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진구립도서관 사서 김태진

어린아이가 옹알이로 시작해서 온전한 한마디를 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이란 여간 신비로운 게 아니다. 마 마, mama라는 단어 하나에 세상의 얼마나 많은 엄마, 아빠들이 진심으로 감동의 눈물을 흘렸을까. 말을 한다는 행위 자체가 이렇게 사람들에게 커다란 마음의 울림을 주기도 한다.

재밌는 것은 아이들이 처음으로 mama, dada 등의 소리를 내는 것이 실제로는 엄마나 아빠를 부르는 것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작은 입과 아직 발달되지 않은 몸으로 소리를 내려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소리일 뿐이다. 실제 단어와 비슷하게 들렸다해도 그것은 우연의 일치일 뿐이다.

말을 하기 위한 아이들의 노력은 계속된다. 표면적으로는 의미 없는 소리의 연속일 수 있지만 사실 아이들은 말을 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엄마, 아빠가 말하는 모습을 보고 그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아이는 계속해서 언어를 학습하고 있는 것이다.

마침내 아이들은 한두 마디 말을 하는 것으로 시작해 언어적 성장을 이루어낸다. 단어량의 폭발적인 증가와 더불어 맞춤법이나 문법 등을 익히면서 아이들의 언어수준은 크게 향상된다. 물론 더 배워나가야 할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비로소 아이들은 언어를 통해 타인과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인간은 태어나고 성장하면서 저마다 언어의 역사를 만들어간다. 언어 또한 어쩌면 이와 같아서 말의 기원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세계의 각 지역에서 수많은 말이 생겨나고 없어지고 때로는 변형되기도 하면서 역사를 만들어왔다. 먼 옛날의 상형문자로부터 현재 인터넷의 통신언어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말과 글의 역사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언어의 역사> 는 그야말로 언어 그 자체에 대한 책이다.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언어학자 데이비드 크리스털의 친절하고 재미있는 설명과 함께 언어의 기원과 변천과정을 함께 따라가다 보면 이 책을 읽는 여러분도 언어학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