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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의 허리 가우디의 뼈
세종의 허리 가우디의 뼈
  • 저자 : 이지환 지음
  • 출판사 : 부키
  • 발행연도 : 2021년
  • 페이지수 : p
  • 청구기호 : 510.99-ㅇ893ㅅ
  • ISBN : 9788960518780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이 정

 

이 책의 부제는 탐정이 된 의사, 역사 속 천재들을 진찰하다이다. 저자는 현재 정형외과 의사이다. 그는 의학은 한 편의 추리라고 말한다. 의사는 통증이라는 사건을 안긴 가해자 질병을 탐정처럼 수색해 나가기 때문이다. 그는 세종대왕, 건축가 가우디, 소설가 도스토옙프스키, 작곡가 모차르트, 철학자 니체, 과학자 마리 퀴리, 화가 모네와 로트레크와 프리다 칼로, 가수 밥 말리 등 10명의 우리가 잘 아는 사람들을 환자로 선정하여 질병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세종대왕에 대해 현재 초등학생인 나의 자녀들은 한글을 발명하고 훌륭한 일들을 많이 했지만 먹고 앉아서 공부만 하고 운동을 하지 않아 뚱뚱해서 병이 많은 왕이라고 말한다. 내가 어릴 적에도 들었던 들이 30년이 지난 지금도 아이들에게 너무 당연한 것처럼 전달된다. 정말 세종대왕은 운동을 싫어하는 게으른 왕이었을까? 저자의 결론은 아니다이다.

 

조선왕조실록을 토대로 세종이 앓은 질병을 분석해 본 결과, 그의 병명은 강직성 척추염이다. 강직성 척추염의 병명을 풀이하면 척추에 염증이 생겨 허리뼈가 대나무처럼 뻣뻣이 굳는 병이란 뜻이다. 강직성 척추염은 허리가 주 원인이지만 다른 관절과 장기에도 영향을 준다. 가장 흔한 합병증은 포도막염이다. 이는 안구질환으로 고통받았던 세종의 증상과 일치한다. 세종은 말을 타고 싶고, 부모와 사냥을 나가고 자녀들과 함께 격구를 즐기는 상상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끝없는 통증은 그를 주저앉혔다. 그래서 더욱 공부에 매진했는지도 모른다. 세종이 게을러서 운동을 싫어했다는 항간의 주홍 글씨를 이제 지워드리기로 하자.(p.33)

 

그 외에도 니체가 평생 달고 살았던 두통과 정신이상의 행동은 뇌종양의 증상이고, 도스토예프스키가 앓고 있었던 병은 간질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모차르트를 죽음으로 내몬 병의 정체와 난쟁이로 내어나 평생 수모를 겪고 살았던 로트레크의 병명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이미 역사 속의 인물들이라 문진하고 검사를 해 볼 수는 없기에 질병을 단언할 수는 없다. 그래서 저자는 보다 타당한 근거와 논리로 진단하기 위해 당시 시대상과 의학 수준, 발병 과정, 외관상 병증을 파악할 수 있는 각종 역사 문헌과 기록, 사진 자료와 초상화, 국내외 의학 논문을 참고했고, 전문가의 입장에서 꼼꼼히 분석하고 파헤친다. 병에 대한 쉬운 설명과 첨부된 사진 및 그림으로 이해하는 데 어려움없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그들에 대한 무수한 소문과 오해를 풀어보자.

 

저자 소개 (저자: 이지환)

1988년에 태어났다. 건국대학교병원 전공의 과정을 수료하고 국군강릉병원 정형외과 과장으로 복무한 후 현재 건국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전문의로 근무하고 있다. 어려서부터 호기심이 많았는데 다른 분야보다 상상의 여지가 풍부한 문학과 역사를 특히 좋아했다. 눈에 보이는 현상 속에서 자그마한 단서를 찾아내고 그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를 그리는 일에 큰 매력을 느낀다.

국내외 유수 학술지에 여러 편의 의학 논문을 발표했다. 그중에서 딥러닝 알고리즘을 이용한 골절 진단법과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세종대왕의 증세를 통해 강직성 척추염을 추측하는 등의 내용이 큰 호응을 얻었다. 의학이 일반인에게 보다 더 유용하고 친근해지도록 다양한 학문과 접목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또 의학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새로운 시각을 대중과 공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 책은 이러한 노력의 결과물 중 하나다.

 

목차

들어가는 말_ 책의 피부를 가르며: 모든 의사는 홈스의 후배다

 

CHAPTER 1_ 세종의 허리: 조선 최고의 리더가 운동을 싫어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CHAPTER 2_ 가우디의 뼈: 천상의 건축가는 왜 하필 해골 집을 지었을까?

CHAPTER 3_ 도스토옙스키의 발작: 세계적인 대문호가 도박꾼이 된 사연

CHAPTER 4_ 모차르트의 부종: 음악 신동의 사인은 질투인가 돼지고기인가?

CHAPTER 5_ 로트레크의 키: 물랭 루주의 천재 화가는 왜 난쟁이로 태어났을까?

CHAPTER 6_ 니체의 두통: 실존 철학의 선구자는 어쩌다 정신 병원에 입원했을까?

CHAPTER 7_ 모네의 눈: 인상파의 거장이 추상화처럼 그릴 수밖에 없었던 까닭은?

CHAPTER 8_ 프리다의 다리: 자화상의 대가는 왜 자기 자신을 붉은 과일로 그렸을까?

CHAPTER 9_ 퀴리의 피: 노벨상 2회 수상 과학자가 정말 방사능의 위험을 몰랐을까?

CHAPTER 10_ 말리의 피부: 희망을 노래한 레게의 대부는 왜 암을 방치했을까?

 

나가는 말_ 책의 피부를 봉합하며: 의사는 손톱을 기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