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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에게 루이스가
메리에게 루이스가
  • 저자 : C. S. 루이스 지음 ; 이종태 옮김
  • 출판사 : 비아토르
  • 발행연도 : 2021년
  • 페이지수 : p
  • 청구기호 : 230.4-ㄹ764ㅁ
  • ISBN : 9791191851014

광진구립도서관 사서 최혜미

 

 

우리에게 C.S.루이스라는 이름보다 나니아 연대기의 저자로 유명한 작가.

책은 그 루이스로부터 시작한다.

 

친애하는 셸번 부인께,

따뜻한 격려의 편지 감사합니다. 부인께서 제 책들에 대해 하시는 그런 말씀들을 듣고도 우쭐해지지 않으려면

저는 천사처럼 겸손한 사람이거나 악마처럼 교만한 사람이어야 할 것입니다.

(부인께서 읽으시면 좋을 만한 제 책들은 이미 다 갖고 계신 것 같습니다.) - 26/10/50 편지

 

1950년에 시작된 첫 편지의 수취인인 친애하는 셸번 부인, 루이스의 편지가 끝나는 1963년에는 친애하는 메리로 명명하고 있다. 이것이 대상의 변화가 아니라, 마음의 변화라는 것을 우리는 책의 소개를 통해 알 수 있다. ‘1950년부터 루이스가 사망한 1963년까지,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미국의 메리라는 여성에게 보낸 130여 통의 편지 모음집‘.

 

친애하는 메리에게

(저도 답례로, 제 친구들은 모두 저를 잭이라고 부른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 March 31st 54 편지

 

13년간 이어진 130여 통의 편지. 우리는 살아가면서 몇 통의 편지를 쓰고, 또 받을까. 책은 편지 전문을 번역하여 시간 순으로 배치해 놓았기 때문에 우리는 책(편지)을 읽는 것만으로도 루이스와 메리가 보낸 편지 너머의, 활자 너머의 시간을 함께 읽어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그것이 편지가 주는 여러 가지 재미중의 하나. 읽는 순간 우리는 편지의 수취인이 될 수도, 편지를 써 내려간 작성자가 되어볼 수 도 있다. 마치, 머릿속으로 생면부지의 루이스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환상처럼 말이다.

 

친애하는 셸번 부인께

(중략)부인과 저처럼 지금도 동화책 읽기를 즐기는 사람은 어린아이 시절로 되돌아가고 싶어 할 이유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우리는 지금도 그 시절의 여러 즐거움들을 누리고 있는데다가 성인으로서의 즐거움들도

더불어 누리고 있기 때문이지요. - June 22d 53 편지

 

20세기 영국 문학의 대표 작가이자 영문학자이며, 20세기 최고의 기독교 변증학자인 C.S.루이스.

그의 편지들은 그의 저작들처럼 문학적이지 않다. 자신의 사진을 요청하는 이에게 그 볼품없는 것이라고 말하며, 다음 번 편지에 여권 사진을 동봉한다던가. 동화책 읽기를 즐기는 이들에 대한 찬사를 이야기한다던가. 부화절 기간에 쏟아진 편지(어른은 물론, 책을 감명 깊게 읽은 어린이 독자들에게서도 많은 편지를 받아, 교수님은 거의 매일 아침 한 시간 이상을 편지를 읽고 답장하는 데 보냈다고 함)로 인해 화창하게 보내야 할 시기가 도리어 제게는 음울한 때가 되려고 한답니다.’라고 말하며, 가능한 편지는 명절을 피해달라는 말을 건네는 그의 모습들을 보면 말이다. ‘루이스의 세계들어가는 가장 인간적이고 사적인 입문서라는 말에 걸맞게, 우리는 한통 한통의 편지를 읽으며 C.S.루이스라는 사람을 알아감과 더불어 그의 편지에 스며들게 된다.

 

기독 변증가인 그답게, 편지 속 루이스는 신앙인으로써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그것이 이 책이 200번대 종교 주제에 배치되어 있는 이유) 그렇지만 한 사람의 삶이 하나의 모습으로 이뤄지지 않듯, 그의 일상 또한 다채로운 모습으로 채워져 있다. 시인이자, 작가, 영문학자, 교수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아내인 조이)의 반려이자 서신을 통해 교류하는 벗의 모습으로. 이 과정에서 우리는 그의 일상적인 모습에 공감하면서도, 어떠한 현상에 대한 시선과 문장들로부터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친애하는 메리에게

(중략)자신을 땅속에서 인내하며 기다리고 있는 씨앗 말이에요.

정원사가 정한 때에 꽃으로 피어나기를, 진짜 세상 속으로 올라가기를, 진짜 깨어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씨앗 말이에요. - Frid. 28 June 63 편지

 

루이스의 편지를 다 읽고 나면, 책의 말미에 나오는 <발행인의 말>에서 흥미로운 사실들을 알 수 있다. 1967년 영어판 출간 당시 편지 수신자의 요청에 따라 메리라는 이름으로 공개 된 루이스의 편지 속 메리는 메리 윌리스 셸번 이라는 미국의 시인이자 비평가라는 것.(편지에서 종종 시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루이스에게 있어 편지 쓰기는 육신이 지독히 싫어했던 일이었지만 하나의 섬김이자 돌봄이며 목회로써 성실히,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그 순간에도 펜대를 놓지 않았던 이유였다는 것. 더불어 이 책에 메리의 편지가 왜 수록되어 있지 않았는지(읽는 내내 메리의 편지를 기대한 사람으로서) 등이 적혀 있다.

 

이미 이 세상을 떠나서 개인적으로는 알 수 없는 루이스를 이렇게 내밀하게 알게 되는 것은 정말 흥미로운 일이라는 발행인의 말처럼, 시대의 지식인이 지닌 면면을 한 권의 편지 책을 통해 알아보는 것은 어떨까? ‘Your sincerely C. S. Lewis’에서 ‘Yours Jack’으로 바뀌는 그 순간을 말이다.

저자 소개 (저자: C. S. 루이스)

1898년 아일랜드 벨파스트 출생. 1925년부터 1954년까지 옥스퍼드의 모들린 칼리지에서 강의하다가, 1954년 케임브리지의 모들린 칼리지 교수로 부임하여 중세 및 르네상스 문학을 가르쳤다.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신앙을 버리고 완고한 무신론자가 되었던 루이스는 1929년 회심한 후, 치밀하고도 논리적인 변증과 명료하고 문학적인 문체로 뛰어난 저작들을 남겼다. 1963년 작고.

홍성사가 역간한 루이스의 저작으로는 스크루테이프의 편지, 순전한 기독교, 고통의 문제, 예기치 못한 기쁨, 천국과 지옥의 이혼, 헤아려 본 슬픔, 시편 사색, 네 가지 사랑, 인간 폐지, 우리가 얼굴을 찾을 때까지, 개인 기도, 기적, 영광의 무게, 루이스가 메리에게, 피고석의 하나님, 루이스가 나니아의 아이들에게, 기독교적 숙고, 당신의 벗, 루이스, 순례자의 귀향, 세상의 마지막 밤, 실낙원 서문, 오독, 이야기에 관하여, 현안, 침묵의 행성 밖에서, 페렐란드라, 그 가공할 힘이 있다.