, 이 책이 픽션이 아니고 실화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었을 것이다.

 

잡기에 쉬운 책은 아니다. 성폭력에 대한 묘사도 있어 일부 독자에게는 트리거 요소가 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 책은 부모가 가두지 못했던 강하고 맑은 어린 아이에 대한 이야기이다. 소설가 김영하가 북클럽에서 추천한 책이기도 하다. 꼭 어린아이가 아니더라도 사회에서 알게 모르게 가해지는 가스라이팅과 피지배 지배의 관계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영혼을 지키고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을까란 질문을 이끌어내는 책이기도 하다.

 

완벽한 아이 모드 쥘리앵의 이야기를 광진의 이용자에게 추천한다.

저자 소개 (저자: 모드 쥘리앵)

1957년 프랑스에서 태어났다. 부유한 아버지와 교육학을 전공한 어머니라는 이상적인 가정환경이었지만, 아버지의 잘못된 신념과 비뚤어진 세계관으로 인해 세 살이 되던 해에 철책으로 둘러싼 집에 감금, 열여덟 살에 그 집에서 나올 때까지 15년을 갇혀 지냈다.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강제된 정서적·육체적 학대는 친구로부터, 사회로부터, 이 세상으로부터 그녀를 고립시켰다. 그러나 자신이 발 디뎌보지 못한 세상을 포기하는 대신 끊임없이 갈망하며 삶에의 희망을 키워갔다. 어둠 속에 고립되었음에도 절망에 스러지지 않은 것은 함께한 동물들이 가르쳐준 순수한 사랑과 음악이 심어준 단단한 내면, 그리고 꿈을 꿀 수 있게 길을 밝혀준 문학작품들 덕분이었다.

세상 밖으로 나와 타인과 이야기하는 법부터 레스토랑에서 포크와 나이프 쓰는 법까지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모든 것을 새로 배워야 했지만 삶에의 강인한 의지가 다시 일으켜 세웠다. 평생 학대의 트라우마와 함께한 삶은 자신과 같은 환경에 처한 사람들의 손을 잡아줄 수 있는 일을 찾기로 하면서 또 한 번의 변화를 맞는다. 법대를 나와 법무사로 활동하다가 미국·캐나다 등지에서 정신의학과 심리치료학을 전공해 1995년부터 심리적 통제와 정서적 지배를 전문으로 하는 심리치료사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목차

 

추천의 말 1 | 내 영혼의 주인은 누구인가_김영하

프롤로그

린다

피투

린드버그

케네디

데콩브 선생님

우리, 궁수자리 태생들

수영장

그리네곶

지하실

아르튀르

도축꾼

나사송곳

일과표

구덩이

레몽

블랑숑

에마유 디아망

동굴

그레고르와 에드몽

주황색 책

1945년산 퀴베

지하에서

피라미드

호랑이 카펫

티레의 히람

라바이야크

벽돌담

회색 조끼

크리스털 공

페리소

메니 그레구아르

헝가리 랩소디

아스프로

니체

마틸드

송아지

열쇠

비행기구

우정

탈레스의정리

신전지기

넌 그리 생각하지

몰랭 선생님

마리노엘

들라타유 씨

산티나스 재즈밴드

에필로그

감사의 말

추천의 말 2 | 폭압적 남성성을 무너뜨린 작지만 강한 힘_정희진

추천의 말 3 | 스스로를 구해낸 어린 소녀의 용기_김소영

옮긴이의 말 | ‘아버지-괴물에 맞선 소녀의 작고 위대한 무기, ‘’_윤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