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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페의 음악
상페의 음악
  • 저자 : 장자크 상페 지음 ; 양영란 옮김
  • 출판사 : 미메시스
  • 발행연도 : 2020년
  • 페이지수 : p
  • 청구기호 : 670.4-ㅅ194ㅅ=2
  • ISBN : 9791155352373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최혜미

 

작가들은 사랑을 하기 위해 태어난 걸까?

(알코올과 작가들그렉 클라크, 몬티 보챔프 지음/을유문화사), 정원(작가들의 정원재키 베넷 지음/샘터사), 미술(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줄리언 반스/다산책방), 반려동물(나 개 있음에 감사하오아침달 댕댕이 시집/그대 고양이는 다정할게요아침달 냥냥이 시집), 쇼팽(쇼팽을 기다리는 사람박시하/알마), 스웨터(아무튼, 스웨터김현/제철소), 낱말(반짝이는 밤의 낱말들유희경/아침달)에 이르기까지.* 어떤 것을 사랑하고, 그 사랑을 자신을 언어로써 세상에 내보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 우리는 그들의 그 마음에, 그 마음이 담긴 작품에 매료되곤 한다.

그리고 여기 장 자크 상페가 있다.

우리에게는 그의 이름보다 그의 작품 이름이 더욱 익숙할 것이다. <꼬마 니콜라>, <좀머 씨 이야기>.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 이 책들의 삽화가로 프랑스 데생의 일인자로 꼽히는 전 세계적 그림작가. ‘가느다란 선과 담담한 채색으로 인간 내면의 고독함을 표현하며, 때로 유머러스한 드로잉으로 일상을 유쾌하게 펼쳐 보이는장 자크 상페는 국내에서도 특별전이 열릴 만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근간인 <상페의 음악>은 이전의 책들과는 조금 다르다. 제목에서처럼 그의 음악에 관한 사랑을 엿볼 수 있는 이 책은 상페의 에세이 시리즈 중 하나. 삽화가인 그답게 그의 에세이는 글과 그림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글은 저널리스트 마르크 르카르팡티에와 함께 <음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을 엮었고, 중간중간에 들어간 삽화들은 이야기에 도움을 주기도 하고, 부가 설명을 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때로, 열마디 말보다 한 장의 그림이 모든 것을 이야기해주는 것처럼)

 

글과 그림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사람, 장 자크 상페. 그는 이 책에서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걸까? 이러한 궁금증으로 책을 대해보자. 앞서 선례가 되는 몇 권의 책이 떠오른다. 소설에서의 음악성, 음악과 소설이 지대한 영향을 받으며 흐르는 무라카미 하루키’. 그의 저서 의미가 없다면 스윙은 없다오자와 세이지씨와 음악을 이야기하다에서 보여줬던 재즈와 클래식에 관한 애정과 관심. 그리고 프랑수아 누델만의 건반 위의 철학자에서 볼 수 있는 사르트르, 니체, 바르트의 피아노와 음악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들을 말이다.

그렇다면, ‘늘 뮤지션이 되기를 꿈꿨다는 상페의 말은 이제 친근하게 들려온다.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이 달랐구나(순전히 개인적인 의견이다)! 그리고 책을 시작하면, 우리는 좋아하는 것을 상대에게 말해주고 싶어 어쩔 줄 몰라 하는, 다정한 열의를 가진 소년, 그 마음을 품고 살아가는 달뜬 에너지를 가진 한 사람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라벨과 드뷔시가 지닌 음악성을 찬양하고, 듀크 엘링턴을 숭배하며, 미셸 르그랑의 음악을 애정하는 한 사람. 문장 너머에서 이미 마음이 넘쳐흐르는 사람. 넘쳐흐르는 마음이 선을 이루고, 형태를 만들어 그림이 되는 사람.

