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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방콕
  • 저자 : 김기창 지음
  • 출판사 : 민음사
  • 발행연도 : 2019년
  • 페이지수 : 344p
  • 청구기호 : 813.7-ㄱ682ㅂ
  • ISBN : 9788937473241

서평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박 주 용
 

사람 사이의 관계는 맺고 끊음이 쉽지 않다. 하루에도 대인 관계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쓴 수십, 수백 건의 글이 인터넷에 올라오며, 우리는 그것에 공감하기도, 때론 따끔한 충고를 건네기도 한다. 선택에 의한 관계 정립이 불가능하므로, 때로는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절대 엮일 것 같지 않은 사람들이 악연으로 묶이기도 한다. 서로의 가치관과 생각하는 지점이 맞물리지 않아 관계는 파기되지만, 험담과 법정 싸움까지도 서슴없이 행하며, 한쪽의 잘못된 대처로 좋았던 관계가 어그러져 영영 보지 못할 수 있다. <방콕>에서는 윤 사장의 작업장에서 일하던 외국인 노동자 훙의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로, 적절한 대처와 충분한 공감이 이루어지지 않아 결국 윤 사장의 가족 등을 포함한 8명의 인생이 파국으로 치닫는다.

 

이 책은 고독사 문제를 다뤘던 작품 <모나코>를 집필한 김기창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이 책에는 세 명의 남성과 다섯 명의 여성이 등장한다. 사람 간의 계급은 없다지만, 그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층위에서 살아가고 있다. 누군가는 동생을 위해 일하지만, 동생의 생사조차 모르며 한국에서 외국인 노동자로 숨어 산다. 반면 누군가는 자신의 생사는 어떻게 되어도 좋으니 고통받는 동물들을 위해 위험한 곳까지 가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이런 그들의 공통점은 없어 보이지만, 훙의 사고가 일어나고 그의 고통에 공감해주지 못한 윤 사장에 의해 작은 생채기는 커다란 상처가 되어 그들의 관계를 뒤흔든다.

 

내가 너에게 한 짓이 아니라, 너희가 내게 한 짓을 기억해. (p.320)

 

많은 사람이 이 문장을 기억에 남는 한 마디로 꼽았지만, 이보다 더 강렬하게 다가오는 문장이 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잔인한 일은 누군가의 고통에 눈감는 일이라고 생각해. (p.53)

 

그날의 사고와 아무런 연관이 없어 보였지만, 그들은 피해자의 마음속 작은 균열을 알아채지 못했다. 고통에 몸부림치던 피해자는 가해자로 돌변하여 또 다른 피해자를 낳았고, 결국 그들 중 온전히 관계를 지켜낸 사람은 없었다. 밑 빠진 독은 그 원인을 알기에 쉽게 수선할 수 있지만, 관계의 어긋남은 쉽게 봉합될 수 없음이 핵심이다. 사건의 가해자는 절대 행복할 수 없다. 그 죄를 피해자에게 온전히 사할 때까지 말이다.

저자 소개 (저자: 김기창)
  • 마산 출신. 한양대 사회학과 졸업
  • 모나코,방콕
  • 38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
 

목차

 

1

2

3

4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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