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 평

초등학교 다닐 때의 일입니다. 수업이 끝나고 학교 앞 문구점에 가서 늘 500원 짜리 동전을 넣고 돌리는 순간이 항상 신났습니다. '꽝 없는 뽑기 기계'의 주인공 희수는 상처가 많은 친구입니다. 학교가 끝나면 치과도 가야 하고, 미술 치료 수업도 가야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학교 앞 문구점에서 신나는 걸 발견하게 됩니다. 500원 동전을 넣고 돌리면 상품이 나오는 뽑기 기계인데, 꽝이 없었지요. 신기하다고 생각한 희수는 자주 그곳을 찾아가서 상품으로 낡은 칫솔 2개를 받아오게 됩니다.

희수는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그리고 언니와 함께 살고 있지요. 우연히 방바닥을 청소하면서 그리운 엄마, 아빠의 체취를 떠올리게 됩니다. 그래도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와 함께 사는 것도 행운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희수는 방과 후 꽝없는 뽑기 기계로 향하면서 조금씩 명랑한 일상을 되찾게 됩니다. '꽝 없는 뽑기 기계'에서 한번 맘 속으로 500원을 외치고 마음에 드는 한 구절 발견할 수 있길 바라며 뭔가 일상에서 답답하고 어려움을 느끼는 친구들에게 이 책을 추천 드립니다.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최은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