 

책을 읽다 보면, 장 자크 상페라는 삽화가의 삶에 있어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음악에 대해서도 알게 된다. 그러니까, 다시 말해 두 가지를 알게 되는 것이다. ‘상페가 사랑하는 음악그리고 음악을 사랑한 상페’. 이것은 상페에 관심을 가지는 이도, 음악에 관심을 가지는 이도 즐겁게 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물론, 이 둘 다에 관심이 없어도 충분히 즐거울 수 있다. 상페는 위트있는 사람이니까)

덧붙여, 한가지 팁은 유튜브에서 상페의 음악을 검색하면,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플레이 리스트가 나온다. 책에 나오는 혹은 배경이 되곤 하는 음악을 검색하여 들으면서 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음악 또한 책의 장치이므로, 글과 함께 작용해야 제대로 감각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 곡씩 찾아야 하는 수고스러움을 덜어주어 고맙다.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읽고 난 후 여흥을 즐기기 위해서 이 플레이 리스트를 틀어 놓는다면 책을 기억하는 조금은 특별한 순간이 될 것이다.

 

음악에 관련한 에세이 중 이렇게 근사한 그림과 함께 그리고 어렵지 않은 선에서 쉽게 읽힐 수 있는 책은 드물 것이다. 다가오는 봄밤 그리고 초여름의 밤. 길어진 빛의 길이에 따라 느리게 물들어가는 저녁의 시간. 살랑이는 바람과 선선한 공기와 더불어, 이 책 <상페의 음악> 그리고 그가 애정하고 자랑하는 음악들을 함께 들으며 아름다운 시간을 보내보는 건 어떨까.

 

 

덧붙여보는 5월의 추천곡. <상페의 음악> 플레이 리스트에 있는 빌 에반스 <Watlz for Debby(Take2)>와 개인적인 추천곡 이진욱 <5월에 걷다> (오월의 밤이 주는 환상적인 순간 속으로 데려가 줄 음악들)

 

 

* 괄호 안은 해당 단어를 주제로 작가들이 쓴 책. 작가들이 애정하는 대상을 주제로 쓴 책들은 재밌고 좋은 것들이 많은 편.

저자 소개 (저자: 장자크 상페)

첫 번째 작품집이 나왔을 때 이미 프랑스에서 데생의 일인자로 꼽힌 전 세계적 그림 작가. 장자크 상페는 가느다란 선과 담담한 채색으로 인간 내면의 고독함을 표현하며, 때로는 유머러스한 드로잉으로 일상을 유쾌하게 펼쳐 보인다. 1932년 프랑스 보르도에서 태어난 상페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소년 시절 악단 연주자를 꿈꾸면서부터다. 자신이 존경하는 재즈 뮤지션들을 한 장 한 장 그리며 음악뿐 아니라 그림에 대한 열정도 함께 키워 낸 것이다. 1960년 유머 작가 르네 고시니와 함께 꼬마 니콜라를 만들었고, 이 작품이 대성공을 거두며 삽화가로서의 명성을 얻었다. 1991년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좀머 씨 이야기의 삽화를 그렸으며, 같은 해에 발표한 속 깊은 이성 친구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는 영화나 희곡을 단 한 편의 데생으로 요약할 수 있는 그의 능력을 여실히 드러낸 명작들이다. 1991년 상페가 30년간 그려 온 데생과 수채화가 파피용 데 자르에서 전시되었을 때, 현대 사회에 대해 사회학 논문 1천 편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해 준다는 평을 받았다. 프랑스 그래픽 미술 대상을 수상한 바 있는 상페의 작품집으로는 어설픈 경쟁, 파리 스케치, 뉴욕 스케치, 얼굴 빨개지는 아이, 각별한 마음, 인생은 단순한 균형의 문제, 프랑스 스케치등이 있다. 지금까지 30여 권이 넘는 작품집을 발표했으며 이 책들은 세계 여러 나라 말로 번역 출간되었다. 2017년 발표한 상페의 음악뉴욕의 상페상페의 어린 시절에서 함께 대담을 나눈 저널리스트 마르크 르카르팡티에와 음악에 대해 인터뷰한 것을 엮은 책이다.



 

목차

서문_마르크 르카르팡티에 7p

 

인터뷰_스윙이 없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죠.13p

 

감사의 말 227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